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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 열려…교계에선 논란

문윤 홍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4/15 [07:32]
4월1일 尹 당선인 참석, 극동방송서 열려…김삼환 목사 기도, 김장환 목사 설교

‘윤석열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 열려…교계에선 논란

4월1일 尹 당선인 참석, 극동방송서 열려…김삼환 목사 기도, 김장환 목사 설교

문윤 홍 대기자 | 입력 : 2022/04/15 [07:32]

41당선인 참석, 극동방송서 열려김삼환 목사 기도, 김장환 목사 설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 처음으로 개신교계를 찾아 함께 예배를 드렸다. 41일 아침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 공개아트홀에서 윤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가 열렸다.

 

이채익 국회의원(국민의힘 기도인회 회장)이 사회를 맡은 이날 예배에선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가 기도했고, 이배용 권사(전 이화여대 총장)의 성경봉독 후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눈물의 기도’(1:2~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4월1일 극동방송 공개아트홀에서 열린 당선 감사예배를 드렸다. 왼쪽부터 김장환 목사, 윤 당선인, 장종현 목사, 이배용 권사   

 

김장환 목사 당선인, 매일 아침 기도하면 응답하실 것

 

김장환 목사는 설교에서 느헤미야는 포로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반대도 무릅쓰고 폐허된 예루살렘성을 수축하고 증축했다대한민국의 미래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실 줄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야 432(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을 읽은 김 목사는 지금 당선된 분은 앞으로 물 가운데로, 불 가운데로 반드시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선인은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이고, 여기 계신 분들이 여러분을 위해서 또 당선자를 위해서 매일 기도할 것을 저는 확실히 믿는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오늘 한국 사람들 눈에서는 눈물이 말랐나 보다. 보복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 상황이, 남이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민족, 양보와 관용이 사라진 지가 오래된 나라 같다당선인께서는 다시 한번 세계가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동방예의지국,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여러분과 저는 그 일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아울러 여러분, 당선자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세요. 불을 건너가도 강물을 건너가도 침몰 못하고 타지 않을 것을 우리는 확실히 믿는다지금 어떠한 정치적인 힘보다도, 당선인께서 무릎을 꿇고 매일 아침 지혜를 주세요, 도와주세요기도만 한다면 하나님께서 당선인의 그 기도에 응답하시고 하나님께서 당선인이 가시는 발걸음마다 승리하게 할 줄 믿는다고 전했다.

 

이후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의 축사와 이영훈 목사(기하성 대표총회장)의 격려사가 끝난 후 윤 당선인이 인사했으며, 김기현 의원(국민의힘 원내대표서임중 목사(포항중앙교회 원로이철 목사(기감 감독회장권모세 장로(아일랜드리조트 회장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의 인도로 나라와 민족 대통령 당선인 남북 평화통일 한국경제 부흥 한국교회를 위한 특별기도 순서가 마련됐다. 

▲ 예배에서 김삼환 목사가 대표 기도를 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자유민주 헌법 지키기 위해서 최선

 

]윤석열 당선인은 예배 인사말에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 드릴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설교와 축도, 찬양과 특별기도를 맡아주신 김장환 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선거운동하는 과정에서 어려울 때마다 힘들 때마다 하나님 말씀으로 격려해주시고 오늘 이 자리에 이끌어 주신 목사님들과 성도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여러분께 성경 말씀과 똑같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올바르게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민생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나라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면서 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앞으로도 나라의 번영과 국민 통합을 위해 항상 기도해 주시고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 윤석열 당선인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우리 교회는 역사적 변곡점마다 하나님의 공의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통합과 번영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마다 국민 곁에서 큰 힘과 용기를 주었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이웃이 되었다사랑과 헌신으로 임했던 교회 지도자와 성도 여러분의 역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여전히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매우 많다. 양극화와 저출산 같이 장기적인 과제와 함께, 코로나로 인한 경제 사회적 위기 역시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일이라며 거룩한 예수님의 크신 사랑으로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나라를 아끼시고 사랑하는 목회자님들께서 더 큰 기도로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답하는 길은 국민의 이익, 국익의 관점에서 국정을 펼치고 국민이 원하고 필요하는 바를 잘 헤아려서 일 잘하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많은 기회를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나라 안팎이 어렵고 중차대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서 책임감을 느끼지만 이 역시 하나님께서 맡기신 임무라고 보고 그 뜻을 따라 힘껏 일하겠다오늘 이 감사 기도회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번영 통합과 화합을 기원하는 은혜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계에선 당선 기념예배 논란예배 형식과 내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 많아

 

기독교계에선 4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 감사 예배가 회자되고 있다. 새 정부가 하나님의 뜻에 합하길 바라는 교계의 바람을 담은 자리라는 의견도 있지만, 특정 후보의 당선을 사실상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시간을 예배라고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회와 정치의 관계, 예배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이 예배에는 주요 교단장들이 참여했다. 대표적인 교회 목사 등도 순서를 맡았다. 설교자는 눈물의 기도’(1:2~5)라는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이 대한민국과 당선인을 위해 눈물의 기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교단장은 격려사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볼 것을 요청했고, 한 목회자는 윤 당선인이 이 시대의 담을 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복하는 것이었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많은 이들로부터 윤 당선인 감사예배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복하는 것이었다. 어떤 순서자는 윤 당선인의 당선 공로가 그리스도인에게 있는 것처럼 얘기했고 심지어 다른 순서자는 당선인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예배는 하나님을 섬기고 영화롭게 하는 것(50:23)이지 사람을 높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계에서는 이번 예배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그가 출석하던 교회는 감사예배를 드렸다. 윤 당선인은 신앙생활을 하는 교회가 없다.

 

교회가 특정한 정파와 가까운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크다. 한 신학자는 교회가 정치와 지나치게 가까우면 단기적으로는 어떤 이익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기독교의 본질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기독교 윤리학자는 교회는 세상에 대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이 예배는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속 논란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있었다. 김동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계 지도자들의 행사는 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될 수 있다. 자칫 정치와 종교의 야합으로 비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예배와 행사를 구분하지 않는 교계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한 예배학자는 목회자들이 예배(Worship)와 행사(Ceremony)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라는 예배의 본질을 훼손한다. 당선 축하 모임을 예배라고 하면서 한 사람을 치켜세우는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예배학자는 앞으로 신학교에서 예배를 어떻게 가르칠지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4:24).”

수암(守岩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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