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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박사 출신 김도현 신부 “과학과 신앙은 공존 가능”

뮨윤홍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6/05 [20:49]
물리학자 김도현 신부가 들려주는 과학시대의 신앙 해법 제시한 『과학과 신앙 사이』 출간

카이스트 박사 출신 김도현 신부 “과학과 신앙은 공존 가능”

물리학자 김도현 신부가 들려주는 과학시대의 신앙 해법 제시한 『과학과 신앙 사이』 출간

뮨윤홍 대기자 | 입력 : 2022/06/05 [20:49]

물리학자 김도현 신부가 들려주는 과학시대의 신앙 해법 제시한 과학과 신앙 사이출간교회, 인간만이 갖는 영적 부분 강조해야

 

“AI(인공지능) 시대에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질 수 없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강조를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이 해야 합니다. AI 시대에 맞게 가톨릭교회는 좀 더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를 더 강조하고 교리(敎理)교수법을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김도현 바오로 신부(49)교회는 AI 시대의 도래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수회 출신인 김 신부는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학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 이론물리학연구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통계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 겸 사제(司祭)이다. 그는 광주가톨릭대 신학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신학전망216호에 ‘AI 시대의 도래와 교회의 미래 : AI의 현실에 관한 분석과 교회에 끼칠 영향 진단이란 논문을 썼다. 신학이나 철학 전공자가 아닌 물리학자 출신 사제가 AI와 관련해 논문을 발표한 건 우리나라에선 처음이다.

 

김 신부는 “AI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신앙과 종교적 감각을 잃고 무신론적 과학주의의 영향 아래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간이 만든 AI가 기술적인 수준이 계속 높아지게 되면 점점 무신론적 과학만능주의가 자연스럽게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결국은 하느님이 어디에 계시느냐’ ‘()은 없다이런 식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김도현 신부는 “AI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신앙과 종교적 감각을 잃고 무신론적 과학주의의 영향 아래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AI는 자유의지 없어

 

그러나 김 신부는 “AI는 결코 인간이 지닌 능력과 동일하거나 유사하지 않다결코 인간처럼 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 존재이기에 신앙 행위로 나아갈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AI와 인간과의 가장 큰 차이는 AI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 자신이 어떤 결핍을 느끼고 그래서 무언가를 스스로 해야겠다는 자유의지가 발현된다면 AI도 하느님의 존재를 물을 수 있겠지만, 현재 AI는 자유의지가 없는 존재이다. 신앙 자체에 대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 신부는 또 “AI 시대를 맞아 신앙인들은 좀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이고 자유의지가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절대로 인간과 동일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일반 신자들도 꼭 기억하면 좋겠다. 과장되게 AI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너무 호들갑스럽게 대응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톨릭교회에서도 AI를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며 배척보다는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김 신부는 “AI가 교회법의 모든 법 조항과 판례들을 모두 학습한 후 그 학습된 내용에 근거해서 교회법적 판단을 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고, 성경 번역 작업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I 번역기처럼 옛날 고대 언어 즉, 아람어 같은 것을 전부 다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번역기에 돌려 학습을 할 수 있게 한 다음에, 현재 언어와 고대어를 비교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번역을 업데이트시키고 고대어를 찾는 등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고해성사의 내용을 AI가 듣고 보속(補贖: 가톨릭에서 고해성사 후 지은 죄에 대하여 대가를 치르는 일)을 결정하도록 예외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하면 하나의 대죄(大罪라틴어로 peccatum mortale, 영어로는 mortal sin으로, 로마 카톨릭교회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매우 심각한 죄를 말함)에 대해 어떤 사제는 큰 보속을 주는 반면, 다른 사제는 작은 보속을 주는 등의 편차가 사라지게 되고, 모든 죄에 대한 보속이 정량적으로 통일된 이른바 보속 매뉴얼이 빠른 시일 내에 교회 안에서 정립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AI 윤리기준 마련 필요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AI 개발과 활용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 등이 준수해야 할 기준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와 관련해 김 신부는 종교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찬성했다. 그러면서 “AI는 기본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물이다. 인간이 만든 도구이지만 다른 도구들과 달리 학습능력을 갖춘 도구이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아이들의 경우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계속 욕을 가르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욕을 따라 한다. AI를 나쁘게 활용하려고 하면 인간들에게 치명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 그래서 범국가적으로, 더 나아가 전세계 주요 국가들 차원에서 AI과 관련된 기준을 윤리적으로 만들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김도현 신부는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는 그 지점에 신앙의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론물리학 전공해 박사 취득 후 신학을 공부해서 2015년 사제 서품받은 김도현 신부  

