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목사안수도 허용...국내 교단 반발 “동성애는 죄”
AP “성소수자들 둘러싼 반세기에 걸친 서사적인 싸움과 분열의 종언”
미국 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애 금지 반대 투쟁을 50년 만에 폐지했다.
AP 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감리교는 지난 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총회에서 반(反) 성소수자 규정을 폐지했다.
로드아일랜드주 희망의 밸리 유나이티드 감리교회 셰퍼드의 맥어보이 목사는 변화를 위해 수십 년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까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총회에서 동성애 찬성 대의원 중 한 사람이었던 맥어보이 목사는 "이 역사적인 순간의 일부가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에 대한 감리교회의 입장 관련 결의를 한 이번 총회에서는 동성애자의 목사 안수도 허용했다.
5일 UMC 기관지인 UM뉴스 등에 따르면 교단 헌법에 해당하는 장정 중 “동성애의 실천은…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라는 52년 된 문구를 삭제했다. 동성애 목회자 안수에 관한 금지조항을 사실상 삭제한 것이다. 당시 약 1시간 30분 정도 토론이 이어졌고, 총회 대의원들의 투표 결과 삭제 찬성 523 대 반대 161의 표결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UMC 소속 목회자는 더는 자신의 동성애 관계와 동성 결혼식 주례로 인해 처벌받지 않게 됐다. 동성결혼 금지 조항 역시 이날 폐지됐다.
다만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일부 UMC 소속 교회의 보수성향을 고려해 지역별 동성애에 대한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도록 ‘지역화 법안’을 함께 통과시켰고,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목회자의 경우 주례를 서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 감리교의 전격적인 결정에 국내 교단이 반발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측은 “우리 교단에서는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원칙론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일부 교회연합기관은 “UMC 결정을 규탄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기총은 “美 연합감리교회의 동성애자 목사안수 허용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목사라면 성경에 기록된 대로 ‘동성애는 죄’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며 “죄를 지적하는 것과 죄인을 사랑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미국 감리교는 2022년에 신도 540만 명으로 루터교, 장로교, 성공회 등과 함께 미국의 주요 교단이다.
AP는 미국 최대의 감리교, 장로교, 성공회 및 루터교 교단들은 이제 성소수자들이 강단과 제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장벽을 없앴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도들과 영향력의 장기적인 감소 속에 나온 것이다.
장로교와 루터교 등은 21세기 후반 10년 동안 동성애 금지를 풀었지만 보수적인 감리교는 지난 2019년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미국 교단의 동성애 금지 반대운동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성소수자(LGBTQ)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전이다.
1972년 연합감리회 총회는 동성애 관행이 "기독교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다른 교단들도 비슷한 가르침을 내놓았다. 일부는 동성애 성직자들에게 명백한 금지령을 내렸다.
1996년 한 성공회 주교가 동성애 목사를 안수했다는 이유로 이단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3년 초대 동성애 성공회 주교 진 로빈슨의 서품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논란에 불을 붙였다.
연합감리교회의 반전은 미국의 주요 개신교 교파들에 성소수자들 둘러싼 반세기에 걸친 서사적인 싸움과 분열의 종언을 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도 A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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