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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성인 23만명, 미성년 시절 가톨릭 사제에 성적 학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3/10/31 [20:56]
독립 조사위원회 설문 조사, 성인 인구의 0.6%가 학대 당해

스페인 성인 23만명, 미성년 시절 가톨릭 사제에 성적 학대

독립 조사위원회 설문 조사, 성인 인구의 0.6%가 학대 당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3/10/31 [20:56]

  

▲ 스페인 옴부즈맨 앙헬 가빌론도가 27일(현지시간) 1년 넘게 진행해 온 가톨릭 교회 내 아동 성학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평신도에 의한 학대 포함하면 그 비율은 1.13%, 40만명 이상

 

스페인 가톨릭교회 독립조사위원회가 8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0.6%가 미성년자 시절 성직자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성인 인구를 약 3900만명으로 추정할 때 약 23만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1년 넘게 조사위원회를 이끈 스페인 옴부즈맨 앙헬 가빌론도는 27(현지시간) 보고서 발표를 통해 가해자가 평신도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가톨릭 교회 내 성적 학대 피해자는 전체의 1.13%, 40만 명 이상이라고도 밝혔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스페인에서 성직자의 소아성애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수년에 걸쳐 배상을 요구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교회는 의혹을 은폐하는 데 급급해 왔다.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도 가톨릭교회의 대응이 "부족하다"며 교회의 태도를 비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가 기금을 조성하라고 권고했다. 

 

▲ 산체스 스페인 총리.SBS 화면캡처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치 없던 일인 것처럼 취급했던 것을 인정한 스페인 민주주의의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2021년 가톨릭교회 내 아동 성 학대 사건이 1200건이 넘는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면서 시작됐다. 이에 스페인 가톨릭 주교회의도 자체 조사를 벌여 지난 6월 교회 내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미성년자가 900명이 넘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당시 발표에서 자체 파악한 성 학대 가해자는 728명으로, 50% 이상이 사제이고 나머지는 교회 관계자였다고 발표했다.

 

피해자는 최소 927명으로 남성이 83%로 파악됐으며, 학대는 대부분 학교나 신학교, 교구 건물 내에서 발생했다고 주교회의는 고백했다.

 

가톨릭교회 내 아동 성 학대 문제는 2002년 미국 보스턴 글로브지 폭로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 칠레와 호주 등에서 광범위한 교회 내 아동 학대 문제가 조사되고 보고됐다.

 

2021년 프랑스에서도 독립 위원회가 1950년 이래 약 216천명의 어린이가 성직자에게 학대당했다고 보고했다. 

 

독일에서도 194620143677건의 학대 사례가 발견됐으며, 아일랜드에서는 교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시설에서 학대당한 피해자 14500명 이상이 정부 차원의 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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