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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춥다 하면 더 춥다

김필수 | 기사입력 2023/03/03 [07:31]

춥다춥다 하면 더 춥다

김필수 | 입력 : 2023/03/03 [07:31]

입춘(立春)이 지난 지 한참인데도 아직 쌀쌀한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이제 봄인가 싶다가도 다시 겨울이 온 것처럼 옷깃을 꽁꽁 여미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꽃샘추위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한겨울처럼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미 봄이 왔다는 생각에 맹추위도 그렇게 춥게 느끼지 않는 것이다.

 

지난 1월 말에는 올겨울 최강 한파 절정이라는 제목의 보도가 이어졌다. 강원도 철원이 영하 25, 서울이 영하 17, 심지어는 최남단 마라도까지 영하 2.9도로 떨어지는 기록적인 추위가 몰려온 것이다. 게다가 바람까지 거세 서울 체감온도는 영하 25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강추위는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시베리아에 쌓였던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발생했다고 한다.

 

찬바람 한 번 불어온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렇게 추위를 느끼는데, 정작 이 바람이 불어온 지역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세계에서 가장 춥다는 시베리아 사하공화국의 야쿠츠크는 아주 추운 겨울에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끓는 물을 뿌려도 바로 얼어버리는 영하 55도의 극심한 추위가 이곳 주민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다.

 

야쿠츠크에서는 온도가 영하 50도 아래로 내려가기 전에는 학교가 쉬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곳 사람들에게 영하 40도는 활동하기 아주 좋은 날씨이고 영하 28도는 봄이 왔다고 느끼는 온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최강 한파라고 호들갑을 떨며 춥다고 한 영하 17~18도가 이곳에서는 따뜻한여름 기온이라고 한다.

 

1950년대 영국의 한 컨테이너 운반선이 스코틀랜드 항구에 정박했을 때의 일이다. 한 선원이 남아있는 짐을 확인하려고 냉동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는데, 다른 선원이 내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냉동실 문을 닫아 버렸다. 냉동실에 갇힌 선원은 소리를 지르고, 있는 힘을 다해 벽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리고 그 배는 포르투갈로 출발했다.

 

남아있는 식량은 충분했지만, 선원은 냉동실의 추위를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자신의 몸이 얼어서 마비되는 과정, 동상의 통증을 냉동실 벽에 기록했다. 마침내 리스본 항구에 도착했을 때, 그 선원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런데 선장은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는 배가 출발할 때부터 냉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그 컨테이너의 내부 온도가 영상 19도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선원을 얼어 죽게 만든 추위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냉동장치에서 나오는 냉기가 자신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는 확고한 생각이었다. 생각이 강화되면 믿음이 되고 믿음이 강화되면 현실이 된다. 실제로는 얼어 죽는 것이 불가능한 온도였지만 자기가 냉동실에 갇혀있다는 두려움이 상상의 추위를 만들어 내어 그를 실제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사람마다 추위를 다르게 느끼는 것은 각자가 추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영하 40도를 활동하기 좋은 온도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은 영상 10도를 외출을 꺼릴 만큼 추운 온도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날씨에 대한 생각 하나를 바꾸면 같은 환경에서도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찬물로 샤워를 했다. 이것은 내가 10년 이상 유지해온 습관이다. 여름에도 늘 더운물로 샤워를 하던 나에게 겨울에 찬물로 냉수욕을 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나는 몸이 약해. 나는 감기에 잘 걸려. 나는 추위를 못 견뎌.’라는 나약한 생각을 나는 영원하고 쌩쌩한 생명이야. 찬물로 샤워하면 정말 시원해.’라는 생각으로 바꾼 결과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다. ‘춥다, 춥다하면 더 춥고, ‘즐겁다, 즐겁다하면 더 즐겁다. 올해 1월에도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북극곰 수영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한겨울에 수영복만 입고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들다니! 그 장면을 상상만 해도 끔찍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도사진을 보시라. 그들은 모두 즐거움에 가득 차 있다. 즐겁다는 생각으로 춥다는 생각을 깡그리 몰아낸 것이다. 생각 하나 바꾸면 추위도 사라지는 것이다.

리셋컨설팅 김필수 대표(hifeels@res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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