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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헤르메스주의의 인간론’‘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5/04 [10:21]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헤르메스주의의 인간론’‘

정영부 | 입력 : 2023/05/04 [10:21]

▲ 파리 박물관에 있는 1580년경 청동작품 ‘헤르메스’. 신화학에서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와 이집트 신화의 토트가 융합하는 학설이 있으며 여기서 파생된 학설을 이를 헤르메스주의라고 부른다.

 

헤르메스주의(Hermetism 또는 Hermeticism, 秘傳신비주의)는 이집트 신인 토트와 그리스 신인 헤르메스의 이름을 결합한 반신적 존재인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Hermes Trismegistus)를 가탁(假託)하여 헬레니즘 이집트(BC 305~30) 시대와 기원후 1~3세기에 주로 성립된 저작들(1)에 기초하는 일군의 철학적·종교적 믿음들 또는 그노시스적 지식들을 뜻한다.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은 고대 이집트 미스테리 스쿨(2)에서부터 근대 프리메이슨(3)과 신지학회 그리고 뉴에이지까지의 비교(祕敎)전통에 주요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신플라톤주의의 한 지류로 부활하여 중세의 마술적이고 연금술적인 사조와 깊은 관련을 맺고 발전하였다. 17세기 이후에는 장미십자단(4) 등 비밀결사 등에 계승되어 기술자나 예술가 사이에 신봉자가 있었으며, 19세기 이후에는 낭만주의나 상징주의 등 주로 문학, 예술에서 개화했다.

 

헤르메스주의는 종교성을 지양하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이신론(理神論, deism)적 성격을 가진다. 이는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5)이 단어상의 의미로 마술, 오컬트 등 고대의 비전과학(ancient esoteric science)을 뜻하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6)

 

르네상스 시대에 사람들은 신플라톤주의와 기독교의 영향으로 한쪽 끝에 신과 천사들이 있고, 다른 쪽 끝에 인간과 지상의 모든 존재가 있어서 이들이 거대한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즉 당시에는 소우주인 인간이 대우주인 우주와 연관되어 있다는 대우주와 소우주의 유비관계가 자연의 통일을 설명하는 믿음이었다.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은 이러한 우주 속의 신비적 힘을 인정함과 동시에 인간이 자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연에 대한 근대적 세계관을 추구했다. 당시에 널리 퍼진 헤르메스주의는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에 드러났고, 16~17세기에 베이컨의 신비주의 혹은 뉴턴의 연금술 등으로 이어져 과학혁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7)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우주는 하나다. 즉 신플라톤주의의 전중일일중전(全中一一中全)이다. 따라서 모든 것은 동일한 본질을 가지며 전체를 반영하고 있다.(8) 특히 인간은 소우주(Micro Cosmos)로서 대우주(Macro Cosmos)와 조응하고, 동일한 법칙에 의거해서 창조되었다. 대우주는 소우주를 포함하는데, 그 대우주를 둘러싸는 것이 빛의 세계이며, 이들 모든 것 위에 신(Theós)이 존재한다.

 

2) 신은 세계를 초월함과 동시에 세계 안에 있는 것이라는 만유내재신론(萬有內在神論, Panentheism)과 여러 신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중 지고한 누스(9)”를 주신(主神)으로 섬기는 일신(一神)적 교의를 포괄하고 있다.

 

3) ‘지고한 누스는 로고스를 사용하여 세상의 창조자인 두 번째 누스를 낳았다. 두 번째 누스는 항성천(10) 이하의 7개의 각 천구에 일곱 천사(Archon, 하위신)들을 창조하였고(11) 다시 로고스를 빼낸 원소들로 물질계를 창조하고 이후 흙으로 동물들을 만들었다.(12)

 

4) ‘지고한 누스는 자신의 모습을 따라 인간을 창조하였고(13), 다른 모든 창조물들을 인간에게 넘겨주었다. 그런데 인간은 이 자연과 사랑에 빠졌으며 그 안에 살기를 원하였다. 그 결과 인간은 육체에 갇혀 육체의 욕망에 속박된 타락한 영이 되었다. 이리하여 인간은 육체로서는 필멸(必滅)이면서 영으로서는 불멸(不滅)하는, 또 모든 창조물을 다스리는 권위를 가지지만 운명에 지배당하는, 영도 아니고 혼도 아닌 이중적인 존재가 되었다.

