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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7)’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5/26 [07:53]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7)’

정영부 | 입력 : 2023/05/26 [07:53]

아스트랄체와 아스트랄계

 

신지학에서는 에테르체와 멘탈체 사이에 아스트랄체(The Astral Body)가 있다. 아스트랄이란 ‘Astral’에서 ‘Star’라는 단어가 나온 것처럼 별()을 뜻한다. 그래서 아스트랄체를 구태여 번역하려면 성기체(星氣體)라고 한다. 이 용어는, 영혼이 지구에 하강할 때에는 항상 恒星이 고착되어 있다는 가장 바깥쪽의 천구인 항성천을 거치는데 그때 거치는 별자리가 동양의 사주(四柱)처럼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성술적인 믿음에서 서양에서 영적 세계와 관련되어 자주 쓰였다. 또한 아스트랄계는 신플라톤주의, 중세의 밀교철학과 신비종교 등에서 사람이 태어날 때와 사후의 영혼이 교차하는 항성천의 세계인 항성계로 천사, , 기타 비물질적 존재가 거주하는 세계로 생각되었다. 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사후 심판의 날까지 무덤에서의 삶인 바르자크(barzakh)Lurianic 카발라에서 하급영인 루아흐가 가는 예치라(Yetzirah)의 삶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도 이해되었다.(1)

 

19세기 들어 아스트랄은 신지학과 장미십자회(Neo-Rosicrucianism)에서 다층적 저승론을 설명하면서 채용하면서 대중화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멘탈계(2)란 항성천 이전 세계인 영계(3)정신적인 세계란 의미에서 신지학에서 채용한 것이다.

 

신지학에서 아스트랄체는 다층적 저승구조에서 가장 하위층인 아스트랄계에서 근원한 로서 지성(intelligence), 자아(ego), 감정(feeling), 정신(mind), 감각(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행위(출산, 배설, 말하기, 걷기, 수공예) 그리고 생명력의 기능이 있다고 한다.(4) 또 인간은 아스트랄 차원의 오라(aura), 즉 에너지장을 갖고 있는데 이는 위에 나열한 기능들의 현현(顯現)이다. 생명 또는 생명 에너지가 에테르계의 특성인 것처럼, 느낌(감성)과 감정(욕망)은 아스트랄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5) 아스트랄체는 에테르체를 통하여 육체에 삼투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감정과 육체는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활동한다. 옴넥 오넥(6)은 그의 저서 나는 금성에서 왔다에서 금성은 아스트랄의 세계이며 아스트랄계는 감정의 세계로서 물질세계처럼 사람과 산, 나무, 집과 도시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지학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이차크 벤토프는 그의 저서 우주심과 정신물리학에서 심령체들은 보통의 감각기관으로는 발견이 불가능하다 하며 각 신체들은 고유의 진동수를 가지고 그 진동수에 해당하는 차원과 상호작용 하도록 도와주는데 이 신체들은 육체의 경계선 너머까지 뻗쳐 있다고 한다.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것은 아스트랄체인데, 그 이유는 그것이 물질에 가장 가까운 진동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스트랄체가 육체로부터 약 40~60cm 사이에서 사람을 감싸고 있다고 말한다. 벤토프는 아스트랄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더하고 있다.

 

1) 아스트랄계는 물질계의 모든 존재들, 이를테면 광물, 식물, 동물 그리고 육체가 있는 인간, 육체가 없는 인간 등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하나의 광대한 차원계다.

2) 사람은 수면 시에 아스트랄에서 활동한다. 실제로 우리는 매일 밤 꿈을 통해, 특히 하룻밤에 5회 정도 일어나는 렘수면 중에 그곳에 나타난다. 여기서 우리는 다가올 사건들의 예고편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죽어서 다음 차원으로 갔을 때 그 차원에 적응하는 데 충격을 받지 않도록, 미리부터 우리를 그 차원에서 활동하는 연습을 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7)

3) 의식으로서의 인간 개체는 환생할 때마다 더 높은 수준에서 태어난다. 물질 차원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전부 배웠을 때, 그는 아스트랄 영역으로 옮겨 가서 다시는 물질적 존재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는 신지학에 유란시아류의 윤회론을 더한 아이디어 차원의 의견이다.

