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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靈性의 쇠퇴? 육신의 쇠퇴? 영향력의 쇠퇴?

신민형 | 기사입력 2023/04/11 [15:28]
신문 세상 핫이슈 vs 평범한 중노년의 톱뉴스

달라이 라마, 靈性의 쇠퇴? 육신의 쇠퇴? 영향력의 쇠퇴?

신문 세상 핫이슈 vs 평범한 중노년의 톱뉴스

신민형 | 입력 : 2023/04/11 [15:28]

소년 성추행 오해 영상확산에 사과한 정신적 지도자를 보며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87)의 영성(靈性)과 지성(知性)이 쇠퇴한 것인가, 9순에 가까운 육신이 쇠퇴한 것인가, 아니면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과 위상이 쇠퇴한 것인가?

 

 

▲ 달라이 라마가 소년과 입맞춤을 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달라이 라마가 소년에게 자신의 혀를 빨아달라고 하는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퍼지자 사과했다는 해외토픽을 보며 떠오른 상념들이다. 11일자 지면을 점령한 미국 CIA의 대통령실 도청이란 핫 이슈는 국제사회에서 항상 보여주었던 사건이지만 달라이 라마 토픽은 세월무상, 인간무상을 느끼게 해주었다.

 

활불(活佛)의 환생이란 성스러운 존재로 숭앙받던 인물을 어느 한 순간 무너지게 한 듯한 성추행파문이었다. 그리고 그 파문의 밑바닥에 어느 한 요인이 있는게 아니라 영성(靈性)과 지성(知性), 육신, 위상의 쇠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 정신적 지도자로서 군림하던 그가 노쇠와 함께 영성과 지성이 무뎌졌으며, 그에 대한 대한 세계적 관심이 감소함에 따라 영향력, 위상도 약화되었을 것이다. 많은 해외 방문을 통해 유명 인사와의 교류가 사라지고, 중국 정부의 영향력 강화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제가 된 영상은 인도 북부 맥그로드 간즈에서 지난 228일 촬영된 것으로 소년과 달라이 라마가 가벼운 입맞춤을 하는 내용이다. 달라이 라마가 웃음을 띤 채 소년을 잠시 보다가 혀를 내밀며 영어로 빨아달라고 말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린다. 또한 혀를 내미는 것은 티베트의 인사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그의 젊음과 위상과 영향력이 여전했다면 짓굳은 장난도 하는 소탈한 성자로 평가되지 않았을까. 아마 역겹다는 비난은 받지 않았을 게다.

 

여하튼 세상무상, 인간무상과 함께 인간의 한계도 보게 된다. 제 아무리 성자, 정신적 지도자라도 늙어 영향력 사라지면 범부(凡夫)와 같다. 차라리 범부가 철들고 겸손하게 자중하며 지내면 신선처럼 보이지만 무너진 성직자는 추하기 그지 없다. 그나마 달라이 라마는 아무 변명없이 사과함으로써 정신적 지도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에 비해 더한 추문에도 자신의 결백을 요상스럽게 해명하는 성직자는 얼마나 추해보이는가. 자신의 위상과 영향력이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듯 행세하는데 아마도 철저한 자기기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일게다. 지성과 영성은 아예 포기했고 자신의 추락을 전혀 의식못한 채 아집, 착각, 거드름에 젖어든 성직자, 지도자는 범부들이 보기에도 가엾을 정도다.

 

지난주 사회면에 보도된 미성년 자매를 상대로 교회에서 수년간 수십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40대 목사가 구속됐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신체 접촉은 있었던 것 같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루밍'(Grooming·길들이기) 성범죄를 당연시하는 얼마나 뻔뻔한 성직자인가. 부인을 몰래 숨겨둔 은처승이나 내연관계를 육보시로 치부하는 일부 스님은 또 뭔가. 신을 빙자해 자기 기만을 하기에 더욱 가증스럽다.

 

하물며 교회개혁실천연대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목사 80명 가운데 교단 내 징계가 확인된 것은 1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결국 목회자들이나 주변 사회가 범죄의식 무감각해진 시대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겠다. 성적 호기심과 신앙심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추앙받는 성직자, 지도자일수록 자기 안에 있는 추악함을 인식하고 자중해야 할 일이다.

 

미국의 전설적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성적 타락이 신앙을 망치는 주범이라 믿었기 때문가 아내 이외 여자와 단둘이 여행하거나 만나거나 식사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웠다고 한다. 펜스 전 미국 부통령도 아내 외에 딴 여성과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그런 룰을 정했는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서 스스로 자제했다는 사실은 평가할 만 하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기 내면의 악마를 인정했다는 것도 높이 살만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주변의 추앙과 평가를 떠나 자기 내면 다스리기가 더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중국 공산당 정부로부터 티베트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인다는 스님 옷을 입은 늑대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노벨평화상을 받는 위인으로 존경받았다. 지금의 아동 성추행비판과는 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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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자 조간지 핫뉴스 미국 CIA의 대통령실 도청에 대해선 국가적 이익, 진영편에 따라 평가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인간 내면세계에 대한 것은 명료하다. 자기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없고 주변 상식으로부터 일탈되지 않은 자신의 세계 확립은 인류가 추구해야할 귀중한 덕목일 것이다.

 

국가 사이의 정보 전쟁에서는 이기는 것이 중요한 가치일 것이며 적군.아군의 편을 나누는 다툼이 있을 뿐이다. 도청은 악이 아니라 각자 세계의 상식이며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통령실 도청을 놓고서 진보는 주권 침해와 저자세를 비판하고 보수는 동맹관계 고려한 적절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를 마치 선과 악의 구분처럼 자기 진영의 주장을 강조하는게 보인다. 자기 내면 세계를 이렇게 치열하게 들여다보고 강조하는 것을 어떨까.

 

참고로 11일자 조간지의 미국 CIA 안보실 도청 관련 사설과 메인 기사 제목을 열거해본다.

 

 

▲ 중앙 한겨레 한국 만평


<CIA 안보실 도청 관련 사설>

한국: 대통령 방미 전 '안보실 감청' 악재당당하게 대응하라

조선: 국가 간 정보 전쟁엔 동맹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우리 능력 키워야

중앙: 미국은 도·감청 해명하고, 동맹에 악영향 없도록 해야

동아: 감청에 뚫린 대통령실취약한 보안인프라 보강 서둘러야

경향: CIA 용산 안보실 도청, 사과·재발방지 약속 받아라

한겨레: '도청'에 주권침해 당하고도 미국 눈치 보는 대통령실

서울감청, 엄정 대응하되 동맹 이간 의도 경계해야

세계: 정보기관 한국 도청 파문, 재발 방지 약속 받아내야

국민: 미 정보기관 도청 폭로됐는데 지나치게 신중한 정부

 

 

  

<CIA 안보실 도청 관련 메인 기사>

한국: "필요시 합당조치 요청한다"는 대통령실... 감청의혹 신중 대응 '저자세' 논란

조선: 안보전문가들 우방끼리 첩보전, 공공연한 비밀대응력부터 점검을

중앙: ", ICBM 발사 보름 전에 알았다시긴트로 파악"

동아: 대통령실, 감청 의혹 확인 착수“NSC 대화 유출된 건 아냐

경향: ‘도청에 꼬인 한·비판 커지는 저자세 외교

한겨레: ‘안방도청 당하고도 저자세항의도 않는 대통령실

서울: 대통령실 사실관계 파악 우선방미 감청파장 예의주시

세계; 도청 의혹에대통령실 청와대보다 보안 탄탄

국민: “사실관계 파악한 후 에 합당조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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