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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불교의 인간론 內 오온과 식(識)의 인간론’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3/23 [08:48]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불교의 인간론 內 오온과 식(識)의 인간론’

정영부 | 입력 : 2023/03/23 [08:48]

불교의 인간론

 

불교의 인간론에 대해서는 이미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언급을 하였다. 불교는 윤회의 종교임에도 혼을 혼이라고 하지 못하고 영을 영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자승자박에 갇혀 윤회를 믿는다는 말도 떳떳이 못한다. 본 절에서는 불교의 인간론을 조명함으로써 이 문제점을 종합하여 다시 한번 살펴보려 한다.

 

우선 불교는 공식적으로는 혼과 영을 인정하지 않는다. 표준이론의 윤회혼 또는 아()라고 이해되는 존재를 불교에서는 아뢰야식이라고 하는데 아뢰야식은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외부 물질세계와 이를 인식하는 인간의 감각기관이 만들어 낸 식()이라는 허구(虛構)에 기반한 존재다. 그러니 아뢰야식도 사실 허구다. 이 허구체에 업()이 담겨 윤회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법무아(諸法無我)(1). 그러나 무아든 유아든 아뢰야식이 윤회의 주체이니 이는 표준이론의 윤회혼과 같다. 다만 표준이론의 윤회체인 윤회혼은 수십억 년 동안 생기가 몸과 조응하며 진화하여 탄생한 존재인 데 반하여 불교의 아뢰야식은 진화로 만들어진 몸의 감각기관이 물질계를 인식하여 만들어 낸 허구에 업이 담긴 존재 아닌 존재이다. 이것이 표준이론과 불교의 인간론이 갈리는 첫 번째 지점이다.

 

표준이론에서 혼이 열반하면 혼영으로 진화한다. 불교의 아뢰야식도 열반하면 아라한이 된다. 오온에 의해 조성된 의식에 불과한 허구체가 환생에 환생을 거듭하고 수행에 수행을 더하여 계위를 높이더니 성문사과의 각 단계를 거쳐 마침내 무명에서 깨어나는 열반을 함으로써 영생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표준이론의 혼영은 영이 된 뒤에도 이승에 환생(부임)하여 이승의 삶을 산다. 불교의 아라한과 보살도 환생하여 중생을 제도한다. 다만 표준이론의 혼영은 지구에만도 7억 명이 넘는다. 이들은 인간의 혼과 한 몸에서 더불어 산다. 불교의 아라한과 보살은 아뢰야식과 한 몸에서 사는 흔한 존재가 아니라 거의 신적 존재로 추앙받으니 여기에서 불교와 표준이론은 두 번째로 갈리게 된다. 그러나 불교에서도 보살의 수는 알게 모르게 많다. 오죽하면 여자신도를 보살이라 부르겠는가. 게다가 아라한도 인간이니 그 화신하는 몸에 욕망과 감정과 지성의 존재인 아뢰야식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어찌하여 무아이자 존재 아닌 존재인 아뢰야식이 윤회를 통해 수행정진하여 신적인 존재로 변화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불교의 오의(奧義)이자 오의(誤義)인 무아윤회를 중심으로 하여 불교의 인간론에 대하여 좀 더 살펴보자.

 

오온과 식()의 인간론

 

전술한 바와 같이 불가(佛家)에서는 사람의 구성요소로 색((((()의 오온(五蘊)을 말한다. 우선 색은 몸이고 수는 육체의 감각이며 나머지 상··식은 마음의 작용인데 상은 감성(感性), 행은 욕망(慾望), 식은 의식(意識) 정도를 의미한다.(2)

한편 의식을 성립시키는 열여덟 가지 요소인 18()는 의식이 어찌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18()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육근(六根)(3)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그리고 육근의 각각에 오온의 을 붙인 육식(六識)(4)을 더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육식의 마지막 식인 제6식 의식(意識)이 아()의 시작이다. 따라서 아()는 무상한 오온에 기인하니 역시 무상(無常)하다고 가르친다. ()의 구체(具體)가 마음이라면 지금 우리의 이 마음은 오온에 휘둘리는 실체도 가치도 없는 헛것이다.(5)

 

오온과 식의 표준이론적 의미

 

18는 몸 밖에 있는 육경을 제외하면 육근과 육식의 12로서 말만 복잡하지 12계는 표준이론의 감각의 생기체감성과 욕망의 하위정신체의 합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위의 불설을 표준이론식으로 풀어보면 생기체는 감각기관으로부터 자극을 입수(入手)하여 감성(感性)을 만들고 정신(精神)은 이를 기반으로 형성되므로 정신은 감각에 좌우되어 변화하고 생멸할 수밖에 없으니 그 실체가 없는 것이고 따라서 정신을 주요 구성요소로 하는 마음 역시 허상이다. 그러므로 마음으로서의 아()는 실체가 없는 무상한 것이다가 된다.

 

그러나 이미 설파한 바와 같이 사람은 혼과 육의 구성체가 아니라 영혼육의 구성체이고 역시 오온의 식()이 의식(意識)으로 이어져 만들어지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6)의 실체는 혼과 영으로서, 혼은 오온의 감각과 감성 그리고 욕망 외에도 욕구, 감정, 지성, 사단, 지혜, 예지 등 수많은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영은 혼이 다시 진화한 존재이거나 하느님께서 자신을 덜어 내어 하나하나 친히 지으신 존재다.