4) 아스트랄계에서는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나 표준이론에서 아스트랄계는 정묘한 기로 이루어져 물질과 공간의 효율이 높으므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시간 자체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8)

5) 아스트랄계까지 이끌어 주는 명상기법은 많지만 보호도 받지 않은 채로 아스트랄계에 가는 것은 삼가야 한다. 육체와 아스트랄계의 경계 구역에는 질 낮은 존재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죽었다고 해서 인격이나 지성이 바뀌지는 않는다. 이들이 순진한 여행자를 공격한다.

 

레스트 레븐슨은 육체란 아스트랄체의 똑같은 카피일 뿐이라고 한다. 우리가 육체로부터 벗어나더라도 모든 것이 똑같기 때문에 만약 사자(死者)가 물질 세상에 대해 집착을 한다면 육체에 있을 때와 똑같은 일들을 하려 할 것이고 집착이 없다면, 아스트랄체의 삶에 훨씬 더 쉽게 적응할 것이며 더 자유롭게 될 것이라고 한다.(9)

 

아스트랄체에 대한 이러한 진술들을 보면, 표준이론에서 아스트랄체에 대응하는 체는 하위정신체인 이드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그런데 이드는 욕망과 감성의 체이다. 이와 달리 위의 어느 진술은 아스트랄체가 상위정신체의 기능인 지성(intelligence), 자아(ego), 감정(feeling) 등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생기체의 기능인 감각과 생명력의 기능까지 겸비한다고 하니 이는 혼의 기능을 모두 나열한 것이지 아스트랄체만의 기능을 진지하게 고려한 말이라고 볼 수는 없는 진술이다.(10) 다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아스트랄체는 감성과 욕망의 하위정신체와 대응되며 혼의 수준으로 치면 하위급 혼인 유한혼(有限魂)과 비슷하고 또한 아스트랄계에 해당하는 저승을 표준이론에서 찾으면 중음계다. 중음계는 자아수준 2단계 미만의 하위급 혼들이 49일 동안 머물며 환생을 대기하는 곳이다.

 

표준이론 중 아스트랄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사람이 죽으면 혼은 정신체와 양심체 중 에센스만 모여 윤회를 위한 윤회체를 구성한다. 이러한 윤회체를 티베트불교(사자의 서)에서는 바르도체(中陰身)라고 부른다. 불설에서 중유의 존재는 일종의 영혼신(靈魂身)으로서 혈육으로 보유되는 존재가 아니라 의식으로 성립되며(11) ()을 음식으로 하기 때문에 건달파(乾闥婆)라고도 한다.(12)

 

표준이론에서 윤회체의 7할 정도는 영속혼이 아닌 유한혼으로 하급혼이다. 이 하급혼은 죽어서 중음계로 간다. 영속혼은 결속력이 강하고 구성인자가 조화로워 다시는 깨어지지 않을 혼으로 공인받은 혼이다. 반면 유한혼은 영생(永生)이 보장되지 않은 혼이다. 유한혼에는 윤회 시 전생의 혼이 그대로 환생하는 단일혼이 있고, 업이 많은 혼으로서 구성부분 중 질이 떨어지고 혼의 다른 부분과 궁합이 안 맞는 부분은 도려내어 생기계로 내려보내고 쓸만한 부분들로 다시 뭉친 복합혼이 있다. 유한혼 중 전생에 업을 심하게 쌓은 혼은 명종 후 산산이 흩어져 소멸하는데 그래도 좀 나은 혼은 두세 개로 나뉘어 몹쓸 부분은 버리고 다른 혼의 조각들과 새로운 윤회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혼이 영으로 진화하려면 영혼이 될만한 양질의 기 그리고 서로 궁합이 맞는 기로 뭉친 기덩어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생에서 업의 때를 잔뜩 묻혀 돌아온 혼 중 재정비(再整備) 정도로는 감당이 안 되는 혼은 분해하여 재조립(再組立)되어야 언젠가 영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니 마땅한 처사다. 티베트 고승의 환생자인 린포체(또는 툴쿠)의 혼도 분할하여 두세 개로 나뉘어 환생하는 경우(13)가 있을 정도이면 하급혼인 유한혼 중 복합혼이 45%라는 것은 당연한 수치다. 산산이 흩어진 혼이나 몹쓸 혼 조각은 생기계로 내려간다. 갱생의 길을 가는 것이다. 따라서 복합혼은 진정한 윤회체가 아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의 전생기억이 매우 많고 다양하며 기억이 짬뽕된 이유 중 하나는 복합혼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다.

