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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는 아내, 그 곁을 지키는 시한부 선고 받은 남편은…

문륜홍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6/21 [22:17]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 개봉…노부부의 가슴 먹먹한 사랑과 삶 그려내

치매 앓는 아내, 그 곁을 지키는 시한부 선고 받은 남편은…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 개봉…노부부의 가슴 먹먹한 사랑과 삶 그려내

문륜홍 대기자 | 입력 : 2022/06/21 [22:17]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개봉노부부의 가슴 먹먹한 사랑과 삶 그려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가 사회·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로 노부부가 겪고 사랑과 애환을 그린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포스터)616일 개봉돼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아내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편이 그려나가는 휴먼 감동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치매에 걸린 이연숙씨 곁을 13년간 묵묵히 사랑으로 지켜온 이규홍씨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노부부의 가슴 먹먹한 사랑과 삶을 묵묵히 따라간다. 아내를 간호하다 남편마저 시한부 선고를 받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 찾아온 시련도 이들의 사랑보다 크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에게도 눈부시게 꽃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미처 몰랐지만 모든 게 당신 덕이었다고 말했어야 했다.’

 

영화 속 내레이션은 치매를 앓는 아내에게 길가의 꽃을 따 달아주던 남편의 속마음을 대변한다. 23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부문 초청작.

  

하나의 특별한 러브스토리서 보편적 가족 이야기로 확장된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 

 

80 이규홍씨가 앉혀서 밥을 먹이고 씻긴 뒤 옷을 갈아입히는 상대는 손주가 아닌 아내 이연숙씨다. 그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이연숙씨를 곁에서 돌보기 시작한 그날부터 철저히 아내 위주로 짜인 그의 하루 시간표는 13년째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가 췌장암 선고를 받으면서 불변의 일과에도 큰 변동이 생긴다. 수술을 앞둔 이규홍씨는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아내가 지낼 요양원을 알아보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둘만의 여행을 계획한다

▲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의 한 장면    

 

다큐멘터리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의 초반은 헌신적 사랑의 주인공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리는 데 목적이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한다. 더 잘해주지 못한 남편의 회한을 읊는 성우의 내레이션과 간병과 살림을 도맡은 남편을 안쓰럽게 지켜보는 카메라의 시선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쯤 딸의 등장으로 이규홍씨와 이연숙씨의 호칭이 남편과 아내에서 아버지와 엄마로 바뀌는 순간, 영화는 하나의 특별한 러브 스토리에서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로 확장된다. 줄곧 서로의 손만이 얹혔던 두 사람 각자의 손등 위로 딸과 사위 그리고 손녀의 손이 얹히는 순간을 포착한 숏들을 차곡차곡 모아가며 자연스럽게 가족영화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인생 말기에 접어든 노부모를 돌보는 자식의 관점이 제시되는 영화의 후반은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심대한 주제로까지 생각이 뻗게 하며 눈물 닦을 휴지 없이 극장을 찾은 관객을 난처하게 한다. 다만 인물과 과도하게 밀착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경우를 이 영화도 피하진 못한다. KBS1 TV ‘6시 내고향을 연출하면서 부모와 자식 관계를 카메라에 담은 경력이 있는 심미희 감독의 작품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었다

▲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의 한 장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그대라는 기억 연숙씨

 

휴먼 감동 다큐멘터리 그대라는기억 연숙씨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매는 2030 젊은 세대를 위한 사랑의 교과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여서 눈길을 끈다. 심미희 감독의 첫 장편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는 노부부의 가슴 먹먹한 사랑과 삶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인생에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로서 초고속 매진으로 화제를 모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이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지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기간 동안 관람석은 영화 중반부를 지나며 여기저기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관객과의 대화 당시 심 감독을 비롯해 관람객들 대부분이 눈물을 쏟아내며 상영관은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연인들을 중심으로 사랑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냈고 삶의 소중함과 가족을 향한 고마움 등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극중 이연숙이라는 아내의 이름을 계속 불러주는 모습과 예뻐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남편 이규홍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 결혼이 꼭 필요한지 고민하던 이들도, 혹은 비혼(非婚)을 고려하던 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사랑이 정말 존재한다면 나 역시 기꺼이 하고 싶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의 한 장면

 

국내 관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객들 역시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는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아름다웠고 아름다움이 절제되었으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았다며 호평을 이었다. 가슴 따뜻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하는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는 상영되고 웃음 가득했던 아내 곁을 묵묵히 지켜온 남편과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 두 사람이 함께 살아온 삶과 진정한 사랑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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