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
492년 성공회 사상 첫 여성 최고 성직자 ‘멀랠리 대주교’ 취임“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
1534년 헨리 8세 국왕이 로마 교회와 결별하는 수장령을 선포해 성공회 시초를 마련한 이후 여성이 이를 맡은 것은 처음이다. 영국 성공회는 1994년 여성 사제 서품을 허용했다. 가톨릭 시기를 통틀어도 597년 성아우구스티누스를 시작으로 앞선 캔터베리 대주교 105명 모두 남성이었다.
멀랠리 대주교는 올해 1월부터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를 맡고 있으나 공식 취임식은 이날 열렸다. 그는 2002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18년 최초의 여성 런던 주교가 됐다.
성공회 명목상 수장인 찰스 3세 국왕을 대신해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참석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 마이클 포사이스 상원의장, 린지 호일 하원의장도 자리했다.
세계 성공회뿐 아니라 가톨릭교회, 정교회 등 여러 교파 대표들도 참석했다. 캔터베리 지역에 수막염이 유행해 취임식이 축소될 거란 관측도 있었지만 변동 없이 열렸다. 멀랠리 대주교가 간호사로 오래 일했던 점을 고려해 캔터베리 지역 간호사와 간병인들도 초청받았다.
그는 첫 강론에서 “돌아보건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다지고 예수를 따르겠다고 다짐한 10대 시절의 나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우리 교회와 공동체에서의 행위와 무대응, 실패로 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오늘, 그리고 날마다 희생자 및 생존자들을 우리 마음과 기도에 담는다. 계속해서 진실과 정의, 행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멀랠리 대주교가 교회 내 아동학대 문제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전임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교회 관계자가 저지른 학대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사임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중동 전쟁으로 즉위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언급했으며 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예루살렘 대주교, 멜라네시아 대주교 등은 전쟁 또는 전쟁에 따른 항공 차질로 이날 즉위식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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