 

현대사회엔 과학으로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다는 과학만능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과학만능주의는 신앙을 부정하지요. 이 때문에 흔들리는 신자들도 있고요. 과학과 신앙이 서로 부정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김도현 신부가 최근 과학과 신앙 사이(생활성서)를 펴냈다. 김 신부는 카이스트에서 이론물리학으로 학부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예수회에 입회해 6년간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2015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좀 이색적인 이력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사제가 된 과정을 인터뷰한 동영상은 조회수가 7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엔 가톨릭평화방송(CPBC)에서 과학 시대의 신앙4차에 걸쳐 강의하기도 했다. 이 책은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서강대 김대건관()에 있는 김 신부 연구실은 신앙과 과학이 공존하는 현장이다. 입구 왼쪽 책장엔 신앙 서적, 오른쪽 책장엔 과학 서적이 꽂혀 있다. 과학 책장 한 구석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등 과학만능주의자의 책도 꽂혀있다. 김 신부는 살아온 50년 중 30년은 하느님을 찾는 과정이었고, 20년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가 책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는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빅뱅과 생명의 기원을 다루는 진화론이다. 김 신부는 빅뱅과 진화론은 거슬러 올라가면 최초의 빅뱅과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한 것은 우연으로밖에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그 지점에 신앙의 공간이 있다. 무엇보다 과학은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가?’ 등의 질문에 대답을 주지 못한다. 여전히 신앙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저처럼 자연과학을 공부한 사람은 신앙에 대한 문턱이 높다고 말했다. ‘문턱은 의심이다. 그가 의심을 무장 해제하고 하느님은 계시는구나느낀 첫 번째 계기는 1976년 부친이 뇌종양으로 쓰러진 사건이었다. 모두 다 가망이 없다고 했다. 당시 세 살이었던 김 신부도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을 다녔던 기억이 또렷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다행히 부친은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이후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카이스트에 진학한 후로도 친구의 자살 등을 겪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던 그는 신앙을 놓지 않았다.  

 

박사 과정 중엔 전공 서적과 신앙 서적을 함께 펴놓고 공부하는 바람에 교수들의 눈총도 받았다. 결국 몇 가지 체험을 통해 사제의 길까지 걷게 됐다. 베이징 원인(猿人)을 발견한 테야르 드 샤르댕(1881~1955) 신부, 빅뱅 이론의 개념을 제공한 조르주 르메트르(1894~1966) 신부 등 과학과 신앙의 길을 함께 걸은 선배 사제들의 존재도 힘이 됐다. 그는 현대 과학의 빠른 발전 속도와 과학만능주의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선 열심히 과학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과학만능주의 때문에 신자들이 신앙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과학신앙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들을 위한 책 과학과 신앙 사이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방황하는 신앙인들이 제자리를 잡을 견고한 토대가 되는 책. 카이스트 출신 이론 물리학자이자 예수회원으로 서강대학교 교수 신부이기도 한 저자가 과학과 신앙 사이를 오가며 현대 무신론을 이끄는 과학만능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오늘 이 시대에도 신앙이 꼭 필요함을 설파한 책이다.

 

모든 것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이 가치 있는 것으로 오도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과학을 발전시킨 인간의 지혜 역시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은 바로 신앙임을 일깨운다. 신앙은 과학 영역 바깥에 있는 질문,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이론 물리학자 사제가 과알못위해 쓴 한국 가톨릭 첫 번째 책

 

과학과 신앙 사이는 오늘날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카이스트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유망한 이론 물리학자가 예수회 사제가 돼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한껏 불러일으켰던 김도현 신부가 과학과 신앙의 대화를 꿈꾸며 이른바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가장 쉽게 쓴, 한국 가톨릭 교회 최초의 책이다.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과학만능주의는 특히 우주론진화론을 내세우며, 신앙을 미신으로 치부하다 못해 없어져야 할 것, 쳐부수어야만 할 것으로 맹렬히 공격한다. 그로 인해 이 시대 신앙인은 심리적으로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택일을 강요받는 느낌을 갖기 쉽다. 이 책은 과학만능주의가 주장하는 내용을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그 주장의 한계를 명쾌하게 지적하고, 현대의 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신앙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아울러 우주론과 진화론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 및 최근 교황들의 연설문이나 담화문 등을 통해 가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도 명쾌하게 밝힌다.

