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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⑱ 보드가야와 세계 여러 나라 유명사찰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5/01 [07:28]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온 불교 모습들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⑱ 보드가야와 세계 여러 나라 유명사찰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온 불교 모습들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5/01 [07:28]

보드가야에 가보면 정말 생동감이 넘쳐 난다. 세계 여러 나라의 불교전통이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26백 년 전을 상상해 보라. 붓다와 그 제자들은 소박하게 쉬라마나(유행승) 수행자로서 조용하게 길을 걸으며 구도자로서의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 보드가야의 태국사원.

 

그런가하면 비구들은 나무 아래서나 숲속 동굴 속에서 비를 피하고 추위와 더위를 피하면서 오직 구도의 열정에 불타올랐던 것이다. 최초의 사원이라고 해봐야 정원 정도의 조용한 곳에 대나무와 풀잎으로 엮은 움막집이었다.

 

26백년 후의 보드가야는 그야말로 상전벽해와 같이 변해버렸다. 오직 보리수만이 있던 그 깨달음의 장소에는 마하보디사원 대탑(大塔)이 서 있다. 뿐만이 아니다. 대탑 주변에는 각 나라의 수많은 사원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사원이 스리랑카 사원, 태국사원, 티베트 사원 등이있다. 스리랑카 사원에 대해서는 지난 회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태국사원을 이야기 해 보자. 보드가야의 태국사원은 1956년에 건립됐다. 당시 인도 네루 수상의 요청으로, 태국 국왕은 이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태국 불교 건축양식으로 태국사원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태국에서 온 비구들이 주로 기거하면서 인근 가야에 있는 마가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금도 이 태국 사원에는 다수의 비구들이 일종의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인도 불교 성지 순례 차 온 비구들이 잠시 머물기도 한다.

 

▲ 보드가야의 티베트 사원.  © CRS NEWS

 

다음은 티베트 사원을 살펴보자. 매년 1월이면 달라이 라마가 이곳에 와서 한 달 동안 머물면서 법회를 개최한다. 망명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이면서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수십 년 간 양력 1월이면 이곳 보드가야에 와서 법회를 개최한다. 인도나 네팔에서 피난 생활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이 이곳 보드가야에 구름처럼 몰려와서 법문을 들으면서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여기에 서방의 많은 친 달라이 라마 팬들이 수없이 모여든다.

 

달라이 라마는 20221229일부터 202311일까지 4일 동안 머물렀다. 무려 7만 명의 신자들이 몰려들었다. 20201월에 법회를 열고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열지 못하다가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서 법회를 열었는데, 수만 명이 운집한 것이다. 많은 티베트인뿐만 아니라 네팔, 라다크, 부탄 등 히말라야 지역에서 온 불자들이 참석했다. 일부는 아름다운 전통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3,700명의 외국인 참석자 중에는 몽골, 러시아 칼미키아 불교 공화국, 한국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 법회에는 티베트 본토나 중국에서는 전염병 관련으로 국경 폐쇄 및 봉쇄로 인해서 오지 못했다. 

 

▲ 보드가야 대탑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  © CRS NEWS

 

달라이 라마는 보드가야에 오면 항상 대탑을 찾아서 참배한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대탑을 참배하고 축원을 올렸다.

▲ 티베트 사원에서 열린 달라이 라마 성하의 법문을 경청하려고 모여든 티베트인과 세계 각국의 불자들.  © CRS NEWS

 

달라이 라마는 나가르주나(용수)의 중관사상을 주로 설파한다. 공성(空性)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은 순야타(Śūnyatā)라고 하는데, 쉬운 말로 한다면 비어 있음· 공허(空虛))를 번역한 것으로, 일체개공(一切皆空)을 주장하는 공사상(空思想)은 불교를 일관하는 기본 교의 또는 사상이다.

 

공사상을 이해하면 불교 철학이나 지식을 반쯤 알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사상은 불교 사상의 핵심이다. 공사상은 초기 불교 시대의 부파불교(部派佛敎)에서 상좌부(上座部) 계통의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를 중심으로 주장된 법유(法有)의 입장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일체의 존재를 상의상대(相依相待: 서로 의존함)라는 연기(緣起)의 입장에서 파악하며, 일체의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을 배격한 무애자재(無礙自在)의 세계를 전개하려고 한 것이다.

 

반야경(般若經)과 용수의 중론(中論)등에 나오는 공사상을 바탕으로 성립된 인도 불교의 종파가 중관파이다. 중국·한국·일본 불교의 삼론종은 중론·십이문론·백론의 삼론을 연구 ·강술하는 종파로 인도 불교의 중관파에 해당한다.

 

대승불교이론의 양대 산맥이라고 한다면 중관과 유식이다. 티베트 불교의 강점은 바로 중관 유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중관(中觀)’가운데를 뜻하는 산스끄리뜨어 마디아(madhya)’‘~인 것등을 뜻하는 마까(-maka)’가 첨언된 가운데 것[]’마디아마까(madhyamaka)’, ‘마디아‘~에 관련된 것, 사람, 학파, 주장등을 뜻하는 미까(-mika)’가 더해진 마디아미까(mādhyamika)’를 한역한 것이다.

 

이것은 붓다의 가르침인 상견론(常見論, Śāsvatavādin)과 단견론(斷見論, Ucchedavādin), 즉 상주론과 단멸론이라는 양견(兩見)을 모두 여윈 중도(中道)를 추구한다는 마디아마까나 그것을 따르는 사람, 학파를 뜻하는 마디아미까자세히 살펴보다를 뜻하는 ()’이 첨언된 것이다.

 

▲ 지난 4월 5일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소녀들이 성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춤을 추고 있다.  © CRS NEWS

 

티베트어로는 마디아마까우마(dbu ma)’, ‘마디아미까우마빠(dbu ma pa)’라 하고, 영어로는 보통 ‘Mādhyamika, The Middle Way’이라고 부르지만 그 내용은 모두 한역의 중관사상과 같은 내용이다.

 

공사상은 인도 대승불교의 이대조류인 중관파와 유가유식파 모두의 근저가 되는 사상이다. 유가유식파에서도 공 사상이 중시된 것은 유가유식파와 법상종의 소의 논서인 성유식론(成唯識論)의 서두에서 논의 저술 목적 중의 하나로, 이공(二空: 두 가지 공)에 대해서 미혹된 견해나 잘못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이공(二空)의 교의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하여 그들이 해탈(열반)과 보리(반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또한, 중국 · 한국 · 일본 · 티베트 등의 대승불교는 모두 인도의 대승불교를 바탕으로 하므로, 공사상은 대승불교 전체의 기초적인 또는 근본적인 교의라고 할 수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달라이 라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티베트 불자들이 공양물을 진상하고 있다.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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