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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식 목사의 창세기 산책⑪홍수(2)

주형식 목사 | 기사입력 2022/10/25 [08:24]
지상설교

주형식 목사의 창세기 산책⑪홍수(2)

지상설교

주형식 목사 | 입력 : 2022/10/25 [08:24]

성경기자는 물이 최고 높이를 유지했던 기간을 강력하게 제시하기 위해서 물이 백오십 일을 땅에 넘쳤더라”(7:24)는 기사로 홍수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엄청난 양의 물이 온 지구를 뒤덮었고, 이러한 지구의 상황은 마치 창조 시의 상태처럼 물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땅 위에 번성하고 충만했던 그 어떤 생물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150, 5달 동안 지면을 덮었던 물에 대한 진술로 7장을 마무리하고 이제 8장이 시작됩니다. (8:1)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줄어들었고

 

여기서 개역개정판의 기억하사를 개역한글판에서는 권념하사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기억하사”(권념하사)라는 말의 히브리어 원어는 자카르”(zakhar)인데, 이 말은 생각하다”, “주목하다”, “기억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당신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을 나타내는 언약적 단어인 것입니다.

 

자카르라는 단어가 구약성경에서 사용된 또 다른 예는 출애굽기 2장입니다.

 

(2:23-25) “23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 24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25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기억하셨더라

 

여기 224절과 25절에 하나님께서 언약을 기억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기억하셨다고 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단어가 바로 자카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과 언약을 맺은 백성을 잊으시거나 버리지 아니하시고, 항상 기억하여 주목하십니다. 그리고 기억하신 대상을 당신의 크신 권능의 손으로 구원으로 이끄신다는 것입니다.

 

(8:6,7) “사십 일을 지나서 노아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 까마귀를 내놓으매...”

 

방주의 창은 지붕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마도 노아가 창을 통해 밖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노아는 물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새들을 내보내게 됩니다.

 

코로나의 시대를 맞이하여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으면 우리는 일주일 동안 격리생활을 해야 합니다.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도 가지 못하고 일주일을 방에서 격리하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많은 이들이 경험하였습니다.

 

그런데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방주 속에서 총 며칠을 보냈을까요? 노아가 600세 되던 해 217일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노아와 가족들은 그 일주일 전에 방주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217일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40일 동안 비가 내린 후 326일에 비가 멈춥니다.

 

그리고 그 해 717일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무르면서 산에 봉우리가 보이고, 까마귀와 비둘기를 내보내고, 물이 충분히 물러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 다음해 227일이 되어서야 땅이 마르고 방주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노아와 가족들이 방주 안에서 머문 시간은 한 달을 30일로 산정하고 계산한다면 총 377일 동안 방주 안에서, 옆으로 난 창문도 없어서 밖에도 내다보지 못하는 방주에서 격리생활을 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다시 지상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으므로 물이 줄어지기를 몹시 고대하였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방주에 들어간 것같이 떠나라는 특별한 지시가 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육중한 문을 열고 족장과 그의 가족들에게 모든 생물들을 데리고 땅으로 내려가라고 명하였습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지구촌은 강자약자대신 빠른 자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다. 그리고 빠른 자는 승리할 것이고, 느린 자는 패배할 것이다.” 오늘날 세상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냉장고도 급속 냉각을 해야 합니다. 음식도 인스턴트 식품이 얼마나 많습니까? 선거도 마감시간과 동시에 발표되는 출구조사를 보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2, 3초를 참지 못해 닫힘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모든 것이 고속화되고 즉석화되어야 합니다.

 

자판기 커피를 눌러 놓고도 못 기다립니다. 컵 나오는 곳에 손 넣고 기다려야 합니다. 사탕도 녹여 먹지 않고 깨물어 먹습니다. 아이스크림 핥아먹는 것이 아니라 베어 먹습니다. 버스와 택시를 탈 때도 도로까지 뛰어 내려가 타고 갑니다. 인터넷도 빠르고 AS도 빠릅니다.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도착을 합니다.

