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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8장 ‘주요 인간론’ -'기독교의 인간론 등'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3/03 [07:36]

『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8장 ‘주요 인간론’ -'기독교의 인간론 등'

정영부 | 입력 : 2023/03/03 [07:36]

이번 회는 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8주요 인간론(人間論)’ 그리스 철학과 영언여작의 삼혼설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참고로 제8장의 목차와 그중 이번 회에서 다룰 부분은 다음과 같다.

 

8. 주요 인간론(人間論)

8.1. 그리스 철학과 영언여작의 삼혼설

8.2. 기독교의 인간론

8.2.1. 기독교의 영혼창조의 시기와 방법

8.2.2. 유대교의 인간론

8.2.3. 기독교의 인간론

8.3. 불교의 인간론

 

주요 인간론(人間論)

 

각 종교에 나타나는 수많은 기적과 현실적이지 않은 우주론과 신론 그리고 정치적이고 상술적인 의도가 가득한 구도론(求道論)(1)등을 감안하면 종교화되지 않은 사상으로서 신비주의나 영지주의, 그리고 신지학이나 표준이론 의 주장은 오히려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이 교과서(2)에서 배운 것이 아니고 하다못해 스님이나 목사님의 말씀이 아니라는 이유로 황당(荒唐)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황당한 것은 정치와 조직 그리고 돈에 의해 오염되어 각 종교에 켜켜이 쌓인 도그마들이다.

 

인간론은 인간의 기원, 본질, 목적, 운명 등에 관한 견해나 입장에 대한 이론으로 영혼학은 인간론에 우주와 인간의 기원’, ‘인간의 본질적인 구성요소’, ‘인간과 창조주와의 관계’, ‘삶의 의미와 목적’, ‘영혼의 발전을 위한 求道의 방법론’, ‘인간이 겪는 변성의식상태에 대한 통일적인 이해등을 포함한다(2.3. ‘영혼학의 정의와 범위참조). 본 장에서는 주요한 여러 종교와 사상을 망라하여 이미 거론한 주제들을 제외하고 인간론의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스 철학과 영언여작의 삼혼설

 

플라톤은 사람은 Nous(예지)Psyche() 그리고 Soma()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또 혼은 육신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존재로 삼부(三部)구조로 되어 있는데, 감각적인 욕정의 원리인 탐욕혼(貪慾魂)이 복부에 자리 잡고 있고, 용기와 정기의 원리인 기혼(氣魂)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생각의 원리인 지혼(知魂)이 머리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중 지혼은 불멸의 신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3)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을 자연철학적인 원리인 질료형상론(質料形相論, hylomorphism)으로 설명한다. 모든 사물의 구조원리가 그렇듯이 모든 생물의 구성원리는 원질(原質, matter, 질료)와 체형(體形, form, 형상)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모든 생명체의 체형은 혼이다.(4)혼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三魂說) 식물에게는 생혼(生魂, vegetative soul)이라는 체형이 있고, 동물에게는 생혼에서 발달한 각혼(覺魂, sensitive soul)이 있으며 인간에게는 생혼, 각혼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지혼(知魂, rational soul)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은 중세기를 거치는 동안 토마스 아퀴나스를 위시로 그리스도교적 인간론을 정립하는 데 초석이 되었다.

 

이처럼 그리스 철학에 나타나는 소위 삼혼설(三魂說)’(5)은 지혼의 불멸성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지혼이 생혼과 각혼에서 발전한 것이라거나 혼이라는 면에서 서로 유사하다거나 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따라서 표준이론과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그리스적 인간론이 토마스 아퀴나스를 통하여 그리스도교적 인간론으로 발전하면서 지혼이 영혼으로 바뀌고 그 위상도 생혼이나 각혼과는 달리 특별한 존재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이슬람에도 영향을 주어 이슬람 또한 혼의 종류를 지혼(nafs-al-natiqah, rational soul)과 각혼(nafs-al-haywaniyah, animal soul) 그리고 생혼(nafs-al-nabatiyah, vegetative soul)으로 나누고 있다. 표준이론 또한 이 분류를 받아들여 혼의 진화과정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의 종류를 표현함에 있어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용어와 의미를 그대로 사용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달리 영언여작(6)의 삼혼설은 생혼(生魂) 각혼(覺魂) 영혼(靈魂)의 구분이며 생혼 및 각혼은 물질대사의 결과 생성되는 제2차적 부산물이기에, 물질대사가 멈추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이지만, 영혼(Soul), 비록 생혼의 일부 및 각혼의 일부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태생적으로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만 주신 고유성 및 완전성을 지닌 것이기에,(7)우리 몸의 물질대사가 멈춘 후에도 생시에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여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다면 영혼(Soul)은 죽지 않는다고 하여 원래 영생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靈魂)기독교의 야훼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 구원받아 영속혼(永魂)이 된다는 조건을 단 종교적 영혼으로 변화시켰다.(8)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인간을 혼육의 이원으로 보고 혼이 구원을 받아 천국에 들면 영이 된다는 기독교 전통 혼육이원론으로 발전하였다.