 

5) 윤회를 믿는다.(14) 그러나 영지(靈智)를 가진 사람은 고향인 빛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15)

 

6) 고전적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은 플라톤주의나 신피타고라스주의의 철학을 근간으로 하여, 당시 유행한 그노시스주의나 조로아스터교, 점성술, 연금술의 사상 등을 수용해서 형성된 것이므로 속성 자체가 절충적이요, 혼합적인 까닭에 역사적으로 여러 오컬트와 영향을 주고받았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카발리즘, 신지학, 힌두철학의 영향까지 받아 콘텐츠가 더욱 절충되어 가는 형편이다. 사실 작금의 오컬티즘은 그 대강이 통합되어 가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미디어의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오컬트가 대중화되어 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사자들의 마케팅 또는 채널링 때문일 수도 있다. 프란츠 바르돈(16)의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17)이 대표적이다.(18)

 

7) 헤르메스주의의 타락한 영은 이미 표준이론의 영이 아니다. 천국의 시민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럼 헤르메스주의의 영은 혼인가? 표준이론으로 보면 그렇다. 영지주의 계통의 영은 출신은 영이지만 이승에서는 전형적인 혼의 지위다. 따라서 귀향의 위대한 여정에 있는 타락한 영은 영혼육 삼원론에서 혼으로 기술한다.

 

8) 헤르메스에는 신이 주는 정신이 있다. 이는 표준이론에서의 영과 같은 기능을 한다. 표준이론으로 보면 경건한 혼에게는 선한 영(정신)’을 짝지어 그노시스를 얻게 하고 천국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19) 복 있고 경건한 혼은 선한 영(정신)을 만나 깨달음의 빛으로 나아가며 악한 혼은 영(정신)이 채워지지 않거나 악한 정신(악마)이 오히려 그를 지배한다. ‘선한 정신을 입지 않은 영혼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20)라고 한다. 이 진술을 다시 읽으면 다음과 같다. “복 있고 경건한 혼은 영을 만나 깨달음의 빛으로 나아가며 악한 혼은 영이 채워지지 않거나 악한 영이 오히려 그를 지배한다. 영이 없는 혼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9) 오늘날의 헤르메스주의는 영혼을 제외하고는 진화론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진화론이 기본 물질로부터 인간의 육체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의 창조에 적용되는 확고한 원리인 것으로 본다.

 

10) 헤르메티카에서 신이 타락한 영에게 주는 정신(理性)은 표준이론으로 보면 신영이다. 선하게 사는 타락한 영()은 경건한 영(정신)과 일체가 되어 윤회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신과 합일할 것으로 보인다. 헤르메스주의에서 말하는 이러한 정신은 어느 면에서 유란시아서의 생각조절자(Thought Adjusters)와 유사한 개념이다.

 

11) 헤르메스주의협회에서 주장하는 긍정적 형태의 헤르메스주의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인류는, ()과의 합일 상태로 되돌아가는 영적 여행 중에 있다. 이것이 인류의 위대한 작업(Great Work)’이다. 우리가 신성에 이르려면 신성을 염원해야 한다. 영적 성장은 사람의 노력 없이는 성취하지 못한다.

(2) 절충적(혼합적)교의를 가지며 서양 에소테릭 전통 전반에 걸친 소스로부터 자료를 추출한다. 다신적이지만 일신적이다. , 궁극적으로 하나인 신적 통일체로부터 방출되는 신성이 여러 형태로 나타남을 받아들인다.

(3) 신성은 내재적이면서 또한 초월적인 것이다.

(4) 우주는 신적이며 선한 것이다.

(5) 우리가 신성을 구할 때, 자연의 신비로부터 누멘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6) 영적 호기심을 북돋아라.

(7) 사람들은 기술과 염원을 통해 불가사의의 영역에 접근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마술, 명상, 의식(ritual)과 기타 영적 신비적 수행을 수용한다.

(8) 신성을 추구하는 자들은 만물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균형을 추구하여야 한다.

(9) 금욕적 세계관보다는 시()적 세계관을 가져라. 

 

<註釋> 

1) 1. 이러한 저작들을 통틀어 코르푸스 헤르메티쿰(Corpus Hermeticum, 헤르메스주의 전집 또는 문헌)이라고 한다. 문헌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모두 기독교 성립 이후의 것으로, 기독교도나 반()기독교도의 손에 의해 플라톤주의나 신피타고라스주의의 철학을 근간으로 해서, 당시 유행한 그노시스주의나 조로아스터교, 점성술, 연금술의 사상 등을 수용해서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견해에 의하면 코르푸스 헤르메티쿰이 기원전의 저작이라든가 그리스 철학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2.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3대 문헌으로는 위 코르푸스 헤르메티쿰외에 ‘As above, so below’元典에메랄드 타블레트(Emerald Tablet)1912년에 익명의 공저자들이 저술한 키발리온(Kybalion)이 있다.