 

신지학의 의견을 반영하여 표준이론입장에서 아스트랄계를 묘사해보면

 

1) 사람이 집착이나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죽게 되면 이로 인해 한동안 자신이 죽은지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되는 곳이다.(14)

2) 하급혼인 유한혼이 모이는 곳으로서, 많은 혼이 이합집산하여 흩어지거나 찢어졌다가 다시 하나의 혼을 구성하여 복합혼이 되는 곳이다.

3) ‘영속혼나아가 혼영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교육받는 곳이며 환생하여 어떤 인생을 살지 계획을 짜고 그 승인을 받는 곳이다.(15) 그러나 아스트랄계는 혼계의 가장 외곽으로 심지어 사자의 서에서는 밝은 빛에도 못 미치는 곳이라 하니 심령계나 준영계처럼 심도 있고 조직적인 교육을 받는 곳은 아닐 것이다.(16)

4) 생기계에서 오랫동안 발전을 거듭해 온 동물의 혼인 각혼도 생기계에서 승급하여 중음계로 오면 사람의 복합혼 또는 단일혼으로 태어날 기회를 얻는다.

 


<註釋>

1) 영문 위키, Plane, esotericism 참조

 

2) mentalman(마음)이라는 산스크리트어에서 기원하였다는 의견도 있다.

 

3) 표준이론에서 영계는 영만이 갈 수 있는 영의 세계이지 혼의 세계가 아니다. 꼭 이름을 붙이고 싶으면 그냥 저승의 세계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또 사전(辭典)적으로 저승을 통틀어 영계라고 하는 만큼 여기서는 그런 의미로 썼다.

 

4) 아스트랄체(하위정신체)에 에테르체(생기체)의 기능인 감각, 행위, 생명력의 기능이 있다고 함은 신지학에서는 아스트랄체가 에테르체를 통하여 육체에 삼투하여 작용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리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5) 표준이론에서 감정은 상위정신체(에고)가 가지는 기능이다. 상위정신체를 신지학에서 찾는다면 하위멘탈체다. 따라서 여기서 감정은 표준이론에서 하위정신체의 기능인 慾望을 의미한다.

 

6)

1. 옴넥 오넥(Omnec Onec)1955년 금성에서 UFO를 타고 직접 지구로 왔다고 주장한다. 오넥은 1991년에 나는 금성에서 왔다를 써서 자신이 외계인으로서 신분을 숨긴 채, 미국에서 7세에 교통사고로 죽은 쉴라라는 여자아이의 이름을 대신 사용하며 살아왔다고 밝혔다. 지구에 와서 결혼해서 낳은 4명의 자녀들이 있으며,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금성의 정보와 지혜를 전하는 영적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2. 그의 주장대로 금성이 아스트랄계라면 금성이 불교의 욕계6천처럼 이승적 저승에 속한다는 뜻이니 그의 다른 주장은 언외로 하고 이 부분은 신지학의 주기론을 흉내 낸 상업적 진술이다.

 

7) 수면 중 혼과 영의 유체이탈에 대하여

여기서는 유체이탈(幽體離脫)이란 용어보다 육체이탈(肉體離脫)이 어떤가 한다. 幽體離脫이란 혼이 유령과 같은 몸의 상태로 변하여 육체를 이탈한다는 의미인데 엄밀히 말하면 혼은 원래 유체이니 혼이 몸을 떠나는 일을 표현하는 용어로는 肉體離脫이 더 맞겠다. 특히 영은 유체가 아니니 더욱 육체이탈이 적합하다. 그러나 유체이탈이란 용어가 이미 정착되어 있으니 이 책에서도 유체이탈이라고 쓴다.

1. 표준이론에서 보면 아스트랄계란 사람의 지혼 중 유한혼(복합혼, 단일혼)이 모이는 저승으로 중음계다. 여기는 사람의 혼이 죽어서가는 곳이다.

 

2. 혼이 전부 幽體離脫하면 그 사람은 죽는다. 사람이 죽으면 영이 맨 먼저 빠져나가고 혼은 그다음이다. 혼도 마음체(윤회체)가 먼저 빠져나오고 생기체는 그다음에 빠져나간다.