  

기독교의 인간론-기독교의 영혼창조의 시기와 방법

 

기독교의 영혼창조 시기론은 영혼은 존재하며 하느님께서 만드셨다는 전제하에 그럼 언제 만드셨느냐에 대한 주장들이다. 여기에는 영혼이 일시에 창조되어 육체와 별도로 먼저 존재하고 있다가 잉태 또는 출생과 함께 육체와 결합된다는 선재설(先在說)과 영혼이 개인의 잉태와 동시에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다고 주장하는 수시창조설(隨時創造說) 그리고 인간의 영혼이 부모로부터 자식들에게 전달된다고 주장하는 유전설(遺傳說)(9)이 있다.

 

또한 기독교에서는 진화론과 관련하여 창세기의 해석이 서로 달라짐으로 인해 여러 가지 영혼창조 방법론이 나타났다. 이는 진화라는 객관적 사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교리체계에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의견들로서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10)이를 표준이론의 시각에서 설명하면

 

1) 창조적 진화론(有神進化論) : 대부분의 진화이론을 수용한다. 또 아담은 역사적 인물이 아니고 유대인들의 신앙을 묘사한 것일 뿐이라고 본다.

보수적인 유신진화론 : 아담의 몸은 진화의 산물이지만 영혼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는 주장이다.

중도적인 유신진화론 : 창세기 1장의 사람은 그 몸과 혼이 진화를 통하여 탄생한 현생인류(Homo sapiens sapiens)이고 2장의 아담은 하느님께서 네샤마 사건을 통하여 불어 넣으신 영혼을 가진 사람의 상징으로 이들이 약 1만 년 전 인류문명을 연 문명인류(homo civilisátĭo).

급진적인 유신진화론 : 창세기는 인간의 기원을 묘사하기 위해 삽입된 신화(神話)일 뿐이다. 영혼도 몸처럼 진화로 탄생한다. 창세기 1장의 사람은 각혼을 가진 사람의 상징이고 2장의 네샤마 사건으로 탄생한 아담은 각혼에서 진화한 지혼을 가진 사람을 상징한다.

 

2) 첫 호모사피엔스 이론 : 창세기의 아담은 15~20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 시대에 중동이나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 하느님에 의하여 창조된 몸과 영혼을 가진 실존인물이라는 주장이다.

 

3) 신석기 농부론 : 아담은 6천 년 전부터 1만 년 전 사이의 신석기 중기에 에덴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으로 하느님이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한 영혼을 가진 첫 사람이었다는 주장이다. 아담 이전의 인류는 하느님의 형상이 없었다.

 

4) 창조과학 : 성경은 과학적으로도 정확하다는 주장으로 진화론을 비롯한 주요 과학이론을 수용하지 않는다. 우주와 인류의 역사가 6천년 정도라는 젊은 지구론(11)을 주장한다.

 

의 급진적인 유신진화론은 표준이론에서처럼 네샤마 사건으로 인하여 각혼에게 지혼으로의 진화 물꼬가 트여 그 이후 모든 동물의 각혼들은 지혼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현재 기독교에서는 극소수 학자들이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의견으로(12)여기에 초기기독교 교리 중 하나였던 윤회론을 기독교에 다시 부활시키면 기독교의 인간론은 표준이론과 과히 다르지 않을 만큼 매우 진전된 생각(13)이 된다.

