2021년 신축년, 흰 소의 상서로운 해 맞아... 근면과 여유, 자기희생 상징
황광현 탐방스케치●국립민속박물관 '우리 곁에 있소’ 신축년 특별전2021년 신축년, 흰 소의 상서로운 해 맞아... 근면과 여유, 자기희생 상징
2021년 신축년, 흰 소의 상서로운 해 맞아... 근면과 여유, 자기희생 상징
소는 온순한 동물로 주인에게 충직하고 성실하다. 큰 몸짓과 느린 걸음에 힘든 일도 묵묵히 해내는 듬직한 가축으로 근면과 여유와 자기희생 등이 상징된다. 이와 같은 생태적 특징으로 우리 민속에서 소는 십이지신(十二支神) 중에 두 번째 위치이다. 흰 소는 상서로운 기운이 더해져 행운을 안겨 준다는 믿음이 있다.
경복궁 경내 국립민속박물관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의 흰 소(白牛) 해를 맞이하여 우리의 생활 가까이에서 함께 한 소의 상징과 구실을 조명하는 ‘우리 곁에 있소’ 특별전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021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이는 우리 곁에 늘 자리하는 소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알리는 자리이다.
전통 농경사회에서 소는 인간과 한집에 머물며 식구처럼 친근했으며,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축이다. 오늘날 소는 쇠고기와 우유, 가죽 같은 일상 용품의 주요 재료로 넓게 활용되고 있다. 목동이 소를 타고 가는 화폭은 세속을 벗어난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문학작품에서는 소가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불화(佛畵)에 등장하는 소는 끊임없이 구도(求道)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참된 본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풍수지리에서 소가 편안하게 누운 모양(臥牛形)이나 뱃속 모양(牛臟形)과 같은 땅은 복을 주는 명당(名堂)으로 여긴다.
우리 주변에서 소의 성품과 관련된 속담을 들어본다.
* 소귀에 경 읽기: 무슨 말을 하여도 도무지 알아듣지 못한다. * 쇠코를 재 코라고 하기: 뻔히 틀린 것을 알면서도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 소 뒷걸음치다가 쥐잡기: 우연하게 일이 잘 되는 경우이다. * 쇠뿔도 단김에 빼라: 무슨 일을 하려고 했으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실행하라. *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비기: 의지할 데가 있어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다.
단종실록 권7(단종 1년 9월 25일)에 ‘무릇 한 마을 안에 농우(農牛)를 가진 자가 한두 집에 지나지 아니하니, (중략) 만약 한 마리의 소를 잃으면 (중략) 모두 농사짓는 때를 맞추지 못하리라. 한 마리의 소가 있고 없는 것으로써 한 마을의 빈부(貧富)에 관련되니 소의 쓰임이 진실로 크다’ 夫一里之內有農牛者不過一二家 (중략) 以一家之牛資一里之耕者過牛焉。若失一牛 (중략) 是一里之人俱不得時其耕耨也。以一牛之存亡係一里之貧富則牛之用固大矣。
이렇듯 소는 농경사회에서 농가의 큰 밑천이었다. 논밭을 가는 힘든 일을 하는데 꼭 필요한 노동력이자 운송 수단이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2009년 정읍과 대전에서 백우의 암소 2마리와 수소 1마리를 찾았다. 이후 인공수정과 수정란 이식 등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여 개체 수를 늘려왔다. 현재 가축 유전자원센터(경남 함양군 서상면)에서 25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유전자 연구 결과 백우가 황색 한우와 같은 계통이지만 백색증(Albino)으로 털이 흰색이다. 흰색 외래품종 샤롤레와는 완벽하게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한우이다. 멸종위기 단계인 백우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가축 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우리나라 품종으로 등록됐다.
소 띠 해 특별전이 소가 관념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하기를 주최 측은 바라고 있다. 신축년 백우의 기운을 받아 모두의 마음과 몸이 편안하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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