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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⑳ 인류평화, 불교에서 해답을 찾자!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5/15 [08:15]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불교철학의 실천화가 중요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⑳ 인류평화, 불교에서 해답을 찾자!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불교철학의 실천화가 중요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5/15 [08:15]

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서 다소 논리적이다. 논리적이란 말은 다시 말하면 추상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는 의미도 된다. 불교는 본래 실천적인 종교이다. 인도에서 부파불교시대를 거치면서 철학적인 논쟁의 시대가 있었다. 부처님이 설한 담화(談話) 보다도 수 백 배의 담론(談論)이 전개됐다. 이런 전통위에 대승불교가 출현하면서 중관 유식 사상이 쌍벽을 이루면서 발전해 왔다. 초기불교 시대의 교리나 이론을 확장하여 발전시킨 논리적 철학적 체계에 의한 심화였지만, 결국에는 중관 유식사상이란 철학적 논리가 정립되었다.

 

▲ 지난 4월 21일 뉴델리 아쇽 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불교정상회의’ 상가세선에서 한 티베트 라마가 연설하고 있다.  © CRS NEWS

 

이번 국제불교연맹(IBC)에서 주관한 '세계불교정상회의'의 주제는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불교-불교철학의 실천-’이었다. 승가와 학술 두 세선(session)으로 나눠서 관점을 조망하면서 견해를 나누는 그런 시간이었다. 불과 한 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105년 단위로 국제불교계도 급변하고 있다. 세계불교도우의회나 세계불교승가회가 매우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총회를 운영하는 반면, 국제불교연맹은 진행방식이나 관점이 다르다. 국제불교연맹은 세계불교계가 지혜를 모아 한 목소리를 내자는 모토에서 출발한 것이다.

 

▲ 아카데미 세선에서 한 서양 출신 승려가 연설하고 있다.  © CRS NEWS

 

이제 불교는 동양의 종교 또는 동양인의 불교가 아니다. 서양불교와 서양인의 불교가 이미 되어 가고 있다. 인도불교 시대에는 빨리어와 산스크리트어가 경전어로서 미디엄 언어였다. 빨리어의 한계는 문자가 없었다는 것이었으며, 구전에 의한 암기였으며 구송(口誦)이 방법이었다. 북전불교는 경전어가 산스크리트어로서 편집된 경전이 주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전파되었다. 중국에 한역되기 전에 페르시아를 사용하는 민족들에 의해서 불교가 수용되었고 이들이 먼저 중국에 전해주었다. 중앙아시아는 물론 인도에서 저작된 거의 모든 산스크리트어 전적들이 한역되었다.

 

▲ 달라이 라마가 설법하고 있다.  © CRS NEWS

 

티베트의 경우는 인도에서 산스크리트어 불교가 바로 티베트 고원에 이르렀다. 인도에서 사라진 산스크리트어 불전이 다시 티베트어에서 산스크리트어로 번역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티베트어 경전이 영역(英譯)되고 있어서, 머지않아 불교는 영어권 사람들에게 상좌부와 대승 티베트 경전이 모두 번역되어질 전망이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수상이 불교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하여 연설하기 전, 선물을 증정 받고 있다.  © CRS NEWS

 

인도정부는 힌두교 정부라고도 할 수 있지만, 종교정책에 있어서는 비교적 다 종교 정책을 펴고 있다. 모든 종교에 지원정책을 베풀면서 사회와 공익을 위하는 종교단체에게는 어느 정도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불교의 경우, 1천 여 개의 단체가 혜택을 입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수상도 개회식에 참석해서 불교성지를 중심으로 순례와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모디 수상은 힌두교도이지만 불교에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부처님의 자비사상이 으뜸이라고 친 불교성향의 연설을 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단순한 립 서비스나 덕담 차원을 넘어서 그는 불교사상에 관심이 많고 어느 정도 불교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모디 수상의 고향 구자르트 바드나가르는 한 때 불교가 왕성했던 지역이었다. 모디 수상은 차() 상인이던 아버지를 도우며 성장했다. 모디 수상은 하층민카스트에 속하는 간치(상인) 출신인데, 바이샤와 수드라 사이에 있는 극히 낮은 계급이다. 그래서인지 불교에 호감을 갖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는 주 지사 시절부터 그의 고향에 대규모 불교성지 관광단지를 조성해 오고 있다. 그의 고향은 고대시대에 중국의 인도 구법승 현장이 방문할 정도로 이름난 아나르타푸라(아난다푸라)였다. 현장 법사는 서기 640년에 이곳을 방문했으며, 역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알렉산더 커닝엄은 아난다푸라를 바드나가르 마을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마을은 2022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추가되었다. 

 

▲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발표자들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CRS NEWS

 

아마도 모르긴 해도 향후 세계불교기구 가운데 국제불교연맹이 주목 받을 것이라고 본다. 공용어는 영어이며, 서구 출신 승려와 학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으며, 회의의 수준과 질이 상당히 격상되었음을 말하고 싶다. 세계불교모임에서 영어가 공용어이며, 참석자들의 90%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데에 이 국제기구의 위상을 말해 주고 있다.

 

한국불교가 이제 전법을 선언하고 있는데, 물론 국내 포교에는 영어가 필요 없겠지만,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이다. 포교전법이란 국내에서만 잘 이루어진다고 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다. 국제포교도 잘 되어야 상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이런 국제대회에 참가해 보면 젊은 승려들의 영어 실력은 대단하다. 우리 불교도 이런 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국제 불교 교류와 전법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불교의 원류를 추적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불교가 아직도 세계불교에서 확실한 구역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우리가 국내에서 최고라고 외쳐봐야 국제불교사회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과 몽골 국립대학교 뎀브릴 교수.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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