 

2)첫 호모사피엔스 이론은 현재 진화유전학 등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Y염색체아담(Y-ChromosomeAdam)’이론과 미토콘드리아 이브(Mitochondria Eve)’이론과도 잘 들어맞는 주장으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다.(14)

 


<註釋>

 

1) 교회와 권력이 사람들의 눈을 가린다. 이 또한 섭리이고 이치다. 영혼이 발전하고 진화하려면 이런 벽들을 넘어서야 한다. 다석(多夕)의 주장처럼 종교는 이승을 건너가는 배일 뿐이니 살아서 적절히 이용할 뿐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2) 그것들은 대부분 권력(정치권력, 교회권력, 금권)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3) 플라톤의 혼의 종류

 

1. 플라톤(BC 427~347)은 인간의 3가지 구성요소로 Nous()Psyche() 그리고 Soma()를 이야기하고 다시 인간의 혼은 탐욕혼(貪慾魂, Epithymetikon)과 격정혼(激情魂, Thymoeides) 그리고 이성혼(理性魂, Logistikon)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 한편 티마이오스(Timaeus)에서 혼을 사멸하지 않는 이성과 사멸하는 격정과 탐욕의 두 부류로 나누고 있다. 표준이론으로 보면 이성혼은 지성, 격정혼은 감정, 탐욕혼은 욕망이니 플라톤은 대충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3혼설(tripartite theory of the soul)을 미리 이야기한 셈이다(영문 위키, trichotomy 등 참조).

 

2. 플라톤에서 Nous시공을 초월한 비물질적인 영원한 실재이며 물질세계의 個物의 원형인 이데아(idea)’를 예지적(叡智的)으로 직관하는 능력이다. 플라톤을 이어받은 플로티노스의 플라톤 또한 이데아에서 누스가 발출되어 나오고 누스에서 다시 혼(Psyche)이 나온다고 하였고 누스와 혼은 이를 깨달아 이데아로의 회귀를 목표로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플로티노스의 생각을 고려하면 결국 감정과 욕구부분을 생기체적으로 해석한 것만 제외하면 플라톤의 Nous는 영이고 Psyche는 혼이니 플라톤의 생각도 표준이론과 매우 닮아있다. 또한 그의 이성혼과 격정혼은 표준이론의 상위정신체요 탐욕혼은 하위정신체다(미주 100 ‘신플라톤주의 합일론(合一論)의 이론 구조참조).

 

 

3. 그리스어인 Nous는 원래 이성이나 지성 또는 상식의 의미를 가진 단어다. 이 누스는 우리말에 와서 예지(叡智)라고 멋지게 번역되었다. 한편 플라톤은 누스(Nous)일자(Hen)에서 최초로 발출된 지고의 원리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또 플라톤은 Nous가 인간의 구성요소라고 하여 결국 누스는 영()을 의미하게 되었다. 심지어 누스는 헤르메스에 이르러 그들이 섬기는 주신(主神)의 이름(지고한 누스)으로 채용되었다. 한편 표준이론은 예지(叡智)를 양심체의 최상위 기능으로 말하는데 이때의 예지는 사전적인 의미인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지혜롭고 밝은 마음이다(6.3.4.2.3. ‘예지(叡智)’ 참조). 따라서 이데아(idea)를 직관하는 능력으로서 플라톤의 누스는 표준이론의 예지와는 큰 관계가 없다. 따라서 플라톤의 누스는 그냥 누스라고 번역하는 것이 낫겠다.

 

4) 육체라는 살덩이가 인간을 이루는 질료이고, 육체를 통해 영혼이라는 형상이 드러난다.

 

5) 道敎의 삼혼칠백(三魂七魄)설을 줄인 말로서의 삼혼설도 있다.

 

6) 이탈리아 출신의 중국 선교사였던 삼비아시(Francis Sambiasi, 畢方濟 1582~1649)가 구술한 것을 중국인 학자 서광계(徐光啓)가 받아쓴 책으로 천주학의 입장에서 영혼에 관하여 논한 철학서이다. 우리나라에는 1624년에서 1724년 사이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초기 가톨릭 신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였다.

 

7) 창세기(2:7)생령(nefesh hayah)’를 떠올리게 한다.

