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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정치색 짙은 성탄 메시지 “민주주의·평화 염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4/12/16 [18:27]
보혁 시국 인식, 미묘한 온도차...‘말과 행동의 절제’ vs “트라우마 치유”

기독교계, 정치색 짙은 성탄 메시지 “민주주의·평화 염원”

보혁 시국 인식, 미묘한 온도차...‘말과 행동의 절제’ vs “트라우마 치유”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4/12/16 [18:27]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맞는 성탄절에 기독교계가 정치색 짙은 성탄 메시지를 내고 있다종교계는 한목소리로 탄핵 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촉구하는 한편,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했다.

 

▲ 한국교회총연합 김종혁 대표회장. 한교총 제공

 

국내 최대 개신교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16일 대표회장인 김종혁 목사 명의의 성탄 메시지를 내고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신’(빌립보서 27) 예수님처럼 겸비한 자리에 내려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란다라고밝혔다. 김 목사는 국난을 수습하는 권한을 가진 이들은 법과 절차에 따라 현재의 불안 상황을 속히 수습해 자유 대한민국의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속도와 절제의 지도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며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군인과 경찰관들을 격려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자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교회 교직자와 성도를 향해서도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고린도전서 1023)라고 하신 성경의 가르침 대로 국난의 시기에 좌고우면하여 흔들리지 말고 말과 행동의 절제를 통해 덕을 세우는 데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진보적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16일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정치적 큰 혼란과 갈등 속에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수많은 희생으로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한순간에 위태로워지는 공포를 경험했다시민들은 온몸으로 국회를 지키며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반헌법적 계엄의 해제와 대통령의 탄핵을 외쳤다.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다행스럽게 계엄령은 해제됐고, 탄핵소추안이 어렵게 가결돼 이제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국민들의 놀란 마음이 위로받고, 아직도 국가 폭력의 역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치유되기를 기원했다.

 

또한 땅에는 평화 대신 갈등과 반목, 배제와 혐오가 가득하고, 세계는 인간의 소유욕과 편의에 따른 개발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평화는 배타주의와 양극화로 인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고, 하늘과 땅, 인간과 자연, 진보와 보수가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그 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는 것이다.

 

▲ 정순택 천주교 대교구장.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진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대주교)은 올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혼란과 갈등 속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정치적 불안정 속에 들려오는 불안과 분열의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하고,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선한 양심을 지닌 많은 이들이 정의와 진리를 갈망하며 목소리를 내지만 그 외침이 외면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성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따뜻한 인간됨이다. 불안한 마음, 서로 다른 시각들, 서로 다른 해결책들 사이의 대립 가운데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임을 성탄은 말해 준다고 밝혔다.

 

정 교구장은 시간은 공간보다 위대하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하면서 권력이 공간을 독점하는 것보다 인간이 서로 보듬어 나가며 성장을 위해 새롭게 시작해 나가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참된 평화는 단순히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와 사랑이 실현될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여러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헌법적 절차에 따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향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사회가 비록 두려움과 불안 속에 빠져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과 천주교가 말과 행동의 절제” “헌법적 절차 따른 국민 행복등을 강조한 반면 NCCK국가 폭력의 역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치유등을 강조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주의·평화 염원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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