 

2) 미스테리 스쿨은 아틀란티스 시대 이래로 신비의 지식을 준비된 구도자들에게만 전수해 온 해 비밀결사라고 한다. 고대로부터 신비의 가르침은 대중들로부터 그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숨겨져 왔으나 미디어와 세계화의 시대에 들어선 작금에는 더이상 esoteric이 아니다.

 

3) 프리메이슨(Freemason)18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세계 시민주의적이고 인도주의적 우애(友愛)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 비밀 단체의 성격을 띠었다. ‘로지(lodge, 작은 집)’라는 집회를 단위로 구성되어 있던 중세의 석공(石工, mason) 길드에서 비롯되었는데, 유럽대륙에서 도래한 장미십자단 같은 비밀결사의 이념을 접목한 것이 18세기 초의 프리메이슨 성립의 주된 계기가 되었다. 1717년 런던에서 몇 개의 로지가 대()로지를 형성한 것이 그 시초이다. 18세기 중엽 전 영국으로 확산되었을 뿐 아니라, 유럽 각국과 미국까지 퍼졌는데, 이때는 이미 석공들만이 아닌 지식인과 중산층 그리고 프로테스탄트들을 많이 포함한 조직이었다. 종교적으로는 관용을 중시하며, 그리스도교 조직은 아니지만 도덕성과 박애정신 및 준법을 강조하는 등 종교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 때문에 기존의 종교조직들, 특히 가톨릭교회와 가톨릭을 옹호하는 정부로부터 탄압받게 되어 비밀결사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랜드 롯지 관할하에 약 15만 명, 영국 연합 그랜드 롯지 관할하에 약 25만 명 등 영국과 아일랜드에 약 40만 명이 있고, 미국에 약 200만 명이 있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약 600만 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영문 위키 등 참조).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프리메이슨의 신학적 기반인 보수적 자유주의 신학이 세를 잃어가며 프리메이슨도 덩달아 세를 잃어 현재는 라이온스클럽보다 못한 처지가 되었다.

 

4) 장미십자회(薔薇十字會, Rosenkreuzer, Rosicrucianism)는 중세 후기 독일에 형성되었으며, 카발라와 연금술, 헤르메스주의, 영지주의 등 고대 비교(祕敎)의 가르침은 물론 자연에 대한 식견과 물질적 분야와 영적 분야에 대한 학식을 비밀리에 보유했다고 말해지는 신비주의적 비밀결사다. 프리메이슨과 오컬트 집단들이 자기네 교의가 장미십자회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 그리스신화의 헤르메스는 로마 신화의 Mercury에 해당하는데 신들의 사자(使者), 과학, 웅변, 상업 등의 신이다.

 

6) 이러한 경향은 헤르메스학뿐 아니라 영지주의, 신비주의, 카발라, 신지학, 각종 미스테리스쿨, 여러 뉴에이지단체에 나타나는 특색이다.

 

7) 공하린, ‘봄의 정경에서 찾은 헤르메스주의 그림에서 찾는 과학여행’, 사이언스타임즈 참조

 

8) 헤르메스은 신을 내재적(Panentheism, 만유내재신론)이자 초월적이라고 여긴다. 신성은 현현한 우주의 만물 속에 있으며, 또한 그들을 초월한다. ‘아래사이의 상호연결 때문에 영적 레벨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질세계에서도 일어난다. 거꾸로, 물질세계에서 일어난 일은 영적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미주 20 ‘As above, so below(AASB)’ 참조).

 

9) 헤르메티시즘(Hermeticism)에서 절대자로서의 최고신은 지고한 누스(Nous)이외에도 전체 존재(The All), 하나인 존재(The One), 1정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 신은 선과 악을 포괄하는 전체 존재이면서 또한 동시에 모든 악에서 벗어나 있는 지고한 선(Supreme Good)으로 내재적이다. ‘지고한 선의 개념은 도가의 도(), 카발라의 아인 소프, 불교의 법신불(비로자나불)과 유사하다.

 

10) 1. 항성천은 지구를 중심으로 하여 천체가 움직인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계에서 항성이 고착되어 있는 가장 바깥쪽의 천구를 말한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며 항성천은 우주의 가장자리다. 달과 태양은 지구 주위를 돈다. 하지만 행성들은 항성천에 고착된 태양 주위를 돈다.