 

8) 영언여작(靈言蠡勺)

 

영언여작은 이탈리아 출신의 중국 선교사였던 삼비아시(Francis Sambiasi, 畢方濟, 1582~1649)가 구술한 것을 중국인 학자 서광계(徐光啓)가 받아쓴 책으로 천주학의 입장에서 아니마’(anima, 亞尼瑪), 즉 영혼에 관하여 논한 철학서이다. 상하 2권으로 1624년 상해에서 출간되었고, 후에 천학초함 총서에 다시 인쇄하여 포함시켰다. 영언여작은 영혼의 존재와 존엄성, 그리고 그의 기능과 우월성에 대해서 4장에 걸쳐 논하고 있다. 특히 1장에서, 아니마는 본래 자재(自在)하는 것이어서 생혼(生魂)이나 각혼(覺魂)과는 본질적으로 구별된다고 하면서 생혼과 각혼은 체()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체가 없어지면 생혼과 각혼도 따라서 없어지지만 영혼은 사람에 있어서 질()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며 그 체()에 의거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죽어도 멸하지 않고, 본래가 자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영혼의 불멸설을 주장한 것이다. 영언여작은 신후담(愼後聃 1702~1761)이 그의 저서 서학변(西學辯)에서 그 내용을 각 편에 따라 하나하나 비판하였고 권철신(權哲身 17361801)은 그의 아우 권일신(權日身 1742~1791)과 더불어 이 책을 보고, 처음엔 허황하여 믿을 것이 못 된다고 배격하였으나, 후에는 흠숭주재(欽崇主宰)의 설, 생혼, 각혼, 영혼의 설과 화기수토(火氣水土)의 설에 타당성이 있어 믿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624년에서 1724년 사이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韓國天主敎會史 論文選集, 1, 한국교회사연구소 참조).

 

9) 미주 36 ‘기독교 영혼창조 시기론의 종류참조.

 

10) 기독교와 진화론

 

진화와 관련된 기독교 교리해석의 입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양승훈 교수, 논문 역사적 아담과 아담의 역사성 논쟁참조).

 

1)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 창조적 진화론) : 지구의 나이, 우주의 나이, 빅뱅, 태양계의 기원, 생명의 기원 등 진화에 대한 일반적인 과학적 합의를 받아들인다. 또 아담은 역사적 인물이 아니고 창세기의 아담 이야기는 유대인들의 신앙을 묘사한 것일 뿐이다.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이자 교회사 교수였던 제임스 오어(James Orr 1844~1913), 프린스턴 신학교의 교수인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 Warfield 1851~1921),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신학자인 토마스 토렌스(Thomas Forsyth Torrance 1913~2007), 영국 성공회 성직자이자 복음주의 운동의 지도자였던 존 스토트(John Stott 1921~2011), 사제이자 생화학자인 아서 피콕(Arthur R. Peacocke 1924~2006), 성공회 사제이자 이론물리학자인 존 폴킹혼(John Polkinghorne 1930~2021), 여러 대학에서 구약을 가르친 월트키(Bruce K. Waltke 1930~),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과학과 종교를 가르친 존 호트(John F. Haught 1942~), 위튼대학 구약학 교수 왈튼(John H. Walton 1952~),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미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Sellers Collins 1950~), 성공회 사제이자 분자생물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McGrath, 1953~), 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과학 및 종교 교수인 데니스 라무뤼(Denis O. Lamoureux 1954~), 미국 이스턴대학 구약학자인 엔즈(Peter Eric Enns 1961~) Trinity Western University 생물학과의 베네마(Dennis Venema) 호남신학대 신재식(1962~)교수 등이 이를 지지한다. 이들 중 몇몇은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단체인 바이오로고스(Biologos, https://biologos.org/)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신진화론은 육체는 진화에 의해 창조되었음에 이의 없으나, 영혼은 즉각적으로 창조되었다는 보수적인 입장과 인간의 영혼도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되었다는 진보적인 입장으로 나누어진다.

보수적인 유신진화론 : 아담의 몸은 진화의 산물이지만 영혼은 하느님의 초자연적인 개입으로 어느 때에 창조되었다는 의견이다. 여기서 창세기 27절의 흙은 유인원에 대한 상징이고 생기(Neshamah)는 영혼의 신적 기원에 대한 상징이다. 오늘날 가톨릭은 이에 근사(近似)한 입장을 보인다. 가톨릭은 육체의 유신론적 진화를 용납(support)하는 한편 신자들은 진화론을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융통성 있는 자세를 견지한다. “하느님께서 창조 과정을 시작하셨고 계속하셨으며 아담과 이브는 실제 사람들이었고 모든 사람의 영혼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보수적 유신진화론을 표준이론으로 정리하면 식물과 동물의 혼은 그저 생명력일 뿐이다. 혼의 진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창세기 1장의 사람의 몸은 진화로 만들어졌으나 그 안에 영생하는 개념의 혼은 없었다. 그러나 창세기 2장의 아담은 1장의 사람이 하느님으로부터 영혼의 부음을 받은 존재로 오늘날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이 된다.

