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요청에 반나절 만에 번복…건강 문제로 두 번째 해외방문 취소
교황, 독감과 폐 염증에 기후 정상회의 불참의사들 요청에 반나절 만에 번복…건강 문제로 두 번째 해외방문 취소프란치스코 교황이 독감과 폐 염증을 앓고 있어 COP28 기후회의 참석을 취소했다고 교황청이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교황은 다음달 1일부터 3일간 두바이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사들의 조언에 따라 이같이 일정을 취소했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현재 교황이 독감(인플루엔자)과 폐의 염증을 앓고 있는데 "전반적인 임상 양상이 호전됐음에도 의사들은 교황에게 앞으로 며칠 동안 계획됐던 두바이 방문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 문제로 해외 방문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교황은 지난해 7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남수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무릎 통증 치료를 위해 취소한 바 있다. 교황은 올해 1월 민주콩고와 남수단을 방문했다.
교황은 지난 주말 독감 증세를 보여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주일 삼종기도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이 아니라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화상으로 주례했다.
교황이 올해 86세로 고령인 데다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터라 교황청 안팎에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다행히 교황은 항생제 정맥주사를 투여받은 뒤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을 방문한 스페인 주교들을 만났고, 29일에는 실내 강당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할 예정이다.
평소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방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교황은 건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COP28 참석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의료진의 만류에 결국 뜻을 접었다.
교황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사소한 이해관계를 초월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면 #COP28이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번 회의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 위기에 대처하자고 꾸준히 촉구해왔다.
2015년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 이슈를 다룬 생태 회칙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하기도 했다.
200여쪽 분량의 이 회칙은 종교 문서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은 올해 10월에는 '찬미 받으소서'의 후속 조처로 8년 만에 새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교황은 이 권고문에서 지구 온난화가 지구촌이 직면한 큰 도전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인류에게 기후 붕괴를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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