 

3. 따라서 표준이론에서는 원칙적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혼은 몸을 이탈하지 못한다. 다만 생명력인 생기체만 빼고 윤회체는 잠시 몸을 빠져나갈 수 있다. 유체이탈이 그것이다. 그 잠시 동안 혼은 몸 주변을 배회하거나 기껏해야 리사 윌리엄스가 말하는 빛의 터널직전까지만 다녀올 수 있다. 또 의도적인 유체이탈의 경험은 추천할만한 일이 아니다. 섭리에 어긋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지학자 등과 오컬트에서는 혼의 유체이탈과 아스트랄계 여행(astral projection)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아스트랄계는 의도적 유체이탈, 명상, 만트라, 근사체험, 자각몽 또는 기타 수단을 통해 의식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고 한다. 선도(仙道)에서도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면 양신(陽神)을 통하여 선계(仙界)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5.1.2.3.10. ‘우리나라의 합일사상참조).

 

4. 유체이탈은 혼보다도 영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의 유체이탈은 의미 없다. 우선 영은 물성이 없어 가 아니기 때문에 幽體도 없다. 또한 영의 이동은 물질적 이동이 아니므로 영은 절차와 경로를 통하여 어디를 오고 가는 존재가 아니다. 필요하면 아무 데나 있을 수 있다.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동시에 여러 군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영이 몸을 떠나는 일은 수면 시에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각성 시에는 전혀 기억을 못해 그 내용을 알 수 없으며 최면에 의해서도 그 정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영은 몸을 떠나 아스트랄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영계(신지학의 붓디계 이상)에 가거나 이승의 친구 영을 찾아간다. 또는 몸에 남아 영계에서 오는 친구를 맞기도 한다. 신지학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리드비터는 신지학대의에서 사람들은 종종, 어떻게 지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천계의 사자(死者)들과 통신할 수 있는지 묻곤 한다. 사실상 우리의 고급자아는 수면 중 천계의 존재들과 통신하고 있다. 단지 저급 자아의 베일 속에 갇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저급자아(하위 마나스)는 표준이론의 상위정신체로 에고다. 고급자아(상위 마나스)는 신지학의 영인 아트마-붓디-마나스의 인간모나드에 속한다. 영이 수면 중 한 일은 혼의 기억장치인 혼뇌는 당연히 알 수 없다. 이는 영만이 기억하는 내용인데 영 역시 각성 시에는 몸뇌와 혼뇌에 사로잡혀 기억하지 못한다. 한편 블라바츠키 또한 아스트랄계로 간 혼(에텔아스트랄유령, 표준이론의 생기체유령)과는 교신할 수 있으나 붓디 아트마와 결합하여 영계에 들어간 혼과는 교신할 수 없다고 한다.

 

8) 오컬트에서는 저승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이승과 전혀 다르다거나 아예 저승은 시공을 초월한 4차원, 5차원의 세계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근거 없는 말이다. 특수상대성원리로 인하여 시간과 속도와의 관계가 밝혀져 시간이 상대적임이 물리적으로 증명되자 그 논의는 여러 분야에서 팔려나가 애용되었는데 그들은 그 애용자들 중의 하나다.

 

9) 레스트 레븐슨, 궁극의 자유를 위한 열쇠참조

 

10) 아스트랄체의 기능에 대해서 다른 신지학자들은 지성이나 정신 등의 기능을 멘탈체의 기능으로 보는 등으로 서로 의견이 다르다. 어느 기능이 어디에 속하느냐를 정확히 이론 통일을 할 주체가 없어서다.

 

11)

1. 의식체라는 표현은 윤회체인 8식 아뢰야식이 7식인 자의식의 말나식에 근거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언사다.

2. 구사론(俱舍論)에서는 중유를 설명하되 중유는 후생의 본유(本有)와 같은 형상을 가진다. 욕계의 중유는 천안(天眼)으로 보면 5~6세 정도의 어린아이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근()은 밝고 예리하다(明利). 보살(菩薩)의 중유는 성인(成人)의 형색으로서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종호(八十種好)를 갖추었으며 모태에 들어갈 때는 천만(千萬) 세계를 광명으로 비춘다. 색계(色界)의 중유는 형색이 원만하여 본유(本有)와 같다.”고 한다. 수준에 따라 환생을 준비하는 영혼의 물성과 모습이 다 다르다는 설명이다.