중도적인 유신진화론 : 창세기 1장의 사람은 창세기 2장의 아담과 다른 존재다. 1장의 사람은 하느님의 형상을 부여받은 인류 집단인 현생인류를 말하고 2장의 아담은 약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에 근동지방에 살던 인류의 대표자로서 상징적 존재이다. 표준이론으로 바꾸어 설명하면 “1장의 사람은 각혼까지 진화한 동물수준의 현생인류(homo sapiens sapiens)였고 2장의 아담은 하느님의 네샤마를 받아 지혼이 되어 文明을 연 문명인류(homo civilisátĭo). 그러나 표준이론과 달리 동물의 각혼은 하느님의 직접적 개입 없이는 지혼으로 진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시 지혼으로 진화하지 못한 사람 이외 다른 동물들의 각혼은 사람의 혼으로 진화할 수 없다.

진보적인 유신진화론 : 창세기 2장은 역사적 서술이 아니며 따라서 아담은 실존인물이 아니라고 본다. 창세기 2장은 인간의 인류학적 기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필요를 채우는 분임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다른 고대 근동의 신화와 같이 인간의 기원을 묘사하기 위해 삽입된 내용이다. 이 의견을 표준이론으로 좀 더 구체화 시키면 “1장의 인류창조 이야기는 20만 년 전 하느님께서 호모에렉투스 중 일부의 DNA를 집단적으로 돌연변이 시켜 두뇌용량이 훨씬 큰 호모사피엔스로 진화시킨 일이거나 4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를 현생인류로 진화시킨 일이고 2장의 아담 이야기는 1만 년 전 에덴(상징적인 장소)에서 각혼을 지닌 현생인류 중 일부를 네샤마 사건을 통해 지혼으로 진화시켜 문명인류를 창조하여 그들을 문명의 주역으로 삼으신 일이다.”(미주 25 ‘지혼의 조건(표준이론)’, 미주 44 ‘신영과 혼영의 탄생참조) 표준이론은 여기에 더하여 네샤마 사건으로 인하여 각혼에게 지혼으로의 진화 물꼬가 트인 이후 다른 동물의 각혼들 또한 하느님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지혼으로 진화할 수 있는 메카니즘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창세기를 진보적 유신진화론 입장에서 해석하고 초기 기독교 교리 중 하나였던 윤회론을 기독교에 다시 부활시키면 그 기독교는 표준이론과 과히 다르지 않다.

 

2) 첫 호모사피엔스 이론(First Homo Sapiens Theory) : 아담의 몸은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한 것이 아니라 약 15~20만 년 전에 중동이나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 하느님에 의하여 창조되었다고 한다. 15~20만 년 전이라면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에 나타난 때와 비슷하다. 또 이는 생화학, 진화유전학, 고인류학 등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생인류 중 남성의 공통조상인 ‘Y염색체아담(Y-ChromosomeAdam)’이론과 여성의 공통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Mitochondria Eve)’이론과도 잘 들어맞는 주장이다. 한편 인간의 영혼은 1~20만 년 사이에 하느님의 초자연적인 간섭으로 창조되었다고 한다. 1만 년 전이라면 표준이론에서 하느님께서 호모사피엔스의 각혼을 지혼으로 진화시킨 때와 일치하니 이 역시 그런 면에서 신빙성이 있다. 인간을 제외하고 새로운 종을 하느님께서 기적적으로 창조하셨다는 점진적 창조론(progressive creation)을 받아들이는 이 이론은 전반적으로 기존의 고인류학적 증거와 성경의 기록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영혼의 진화이론과 윤회론만 제외하면 표준이론과도 조금은 어울린다.