 

대화 주제를 제시한 사목적 배려 홀로 혹은 함께 생각하기

 

과학과 신앙 사이는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장이 끝나는 지점에 홀로 혹은 함께 생각하기를 두었다. 이로 인해 독자는 홀로 묵상하고 자신이 이해한 바를 정리하거나, 그룹과 함께 읽은 후 각자의 생각이나 의문을 정리한 후 서로 나눌 수 있다. 이 대화 주제는 무엇보다 본당에서 성직자·수도자 혹은 교리 교사 등이 청년(혹은 청소년)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각 가정이나 가톨릭계 학교에서도 부모와 자녀, 혹은 종교 담당 교사와 학생이 이 책을 함께 읽고, 오늘날 과학 시대의 신앙에 대한 대화를 하기 위함이다. 물론 성인 교우들이 이러한 독서 후 작업을 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오늘날 우리 신앙인의 의식 혹은 무의식을 과학만능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함께 대화하며 공감을 할 때 좀 더 힘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과 신앙 사이는 말 그대로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방황하는 신앙인들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견고한 토대가 되어 줄 것이다.

▲ 물리학 박사 김도현 교수가 서강대 연구실에서 컴퓨터로 연구 작업을 하고 있다.    

 

과학만능주의의 내용과 한계

 

과학에 대한 기대와 합리적 이용과 달리, 과학만능주의는 과학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설명해 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종교의 교의와 주장을 허구와 망상으로 치부한다. 김도현 신부는 이 책,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우선 과학만능주의에 대해 소개하면서 대표적인 과학만능주의자로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호킹의 예를 들어, 그들의 발언과 과학만능주의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과학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과학이라는 과학만능주의자들의 주장에 과학의 한계로 응수하는 저자의 글이야말로 과학적 사고의 진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만능주의가 과학이 가치와 진리를 획득하기 위한 방법인 보편성과 재현성의 측면에서 이미 한계가 있음을 말함으로써 그들이 공고하다고 믿었던 논리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물리학은 이 세상의 대단히 많은 자연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학문이지만, 그러한 현상들이 이 자연에 왜 존재하는지, 왜 그러해야만 하는지, 그 존재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리학을 포함한 과학은 다만 그러한 경험적 현상들을 최대한 간단한 개념과 이론과 모델을 통해 기술describe하는 법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학문이지 그 현상들이 왜 일어나야만 하는지,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학문은 아닌 것입니다.” - 12. 과학의 한계, 55.

 

이를 통해 저자는 과학만능주의자들이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그들 스스로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내적 확신, 즉 또 하나의 신앙이라고 진단한다.

 

과학과 신앙의 멋진 대화를 위하여

 

과학만능주의가 종교와 신앙을 폄훼하기 위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증거로 제시하는 것들 중에는 대표적으로 우주론과 진화론이 있다. 그러나 이 우주론과 진화론도 과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제적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우주론의 유신론적 해석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른바 다중 우주론을 내세워 이 세상이 신의 유일한 창조물이라는 주장을 반박한다. 또한 진화론도 진화의 기원에 관한 과학적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숫자와 물리가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화의 흔적도 인간의 신체 어딘가에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물리와 진화만으로 가늠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과학과 신앙이라는 든든한 두 개의 시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을 더 발전시키고 공공의 이익을 위할 수 있도록 현대 과학의 힘을 적절히 사용하되, 그것들을 세상에 허락하신 하느님을 찾을 수 있는 겸손함이 바로 그것이다.

 

과학science과 신앙faith이 십자가의 두 축과 같이 우리 신앙의 두 축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렇게 될 때에 우리의 과학은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질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의 신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맹목적인 신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결론, 167.