 

12) 귀신이 음식의 향을 섭취하여 살아간다는 믿음은 제사(祭事)의 기본정신이다. 원시종교에서의 제물(祭物)은 오늘날 각 종교의 제단과 무속의 제사상, 명절의 차례상으로 그 전통을 면면히 이어 오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흠향(歆饗)하러 오는 귀신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등장하는 귀신은 모두 인근을 떠도는 망자의 생기체다.

 

13) 린포체나 툴쿠의 혼이 두세 개로 나뉘어 환생하는 경우

 

1. 불교나 라마교에서는 다음에 무엇으로 환생할 것인가는 전생의 업()에 따라 결정되며, 업이 많은 중유(中有)는 사자의 서에 기록된 환생요령서를 통달하는 이외에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인도(人道) 이상으로 환생할 수 없다. 다만 깨달음을 얻어 영원히 깨끗한 혼을 얻은 영혼은 윤회를 벗어날 수 있으나 그때에도 중생제도를 위해 스스로 인도환생을 길을 택할 수 있다. 라마교에서는 이를 활불(活佛, 툴쿠, 린포체, 보살)이라고 부른다. 달라이 라마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점술, 여신, 예언자, 등을 쓴 일본 작가 나루미 다카히라(Narumi Takahira)는 티베트불교의 활불은 환생할 때 반드시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이는 환생자가 가지는 최소의 전생기억을 과장하여 서술한 기록이다. 그나마의 기억도 나이가 들면 사라진다.

 

2. 그런데 한 명의 활불이 명종하여 여럿으로 나뉘어 환생하는 현상이 있다 하니 표준이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이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1) 환생한 린포체(툴쿠)의 혼이 복합혼(하급혼)인 경우 : 수승하여야 할 린포체의 혼이 하급혼이라면 이는 놀랄만한 일인데 어느 한두 린포체만 그랬을 것이다. 전생의 린포체의 영이 그의 혼 교육에 실패한 경우다. 실지로도 린포체들의 결점과 비행, 부패, 타락이 여러 번 문제 되었다. 심지어 달라이 라마 6세는 감성적인 인물로 승려임에도 시와 술과 여자를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이유에 의한 혼의 나뉨환생은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본다.

2) 린포체의 혼뿐 아니라 영도 환생한 경우 : 고승의 영은 더이상 환생하지 않고 저승의 일을 하여야 할 것이나 많은 중급영이 환생을 하며 고급영(신지학의 Mahatma 또는 불교의 보살) 또한 필요하다면 중생구제를 위해 환생한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혼의 환생과 경합할 수 있겠다. 그런데 표준이론에서 영은 혼처럼 전생의 기억이 혼뇌로 化身하지 않으니 전생을 전혀 기억할 수 없다. 따라서 표준이론에서 이런 경우는 없다.

3) 정치적이나 또 다른 이유로 전생이 고의적으로 후생을 여러 개로 분리한 경우 : 고의적으로 윤회혼을 분리할 수 있다면 이 경우가 가장 설득력 있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까지 이야기가 되는 달라이 라마에게 복합혼 개념은 걸맞지 않다. 원래 관세음보살은 동시에 여러 가지 몸으로 나투시어 중생을 교화하시지 않는가.

14대 달라이 라마의 경우, 중국정부가 차기 달라이 라마의 선택권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자 그는 15대 달라이 라마는 인도인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하며 중국이 괴뢰로 내세울 환생자를 미리 부정하기도 하였으며 한편 툴쿠(Tulku)로서의 환생을 아예 중지하겠다는 언급도 하였다. 역사적으로도 환생자의 선정 과정에서부터 이권을 노린 세력이 개입하여 가짜 환생자를 등장시킨 경우가 있었다. 또한 환생자가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유폐되거나 암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의 판첸 라마(Panchen Lama) 또한 그렇지 않은가.