 

이런 스피드 시대에 기다림은 지루함과 초조함입니다. 그래서 새치기하고, 끼어들고, 갓길 운전도 합니다. 우리는 기다림에 약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특징짓는 대표적인 말이 빨리 빨리아닙니까? 외국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관광지에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나가면 빨리 빨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우리는 조급합니다. 오랫동안 줄도 서지 못합니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보면 정말 뭐든지 빠르고, 급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잠잠히 기다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일주일 격리하는 것도 답답한데, 창문도 없는 방주 안에서 일 년이 넘게 격리생활을 하는 것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이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 하지만 노아에게 급한 서두름이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노아는 물이 더 감해지기를 기다렸고, 하나님께서 그를 위해 마른 땅을 주실 것을 소망하며 잠잠히 방주 안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8:20)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노아가 방주에서 나오자마자 한 첫번째 일은 바로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일, 즉 예배였습니다. 노아는 감사와 헌신의 의미로 여호와께 단을 쌓습니다.

 

여기서 제단이라는 말의 히브리어 미즈베아흐자바흐에서 유래된 말인데, “자바흐동물을 도살하다”, “죽이다”, 특별히 희생제사를 드리기 위하여 죽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씀에서 이라는 말이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아가 드린 제사는 번제였습니다. 이것은 후에 모세에게 명하신 다섯 가지 제사 중에서 첫번째 언급된 제사인데, 전적인 헌신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담이 창조 후에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듯이, 노아도 홍수 후에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노아의 제사는 정리하면 3가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

둘째, 새로운 삶을 위해서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탁함

셋째,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삶의 헌신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한 일은 제단을 쌓고, 각종 정결한 짐승과 새들 중에서 희생을 드려서, 구원에 대한 그의 감사를 하나님께 드린 일이었습니다. 그는 그같이 함으로 위대한 희생 제물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그의 신앙을 나타냈습니다. 이 제사는 주를 기쁘시게 했으며, 족장과 그의 가족뿐 아니라 땅에 살게 될 모든 사람에게 축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9:3,4) “3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 4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

 

홍수 후 땅에는 인간이 먹고 살 식물이 없었습니다. 다시 농사를 지어 수확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동물을 음식으로 허락하십니다. 창세기 93절은 인간에게 육식을 허용하고 있는 최초의 언급입니다. 하지만 동물 중에서도 산 동물이라고 제한하셔서 다른 동물에 의해, 혹은 기타 이유로 이미 죽임을 당한 것들은 모두 제외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노아 홍수 이전의 사람들은 육식을 하였을까요? 하지 않았을까요? 고대 세계의 거민들은 먹고 마시는데 부절제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육식을 허락하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육식을 오히려 즐겼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들은 지나치게 먹고 마셨으며, 그들의 타락한 식욕은 한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홍수 이전 인류의 범죄를 참지 못하신 여러 가지 이유들 가운데 한 가지는 바로 식욕의 방종이었는데, 거기에는 육식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9:2)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것들은 너희의 손에 붙였음이니라

 

이 말씀 가운데 두려워하며무서워하리니라는 말의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인간으로부터 당한 무서운 경험에 의하여 후천적으로 가지게 된 두려움과 불안감을 뜻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말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가 적군에게 느끼는 감정으로, 태초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을 때에는 상호 우호적이었던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이후로는 적대적인 관계로 악화되었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에덴 동산에서 모든 동물들의 아담의 앞을 지나가며 이름을 지음받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장면을 떠올린다면, 인간과 동물 사이에 얼마나 큰 간격이 생겼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생물에 대한 인간의 통치권은 여전히 유지가 되겠지만, 이것은 이후로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유지가 되어서 오늘날까지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언제 회복될까요? 우리가 어린 시절 배웠던 노래처럼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들 함께 뒹구는, 그리고 독사굴에 어린 아이가 손 넣고 장난쳐도 물지 않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를 때에 이 왜곡된 관계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형식 목사는 다수의 교회와 교단행정직에서 봉사를 하다가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Andrews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Doctor of Ministry)를 취득한 후 귀국하여 현재 묵동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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