 

또 미주 38 ‘부처님의 유물론(唯物論)과 표준이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佛說에서 오온에서 비롯한 제6식이 제7식의 자의식으로 발전한다는 의미는 동물의 혼인 각혼(覺魂)이 군혼(群魂)상태에서 개체화(個體化)하는 것을 의미하고 다시 ‘7식이 번뇌와 에 시달리면서 을 쌓고 이를 장()하여 다시 8식으로 진화하는 것은 사람의 혼인 知魂이 탄생하여 윤회에 이르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오온에서 7식이 태어나서 윤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佛說은 표준이론의 근간인 영혼의 생물학적 진화에 의한 탄생과정을 달리 설명한 것일 수 있다. 이때 無明의 이치를 깨우침은 영혼육의 이치를 깨우침이고, 번뇌를 멸하고 고()에서 벗어나는 열반은 혼이 영이 되는 일(靈化)이며, 의 피안(彼岸)自他가 따로 없는 一元의 천국이고 부처가 된다는 의미는 하느님과 합일하는 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또 제6식은 축생의 혼인 각혼(覺魂)수준의 식으로 이드, 하위자아, 하위정신로 볼 수 있으며 제7식은 자의식을 갖춘 사람의 혼인 지혼(知魂)수준의 식으로 에고, 자의식의 자아, 상위자아, 상위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6식과 7식 그리고 8식을 모아보면 마음의 흐름에서 주체가 되는 존재로서 이드와 에고의 정신체에 양심체까지 갖춘 윤회혼이다.

 

천국과 불교의 정토사상

 

불교의 정토(淨土)사상은 고타마 부처님이 힌두의 영()인 아트만을 부정하며 세운 이정표 때문에 길을 잘못 든 불교가 진실과 타협하여 불교에 타력신앙(他力信仰)의 여지를 수용하여 만든 많은 산물 중 하나이다. 자력신앙(自力信仰)인 선종에서는 정토사상을 자신의 힘으로 깨달음을 실현할 수 없는 나약하고 죄장(罪障)이 두꺼운 범인(凡人)을 의식하여 만든 대승만의 독특한 사상이라고 폄훼하나 힌두에서 떠나올 때 애써 지운 아트만의 추억이 죽지 않고 되살아난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정토사상은 신을 긍정하는 사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하고 자연스럽다. 섭리이고 진리이기 때문이다. 실천과 이에 상응하는 은총 그리고 과 정토(淨土)의 양립이 진정한 구도의 길이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응신(應身)이듯 석가모니 부처님도 비로자나 부처님의 응신이 아닌가. 그리고 비로자나 부처님은 본초불의 화현으로 모든 만물이 이 부처님에게서 탄생한 것 아닌가.

 


<註釋>

1) 여기서 법(, dharma)존재라는 의미로, 제법(諸法)일체 모든 존재이다.

 

2) 불가에서는 혼(마음) 중에 의식이나 정신만 주로 강조하고 양심은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제9식 아말라를 말하지만 표준이론이 보기에 아말라식은 영이다.

3)

1. 육근은 육입(六入)이라고도 한다. 감각기관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주위의 자양분을 받아들여 여섯 가지로 분화된다. 여섯은 눈, , , , , 마음(, , , , , )이다. 불교 유식론에서는 심관(心管)인 의()를 감관(感官)으로 본다(서정형, 밀린다팡하, 해제).

2. 유식에서 심관(心管)인 의()가 감각기관인 이유는 그래야 심관과 심관에서 비롯한 식들이 모두 허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관이 감각기관이 되려면 마음()은 생명력인 생기체여야 한다. 이는 이미 언급한 대로 많은 사상에서 나타나고 있는 생각인데 다만 그들은 생명력을 뺀 마음의 다른 요소인 감성, 욕망, 욕구, 감정, 지성, 사단, 지혜, 예지를 영 또는 혼의 기능으로 이해하고 있어 로서의 영과 혼을 부인하는 불교와는 전혀 다른 논리구조를 갖고 있다(8.4. ‘원불교의 영기질 인간론참조).

3. 영도 없이 마음을 몸에 가져다 붙인 사상은 유식을 빼고는 고대유대교의 육일원론뿐인데 그들도 조로아스터교로부터 부활사상을 배워 육에 붙은 마음이 명종 후 심판받고 부활하면 영이 된다고 믿어 결국 영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4. 결국 허구(虛構)라면 불교의 유식론이 허구다. 실상을 허상이라고 하는 허구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불교가 유식론적 무아론에 집착한다면 불설에서 순세외도(順世外道)라고 폄하하는 lokāyata의 유물론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4) 육식이란 육근이 육경과 접촉하여 일어난 인식작용의 주체를 말하는 것으로,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의 여섯이다.

 

5) 불설은 설()마다 수많은 구성품을 휘황찬란하게 나열하여 정교한 논리를 갖춘 듯하며, 실지로도 직관에 의한 자연과학이라고까지 스스로 자부하는 도 있는데 승으로서 합당한 주장인가?

 

6) 불교의 유식학은 18() 중 육식(六識)의 마지막인 의식(意識)6식이라 하고 이에 이어 자의식인 7식 말나식을 만들어지고 다시 의식의 기억과 업의 창고인 8(아뢰야식)이 만들어지는 단순하되 그만큼 명료(暝遼)한 논리를 주장한다. ()이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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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깐타 2023/04/27 [09:03] 수정 | 삭제
  • 영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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