 

3) 신석기 농부론(Neolithic Farmer Theory)  : 아담은 6천 년 전부터 1만 년 전 신석기 중기에 에덴에서 농사를 짓던 역사적 인물이었다는 주장이다. 아담 이전에 이미 인류가 존재하고 있었지만(선아담인류론 Pre-Adamites Theory) 진화하는 존재는 아니었으며 다만 이들은 하느님의 형상이 없는 사람이었다. 반면 아담은 하느님이 자신을 계시하신 첫 사람으로 하느님의 형상을 받은 사람이었다. 따라서 신석기 농부설은 인류의 기원과 관련된 연대측정법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 이론은 유신진화를 주장하는 복음주의 학자들 중에 지지자들이 많은데 존 스토트, 패커(J.I. Packer), 벤자민 워필드,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의 지지를 받는다. 이 입장을 표준이론으로 명쾌하게 해석하면 아담 이전의 인류는 몸은 사람이나 혼은 각혼 수준이었고 아담은 하느님이 택하여 하느님의 영적 형상을 준 지혼이었다.”이다. 신석기 농부론에서 현 인류는 아담의 자손이다. 중도적인 유신진화론과 유사하나 다른 점은 신석기 농부론의 아담은 상징적인 인물이 아니라 역사적 인간이었다는 점이다.

 

4) 창조과학(Creation Science) : 성경은 과학적으로도 정확하다는 주장으로 진화론을 비롯한 주요 과학이론을 일체 수용하지 않는다. 하느님이 말씀하시자마자 온 우주가 존재하게 되었기 때문에 즉각적 창조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이론에서는 지구와 우주, 인류가 6천 년 정도 되었다는 젊은 지구론을 주장한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일종이다.

 

11)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젊은 지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창세기뿐 아니라 원죄론과 예수님의 구속사건 등 신약의 주요교리가 무너진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문자주의적 입장만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원죄론이나 구속론을 모두 상징적인 것으로 보면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들로 하느님을 증거하고 무명(無明)에 빠진 영혼들을 구원하러 이 땅에 오신 사실은 변할 것이 없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다. 과학을 예언하는 책은 더욱 아니다.

 

12) 프린스턴 신학교의 교수인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 Warfield 1851~1921)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이자 교회사 교수였던 제임스 오르(James Orr, 1844-1913)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God’s Image in Man)에 대한 1906년 서평에서 심신은 함께 가야지 별개로 따로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인간의 몸은 동물로부터 진화되고 인간 영혼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단번에 창조되었다는 주장은 모순이라는 오르의 주장을 언급했다(백석대 조직신학 박찬호 교수, 논문 벤자민 워필드의 창조론참조).

 

13) 그러나 과학적이고 진보적인 의견을 가슴(양심)으로는 받아들이지만 머리(이해관계)로는 받아들이지 않거나 머리(지성)으로는 이해하지만 가슴(감정)에서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직 보수적인 입장들이 훨씬 우세한 형편이다.

 

14) 1. 현생인류의 공통조상이론‘Y염색체아담이론과 미토콘드리아 이브이론은 웬만하면 학계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운 이론이다. 이는 현재의 인류가 남자는 10~50만 년 전 한 남자로부터, 여자는 15~20만 년 전의 어느 한 여자로부터 기원하였다는 이론이다. 연구에 따라 몇만 년 전이냐에 대한 의견이 서로 갈리지만 현생하는 모든 남자와 여자들이 각각 어느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이다.

2. 자연주의 과학자들은 과학적으로는 부인할 수 없는 결과를 두고 심정적으로는 납득을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남겨진 단 한 가지 해석은 당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나 오늘날 오직 한 남자의 남자 자손과 한 여자의 여자 자손만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다.”라는 옹색하기 그지없는 해석이다.

3. 위 표준이론의 진보적 유신진화론해석은 이러한 공통조상이론도 수용한다. “창세기 1장의 인류창조 이야기는 20만 년 전 하느님께서 호모에렉투스 중 일부의 DNA를 집단적으로 돌연변이 시켜 두뇌용량이 훨씬 큰 호모사피엔스로 진화시킨 일이거나 4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를 현생인류로 진화시킨 일이고 2장의 아담 이야기는 1만 년 전 에덴(상징적인 장소)에서 현생인류 중 일부의 몸과 마음을 네샤마 사건을 통해 지혼으로 진화시켜 인류문명의 주역으로 삼으신 일이다.” 영적설계에 의한 집단적인 돌연변이는 오늘날 과학으로는 한사람의 돌연변이로 보일 것이다.

4. 농경문화가 시작된 10,000년 전 지구 전체 인구는 약 5백만 명으로 추산된다(6.2.1. ‘영의 탄생시기와 유래참조). 그런데 그 인구 중 얼마가 네사먀 사건의 대상이었는지는 불확실하나 이승에서 일순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저승에 중음계를 설치하여 생기계의 각혼을 지혼으로 승격시킨 다음 몇 세대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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