 

책 속으로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전은 환영하지만, ‘과학만능주의는 환영할 수 없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과학만능주의는 신앙을 미신 취급하며 으로부터의 해방을 목표로 신앙을 배척하다 못해 무시하고 조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사조에 편승하게 되는 신앙인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미개하고 문명사회에서 뒤처지지는 않았는지 회의하게 됩니다. ---정순택 대주교 추천사 과학과 신앙의 멋진 대화를 위하여중에서

 

과학과 신앙이 서로 배척하기보다는 참다운 대화를 나누어, 과학은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지고, 신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맹목적인 신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실 신앙은 과학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질문들에 대해 응답할 능력이 있습니다. 신앙은 우리가 물려받은 최고의 선물입니다. 자랑스러워하며 지키고 이웃에게 선사해야 합니다. ---정순택 대주교 추천사 과학과 신앙의 멋진 대화를 위하여중에서

 

이 책은 확실한 의도와 목적이 있습니다. 바로 ‘21세기 현대 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신앙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는 것입니다. 현대 과학 시대를 사는 우리는 과학에 대해 필요한 만큼 많이, 자세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만능주의라는 신념까지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면서 과학 시대에 맞는 신앙을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머리말 작게나마 신앙에 도움이 되기를중에서

 

과학과 신앙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과학은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사실들로부터 법칙과 원리들을 향해 간다면, 신앙은 위로부터 유일회적 계시가 떨어져서 우리 각자의 마음에 구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1. 과학 vs 신앙중에서

 

과학은 법칙이라는 보편성의 눈으로 모든 사건들의 개별성을 설명하려고 시도하지만, 신앙은 특정한 계시 사건이라는 개별성의 눈으로 모든 사건들의 보편성을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렇듯이 과학은 신앙과는 사실상 정반대의 접근법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학과 종교 간에 긴장과 갈등이 생겨나고 충돌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자명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11. 과학 vs 신앙중에서

 

결국 과학은 스스로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법칙들조차도 그 법칙들이 왜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법칙들도 왜 그런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과학이 비물질적인 존재에 대해 논하는 신앙·종교의 문제에 관해서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 신앙적·종교적 문제에 대해 과학은 과연 과학만능주의자들이 주장하듯이 의미 있는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 ---12. 과학의 한계중에서

  

우리의 우주는 유한한 수명을 가진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우주조차도 유한하다니. 그렇다면 이 세상에 영원불멸한 존재는 과연 무엇이 있는 걸까요? 참으로 심각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물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물질세계에서는 영원불멸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원불멸이라는 개념은 아마도 비물질적인 순수한 영에게만 적용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21. 빅뱅 우주론중에서

 

현재 여러 다양한 주장들과 가설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기물·무생물로부터 어떠한 진화 방식으로 생명체가 이 지구상에 등장하게 되었고 현재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여전히 잘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첫 생명체의 출현이 (지구상의 혹은 지구 바깥으로부터 온) 자연적인 과정에서 우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초자연적?) 개입에 의해 주어진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인 것입니다.---33. 진화론은 과연 완벽한 이론인가?중에서

 

기적의 존재는 과학으로 설명 불가능한 초자연성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가톨릭 교회에는 현재 매년 10명 내외의 복자 및 성인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에 의해서 확실히 기적으로 승인된 대단히 많은 기적들을 접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과학으로 설명 불가능한 초자연적 세상, 기적으로 채워지고 있는 세상이라는 점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43. 초자연적 기적의 존재중에서

 

특정 종교에 귀의하는 것은 각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사람 고유의 종교성과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그 사람이 인간인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은 이 세상에 인간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그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대의 과학 시대에 있어서도 신앙은 여전히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44. 여전히 신앙은 필요하다!중에서

 

오늘날 과학 시대에 맞는 인간의 태도는 바로 세상을 연구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을 아는 힘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들의 주님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겸손되이 깨어 있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학science과 신앙faith이 십자가의 두 축과 같이 우리 신앙의 두 축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렇게 될 때에 우리의 과학은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질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의 신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맹목적인 신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론중에서

 

김도현 바오로 신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물리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학교 이론물리학연구센터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으로서 통계물리학을 연구하였다. 예수회에 입회 후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였고,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 필리핀의 로욜라신학대학교에서 교회신학사 학위를 받은 후, 가톨릭 사제 서품을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교수 및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신학대학) 초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통계 물리학과 과학과 종교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학, 과학을 만나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본 그리스도교 신학의 새로운 해석(서강대학교출판부, 2020)이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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