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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⑥ 사문과 힌두교 사두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2/06 [10:40]
인도 힌두교에 살아남은 사문의 전통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⑥ 사문과 힌두교 사두

인도 힌두교에 살아남은 사문의 전통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2/06 [10:40]

인간은 완벽한 동물이 아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무엇에 의존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개인에 따라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한 갈대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인도 바라나시에서 베다 경전을 읽고 있는 요가 자세의 사두 ./ © 매일종교신문

 

대체적으로 사두는 남성 수행자들을 일컫는다. 여성 사두는 사드비 또는 사드비니라 한다. 사두는 종교적인 금욕주의자, 탁발 수행자이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에서 세속적인 삶을 포기한 성스러운 사람을 말한다. 인도에서는 힌두교와 자이나교에도 이런 사두들이 존재한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이 사두 전통은 주로 힌두교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들은 요가 명상에 정통한 요기, 산냐시, 또는 바이라기(vairagi)라고 한다막연하게 탁발 수행하는 고행자도 있겠지만, 대개 이들은 요가 수행을 하면서 산냐시로서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

 

  네팔 카트만두 비쉬누파의 사두./ © 매일종교신문


사두(Sādhu)'사다나(sadhana)'를 실천하거나 예리하게 영적 훈련의 길을 따르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다나는 개인적인 이기주의적인 자아(에고)를 초월하는 영적 수련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영적 또는 의식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따르는 힌두교, 불교 및 자이나교 전통의 다양한 규율이 ​​포함된다. 각 종교마다 규율이 다소 다르며 수행방식 또한 차이가 있다.

 

힌두교의 경우 대부분의 사두는 요기이지만, 모든 요기가 다 사두는 아니다. 사두의 삶은 브라만의 명상을 통해 힌두 수행자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인 아쉬라마인 목샤(윤회로부터 자유로운 해방, 해탈)를 달성하는 데 전적으로 헌신하는 일이다.

 

  남인도 마두라이늬 사두./

       © 매일종교신문


힌두교의 사두들은 사프란색 옷을 입고, 자이나교의 수행자들은 흰색 또는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은 단순한 옷을 입는다. 이들은 세속적 소유의 포기를 상징하는 옷을 입는다. 탁발수행하는 산냐시가 아니더라도 힌두교 사두들은 단순한 사프란색 옷을 입는다.

 

오늘날 일본 승려나 한국 승려들의 옷차림은 오히려 세속적 소유를 상징하는 승복이 되어 버렸다. 불교의 원류에서 너무나 멀어진 옷차림이 되었다고나 하겠다. 분소의(糞掃衣)라는 똥이 묻은 헝겊으로 기워서 만든 옷과는 너무나 멀어져 버렸다. 분소의 정신만은 잃지 말아야 하는데, 일부 승려는 위장으로 분소의 승복을 입기도 한다. 저렴해야 할 승복이 고가의 고급 옷이 된다면 이것은 무소유의 쉬라마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다.

 

  쿰브 멜라 축제에 모여든 흰두교도들./ © 매일종교신문


오늘날 인도에서 고행 수도하는 사두들은 건재하다.

평소에는 혼자 또는 소규모의 사두들이 함께 살지만, 축제 때 보면 사두들의 축제인 것처럼 수많은 사두들이 인도 전역에서 모여든다. 인도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축제가 많다. 축제 가운데 사두들이 대규모로 모여드는 쿰브 멜라(Kumbh Mela)3년마다 열린다.

 

성스러운 갠지스강을 포함하여 몇 개의 강이 합류하는 4개 지점 중 한 곳에서 3년마다 열리는데, 모든 종파의 사두들이 대거 모여든다는 것이다. 물론 이 힌두 축제는 사두들의 축제는 아니다. 수 백 만 명의 힌두교도들이 모여들지만, 동시에 사두들의 모임이기도 하다.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모임 중 하나인 쿰브 멜라 축제는 하리다와, 프라야그라즈, 우자인 나시크에서 열린다. 쿰브 멜라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함께 모여 신성한 강에 몸을 담근다.

 

 

이런 쉬라마나 전통이 힌두교 사두들이 계승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비() 브라만교의 불교 자이나교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힌두교에서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인에게는 이렇게 출가사문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

 

 힌두교의 여러 종파의 사두들이 함께 모여 강물에 몸을 담그면서 축복을 받고 기도를 하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인도 불교의 쉬라마나 전통은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불교로 이동했다. 우리나라 불교는 선종불교(禪宗佛敎) 색채가 강하다. 선종불교는 산중불교와 잘 들어 맞는다. 본래 인도에서의 불교 승려는 도시나 타운 근처에서 살았다. 인도의 원형불교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불교를 보면 도시나 타운 그리고 마을과 항상 가까이 있다. 물론 싯다르타 고오타마가 쉬라마나로서의 유행승(遊行僧) 시절에는 한처(閑處)에서 명상에 몰두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지만 깨달음을 얻고 나서는 제자들과 함께 승가 공동체를 운영하면서는 도시 주변 정원 같은 공원에 정사를 세우고 거처했다.

  인도의 유행승 사두의 모습./© 매일종교신문


선종불교의 선승들을 보면 인도의 쉬라마나와 전연 다르지 않다. 풍토가 다르고 옷차림이 다르지만, 아주 간편한 옷차림과 꼭 필요한 간단한 도구만을 들고 다니면서 고행수도하는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한국불교에는 유난히 토굴이 많은데, 이런 모습은 바로 인도의 쉬라마나 풍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지난 1월 31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나에서 열린 대법회 참석한 보검 스님 ./© 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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