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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자연, 자기 내면의 인도자와 대화를 나누는 초민감자와 만난 날

장정태 | 기사입력 2024/07/03 [12:34]
박칼린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 을 보고...만신의 비판적 평가와는 달리 본 내 관점

동물과 자연, 자기 내면의 인도자와 대화를 나누는 초민감자와 만난 날

박칼린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 을 보고...만신의 비판적 평가와는 달리 본 내 관점

장정태 | 입력 : 2024/07/03 [12:34]

▲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에는 한국 강신무와 오대륙 샤먼이 등장한다. 국립극장 사진

 

장정태 박사의 한국 종교학 

 

만신 페이퍼 샤만(2024.6.26-6.30),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되었다.

 

마지막 공연(30)을 보기 전 공연장 로비에서 가까운 만신과 통화를 했다. 하루 전날 다녀왔다는 이북굿을 하는 만신은 충청도 설경과 음악소리가 마음에 안들었다. 시끄럽고 고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평을 했다.

 

이러한 만신 무대는 3시간 굿을 했으나 선입견을 가지고 본 공연은 연기자들이 만신을 연기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험한 힘을 지닌 소녀가 내림굿을 받아 강신무가 되어 오대륙 샤먼과 함께 각 대륙의 비극과 고통을 다양한 형태의 굿으로 치유하는 여정은 감동이 컸다. 영화 파묘등으로 굿과 무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더욱 관심을 끌었다. 5대륙의 샤먼·무당들과 함께 세계 곳곳의 슬픔을 위로하는 '해원'의 여정을 담아놓아 그 내용의 스케일에서도 이색적이고 깊이가 있어 보였다.

 

1부가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 <>의 입무 과정이라면 2부는 세상을 향한 소리다. 무속이 가지고 있는 치유력를 통한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하고 있다.

 

 

▲ 장정태 사진  © CRS NEWS


2부는 15대를 이어온 아프리카 추장이 왕의 눈 밖에 난 사연으로 노예선에 태워져 미국으로 가는 과정, 그리고 배의 침몰로 수많은 생명이 깊은 바다에 잠긴 원을 풀어주는 씻김 의식으로 시작한다.

 

환경파괴로 지구상에서 멸종된 생명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주었다. 지구는 인간만의 생존 공간이 아니다. 많은 생명들이 함께하는 곳이다. 자연의 소중함과 그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의 신내림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구업이 찾는 장면이다.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선배 만신이 자신이 사용하던 무신도, 무화, 무구, 무복 등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 놓는다. 그리고 새로 신을 받게되는 만신이 그것을 찾아내는 의식이다. 만신은 자신이 땅속에서 발견해낸 기물들의 원주인을 몸주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최근 신내림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본향 산을 중심으로 삼산밣기 후 굿당에서 신내림 굿을 한다.

 

노 만신들만 무용담처럼 어디에서 "누구의 구업이를 찾아왔다"는 이야기만 전할 뿐이다. 그것을 이날 무대에서 재현했다.

 

대서양 노예무역으로 고통을 겪은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원혼을 달래는 넋 건지기, 무대를 꾸미고 있는 설경, 이북 굿 등 다양한 굿을 한 자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전라도 광주에서 전날에 이어 두번째 공연을 보는 여고, 시누이와 시아버지 등 한 가족이 공연장이 찾았다. 개신교 방언을 했다는 가족은 무속과 개신교가 차이없음을 설명하는 나의 말에 귀기울여 주었다.

 

공연 관람 전라 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디언 특변전 과 "인디언의 지혜와 잠언(다봄)", 그리고 박칼리 감독 권했던 정신과 전문의 주디스 올로프가 쓴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라이팅하우스 )’에 따르면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과 구분 못 해서 힘들어 하죠, 어떤 초민감자들은 동물과 자연, 혹은 자기 내면의 인도자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눕니다."고 했다.

 

초민감자는 이날 우리가 만났던 만신이다.

▲ 공연후 박칼린 연출자와 기념촬영을 한 필자 장정태(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한국불교사 전공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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