4) 퇴행최면의 전문가 마이클 뉴턴(Michael Newton 1931~2016)도 이와 유사한 영혼의 분할환생을 말하고 있다. 진보된 영혼은 인간 세상에 동시에 여러 몸으로 동시에 태어날 수도 있고 이승과 저승에 나뉘어서 안내자의 일과 자신의 수련을 동시에 해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환생할 때도 혼의 전부가 일시에 몸에 깃드는 것이 아니라 여럿으로 나뉘어서 들어온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영혼은 혼이다. 영은 나뉠 수 없다. 그러나 수승한 영은 동시에 여러 곳에 있을 수는 있다고 한다. 하느님의 遍在性을 닮아 가는 것인가. 양자역학으로 말하면 비국소성(Nonlocality)의 원리다. 어쨌든 고승의 혼은 활불로 태어나면서 스스로를 분할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표준이론은 분할환생에 대해 열린 입장이다. 분할환생론은 자아의 성장이나 치매 그리고 환생과정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미주43 ‘몸과 혼의 성장 속도와 분할환생참조).

 

14)

1. 원불교에서는 사람이 숨결을 거둔 후 中陰에 머물러 있을 때부터 어머니의 태중에 들어 있는 기간을 일러 잠욕기(潛慾期)라 하는데 명을 마칠 때의 그 어떤 생각이나 애착을 그대로 버리지 않고 떠나게 되면 잠욕기 동안에 무형한 가운데 그 욕심이 힘을 타게 된다고 한다(원불교 대종경 제12부 법문수편, 법훈사제).

2. 신지학에서는 아스트랄계에서 사람은 마음을 먹는 대로 아스트랄체를 사용하여 형태를 만들 수 있으므로 스스로의 업과 복에 따라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 살게 된다고 한다.

3. 신지학의 영향을 받은 덴마크의 신비종교가 마르티누스는 딱딱한 물질로 구성된 물질계와는 달리 영계는 가볍고 일시적으로만 존재하는 영적 물질(spiritual matter)’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에는 이 영적 물질을 아스트랄 물질혹은 영적 에테르라 불렀다. 이 물질은 해당 영혼이 그것에 집중하고 형태를 부여해야만 눈에 보인다. 해당 영혼이 가장 작은 소망을 가져도 시키는 대로 따른다. 어떤 것을 생각하고, 원하고, 필요로 하면 즉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집중을 그치면 이 물질은 분해되어 사라진다.”라고 주장하였다(최준식, 죽음 가이드북).

 

15) 중음계 보고서인 티벳 사자의 서는 중음계인 아스트랄계에 교육 코스는 없는 것으로 쓰고 있다.

 

16) 티벳 사자의 서의 중음, 신지학의 카말로카, 표준이론의 중음계 외곽

 

1. 티벳 사자의 서의 중음은 표준이론 중음계의 최외곽으로 보인다. [이탈터널밝은 빛천상풍경친지만남인생회고]의 죽음과정 중(미주 129 ‘근사체험의 열 가지의 체험 요소참조) 밝은 빛을 통과하기 전의 단계이니 근사체험자들이 가장 많이 접한 저승이다. 죽음의 현장을 빠져나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면서 멀리서 밝은 빛을 바라보기까지의 저승 경험만으로는 근사체험자들이 당황과 좌절의 트라우마를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티벳 사자의 서필자(파드마삼바바)도 그중 한 사람이다. 신지학에서도 카말로카(Kamaloka, 범어로 불교의 慾界를 뜻한다)’라는 아스트랄계(외곽)의 저승을 말하면서 사자의 서의 중음과 유사한 설명을 한다.

 

2. 신지학에서 카말로카는 욕망이 머무는 장소라는 뜻으로 아스트랄계의 일부다. 이곳에서 망자는 인간혼에게 마련된 행복하고도 평화로운 삶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정화를 위한 변화를 겪어야 한다. 이 영역을 설명할 때는 다양한 지옥, 연옥, 또는 천국과 지옥의 중간 상태의 조건들이 동원된다. 여러 종교에서는 이런 곳을 일컬어 인간이 몸에서 벗어난 후 천국에 이르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고문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이라거나 얄팍한 일부 광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지와 증오, 두려움으로 가득한 악몽 같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정화를 위한 일시적 고통은 분명 존재하는데 인간이 지상에서 사는 동안 저지른 일들을 본인이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카말로카는 일곱 영역으로 구성되며 가장 미세한 질료들이 중심으로 가고 가장 밀도가 높은 질료들이 밖으로 간다. 영적으로 발달한 인간은 카말로카를 지체 없이 통과한다(에니 베산트, 고대의 지혜3장 카말로카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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