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종교 막론, 시대 막론 풍수와 무속에 얽매이는 정치인 등 현대인들

신민형 | 기사입력 2023/04/06 [17:40]
이재명 부모 묘소 훼손, ‘흑주술(黑呪術)-백주술(白呪術)’ 논란서도 드러나

종교 막론, 시대 막론 풍수와 무속에 얽매이는 정치인 등 현대인들

이재명 부모 묘소 훼손, ‘흑주술(黑呪術)-백주술(白呪術)’ 논란서도 드러나

신민형 | 입력 : 2023/04/06 [17:40]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부모 묘소에 박혀있던 정체 모를 돌.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비하.비난만 하지 말고 심성 깊숙이 자리잡은 민속신앙임도 떳떳히 인정하자

어느 종교나 기원과 기도에는 주술이 담겨있다...逸脫 안하면 다 좋은 신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의 반전이 흥미롭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에 경북 봉화군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서는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한 달이 안돼 흑주술(黑呪術) 아닌 기를 보충하는 백주술(白呪術)임이 밝혀졌다.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를 연구 하는 이모(85)씨는 6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61일 지방선거 3일 전인 5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작업을 했다고 토로한 것이다. 이씨는 이 대표 선대 묘는 기가 많았으나, 이 대표 부모 묘소는 방향이 잘못돼 기가 약하다고 진단했다강진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강진군 대구면에서 돌덩이 6개를 가져가 날 생()’, ‘밝을 명()’, ‘기운 기()’ 한자를 새겨 봉분 가장자리에 묻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뿐 아니라 수사를 촉구한 민주당도 머쓱해졌다. 반면 이 시대에 무슨 풍수 테러내며 반박하던 반대진영은 쾌재를 부른 해프닝이었다.

 

풍수와 무속 등 민속신앙을 미신’ ‘미밍이라고 비하. 비난하면서도 내로남불, 막상 자신의 문제에서는 그에 의존하는게 현실이다. 하물며 이를 가장 금기시 하는 목사와 신부들도 은연증 그런 습성에 젖어 있고 때론 그런 주술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도 한다.

 

어느 종교나 시대를 막론하고 특히 정치인들이 풍수와 무속에 심취되게 마련이었다.선거철이 가까워지면 용하다는 점집에 정치인들이 드나든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후보들의 관상을 비교하는 일은 부지기수이고, 풍수지리에 따라 조상의 묘를 이장했거나 선거사무실을 옮겼다는 일화는 숱하게 전해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1017일 유신 조치를 단행하기 전에 용하다고 소문난 점술가로부터 날짜를 받아왔다는 소문이다. 1987년 제13대 대선 날짜도 당시 전두환 정권의 청와대와 여당이 점술가에게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날짜를 물어 결정한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조차 지난 2012년 풍수학계에서 유명한 황영웅 교수에게 현충원에 아직 좋은 자리 남아있나라며 묏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 고 손석우 옹이 잡아 주었다는 용인시 이동면 묘봉리의 김대중 전 대통령 선친 묘소

  

천주교 신자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네 번째 대권 도전을 2년여 앞둔 1995년 전남 신안에 있던 아버지 묘소와 경기도 포천에 있던 어머니 묘소를 경기도 용인 봉리산에 함께이장했다.당시 그 터는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오는 명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DJ의 경쟁자였던 이회창 당시 후보는 그 뒤 세 차례나 조상 묘를 이장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희망 열리는 나무’ 오방낭 제막식에서 메시지를 낭독하는 모습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225일 취임식에 우주와 인간을 이어주는 기운을 지녔다는 오방낭을 등장시켰다.

 

▲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손바닥 ‘왕(王)’자 등 ‘무속’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무속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손바닥에 적은 ()’자가 발각되면서 주술 논란에 휩싸였고, 천공스승이나 건진법사 같은 역술인과 관상가 노병한,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 등과의 친분관계가 있는 역술인 관상가들이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 행동에 대한 우려보다는 그들의 행동을 은폐, 부인하며 상태방측의 행동을 들춰내 비난대상으로 삼는게 더 가증스럽다. 풍수와 무속을 비난만 하지 말고 우리 심성 깊숙이 자리잡은 민속신앙임도 떳떳히 인정하지 못할까. 적어도 남을 헐뜯는 도구로 이용하진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사회적인 규범으로부터 벗어나고 남에게 해를 기치는 일탈을 일삼는 정통 종교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상황에서 일탈하지 않은 민속신앙의 기도와 기원은 오히려 순수하지 않은가. 어차피 미망, 미혹에 젖게 되는 현대 종교보다 우리 조상 할머니들의 순수한 신앙이 더 아름답게 생각되는 것은 왜일까?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