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통불교학 중국에 전파, 현재까지도 동아시아불교에 영향 미처
사막 오아시스의 석학 쿠마라지바 중국행인도 정통불교학 중국에 전파, 현재까지도 동아시아불교에 영향 미처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87)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 불교가 타림분지의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왕국들을 통과하고 있다. 오늘날 동아시아불교라고 하면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을 말한다. 이들 나라는 대승불교가 주류이다. 대승불교는 중관(中觀) 유식(唯識)이라는 양대 불교 이론을 뼈대로 한다. 중관 유식이라는 불교 철학의 양대 산맥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대승불교 교학을 이해할 수 없다. 동아시아불교가 종파불교로 분화했는데, 뿌리는 바로 이 양대 교학 이론에 근거하면서 소의경전(所依經典)을 간판으로 내 세운다. 중국에서 성립한 선종 불교도 이 양대 이론 체계 위에서 《능가경》 《금강경》 《화엄경》을 배경으로 달마대사의 〈혈맥론〉 〈관심론〉에 근거하여 육조대사의 《법보단경》을 소의경전으로 한다.
오늘날의 동아시아 불교가 체계화 되기 이전, 불교는 이른바 중국에서 서역이라고 불렀던 타클라마칸 사막의 오아시스 불교 왕국들에서 중국에 전파되었다.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는 인도 북부 쿠샨제국 박트리아 페르시아(파르티아)를 경유하여 타림분지의 사막 왕국들에 집중되었다. 이런 왕국들이 이미 우리가 고찰해 본 카슈가르 호탄 왕국과 쿠차 투루판(고창) 등이 오아시스 나라들이다.
쿠차라는 불교 왕국을 논함에 있어서 쿠마라지바라는 석학을 비켜 갈 수가 없다. 쿠마라지바(Kumārajīva)는 한역에서는 구마라즙(鳩摩羅什 344∼413)이라고 하는데 동수(童壽)란 뜻을 갖고 있다. 줄여서 라즙삼장(羅什三藏)이라고 부른다. 그는 불교 승려이자 대학자였다. 쿠마라지바는 현재 중국 신장 자치구 악쑤현 출신의 전도사이자 역경가로서 중국 불교의 가장 위대한 번역가 중 한 명으로 간주된다.
쿠마라지바는 처음에는 사르바스티바딘(Sarvastivadin)이라고 하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불교 철학을 연마했다. 인도에서 부처님 이후, 대체로 18 부파(部派)가 명멸했는데, 인도와 인도 북부 페르시아 등지에서 가장 세력이 강했던 부파가 바로 이 설일체유부파이다. 줄여서 유부(有部)라고도 한다. 이 파의 주된 불교 논리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라는 문자 그대로의 뜻은 “모든 법(一切法)이 존재한다(有).”고 설명하는 부파(部)로, "과거, 현재, 미래의 3세에 걸쳐 법의 실체가 존재한다. 즉, 법의 실체는 항상 존재한다."라는 뜻의 삼세실유법체항유(三世實有法體恒有)는 설일체유부의 주장을 대표하는 명제이다.
설일체유부의 대표적인 논서는 2세기 중엽 인도에서 쿠샨제국의 카니슈카(재위 127~151) 대왕의 보호 아래 500인의 아라한이 편찬한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과 4세기에 세친(316~396)이 설일체유부의 설을 근간으로 하면서 필요시 경량부(經量部)의 설로 설일체유부의 설을 비판한 《구사론(俱舍論)》이다. 《구사론》에서는 일체법을 오위칠십오법(五位七十五法)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라한은 부처님과 동위(同位)의 깨달음을 성취한 성인(聖人)을 말한다.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은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을 줄여서 부르는데, 산스크리트어로는 《아비다르마마하비바사사스트라(Abhidharmamahāvibhāṣā Śāstra)》인데, 영어식으로 풀이하자면, 《Treatise of the Great Commentary on the Abhidharma》이다.
말하자면 불교의 경전은 경율론(經律論) 삼장(三藏)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서 논장(論藏)을 말한다. 논장은 아비담마(Abhidhamma)라고 하는데, 의미는 대법(對法: abhi + dharma = 對 + 法)이라고 풀이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률(經律)에 대한 해석이라고 보면 된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아비다르마(Abhidharma)라고 하며, 한역에서는 아비달마(阿毘達磨)라고 한다.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은 북방 아비다르마 7론 가운데 《아비달마발지론(阿毘達磨発智論)Jñānaprasthāna》의 주석서이다. 이 주석서는 총 200권의 방대한 분량의 논서로, 설일체유부의 교학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부파와 외도의 교의를 비판하기 위해 그들의 교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더불어 불교의 발전사까지 전하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백과사전과 같은 논서이다. 중국에서는 줄여서《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대비바사》(大毘婆沙),《비바사론》(毘婆沙論),《바사론》(婆沙論),《바사》(婆沙),《신바사》(新婆沙),《신역바사》(新譯婆沙)라고 한다.
중국불교를 이해하려면 이런 불교의 기본 텍스트와 주석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또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 구사론은 4세기 인도의 세친 스님이 지은 불전이다. 약칭하여 《구사론》(俱舍論)이라고도 부른다. 세친 스님과 그 맏형인 무착 스님은 중기 대승불교인 유식불교를 창시한 스님이다. 유식불교는 7세기 당나라 현장 스님이 경전을 한역해 오면서 당나라에 법상종(法相宗)이 유행하게 된다. 신라의 의상 대사는 당나라로 유학을 가서, 이 현장스님이 수입해 온 유식불교를 배워서 신라에 돌아온다.
이제 다시 쿠차 불교로 돌아가 보자. 쿠마라지바는 처음에는 초기 불교의 설일체유부파의 기본 텍스트였던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과 《구사론(俱舍論)》을 당대의 대석학이었던 붓다스와민(Buddhasvāmin) 스님 밑에서 공부했다. 그런 다음에 대승불교로 전향했다. 대승불교 학자인 나가르주나(Nāgārjuna)의 마디아마카(Mādhyamaka) 교리를 공부했다. 복잡하니까 나가르주나와 마디아마카(중론)에 대해서는 차회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쿠마라지바는 중국어를 마스터한 후, 십육국 시대에 후진 왕조의 후원을 받아 장안(서안)(약 401 CE)에 번역가이자 학자로 정착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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