2. 천동설은 물질문명뿐 아니라 정신문명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런데 달의 이면이 육안으로 보였다면 달토끼가 도는 모습도 보이고 이로 인해 地動도 유추되었을 것이니 코페르니쿠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지구에서 달의 한 면만 보이는 이유는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27.3일로 정확히 같기(동주기 자전) 때문이다. 이는 공명현상 때문이라는데 혹시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공명시키기 위한 신적설계는 아니었는가?

3. 단테는 그의 신곡에서 천계를 10천으로 구분하였는데 우선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을 1천부터 7천으로 하였으며 항성천을 예언자와 사도들이 사는 8천으로, 그 위에 천사들이 사는 원동천과 신이 거처인 지고천으로 나누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계도 이해 못한 듯하다.

 

11) 이 부분은 신지학의 다층적 저승론의 서구적 원형일 수도 있다.

 

12) 두 번째 누스가 인간을 제외한 피조세계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13) 1. 신들(지고한 누스로 이해된다)이 자신의 창조작업을 알게 하려 씨를 뿌려 인간을 만들었도다. 이로써 제 속성의 움직이는 징표로 삼았으며 번식시켜 하늘 아래 만물을 지배하게 하고 선한 것들을 분별하게 하며 생육하고 번식하게 하려 함이라(헤르메스 호 트리스메기스토스. 헤르메티카, 33).

2. 헤르메티카에는, “신은 자신과 유사한 원형인간을 만들고, 원형인간은 7명의 아르콘으로부터 운명을 선물로 받아서 하계로 내려온다. 원형인간은 하강하여 육체를 가진 인간이 되었다.”는 원형인간을 이용한 창조론도 있다(미주 35 ‘원형인간론참조).

3. 헤르메스는 여러 사상의 잡탕으로, 한 책에도 서로 다른 진술이 있고 용어도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고전적 헤르메스주의와, 프란츠 바르돈 등에 의하여 신지학에 물든 근대적 헤르메스주의 사이에도 차이가 많다(미주 202 ‘프란츠 바르돈의 헤르메스주의참조).

 

14) 1. 전체로서의 영(지고한 누스)이 전 우주를 에워싸고 소용돌이치며 돈다. 전체 영으로부터 개별 영이 공중에 생겨나고 공중의 영이 인간 존재의 영으로 변성(變性)한다(전게서, 1007).

2. 명종 후 영이 다시 상승할 때에는 정신()은 불의 몸을 입고 몸을 빠져나온다. 이때 사람은 심판대에 서는데 생을 경건하게 산 영은 온전히 정신에게 돌아가고 정신은 그를 깨달음의 빛으로 인도한다. 불경한 영은 인간의 몸에 다시 들어가나 악마의 정신이 영에 들어가 징벌을 가하여 그는 살아서 온갖 죄를 저지르게 된다(전게서, 1016~23).

3.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 아들아,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육신을 거쳐야, 얼마나 많은 악마의 무리를 겪어야, 얼마나 많은 별들의 반복과 주기들을 거쳐야, 하나인 존재에게로 가는 것을 서둘게 될까?”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 The Way of Hermes, 33)

 

15) 헤르메스주의협회에서는 헤르메스의 윤회에 대한 입장은 인간들에게 주어진 생의 목표를 한 번의 인생 동안에 성취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나, 한 번의 생중에 못 이룰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허메틱(Hermetic)하지 못한 언급이다.

 

16) Franz Bardon(1909~1958)20세기에 실존했던 최고의 마법사로 마법명은 프라바토이다. 국적은 체코인이나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주로 활동했다.

 

17) 고전적 헤르메스주의는 Hermetism으로, 르네상스 이후 부활한 헤르메스주의는 Hermeticism으로 구분한다고도 하니 그 차이가 상당함을 의미한다.

 

18) 프란츠 바르돈의 헤르메스주의

프란츠 바르돈(Franz Bardon 1909~1958)은 체코의 오파바에서 태어나 자연요법 치유사, 스테이지 마법사 등으로 활동하며 많은 제자들에게 헤르메스학을 전수했다. 14세 때 영혼 교대 방식으로 고도의 영적인 존재가 그의 육체를 빌어 환생(化生)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스 신비주의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죄로 수용소에 투옥되었다가 소련군에 의해 구출되었으나 체코 정부에 의해 다시 투옥되어 1958년에 감옥에서 생을 마쳤다.

 

1. 프란츠 바르돈의 주장

1) 신으로부터 유래한 원인물질인 에테르(산스크리트어의 아카샤, )가 영혼육의 만물을 구성한다.

2) 인간의 혼()은 에테르의 미세한 진동 또는 아카샤 원리로부터 태어난다. (헤르메티카는 혼은 신이 주신 착한 정신이라고 한다. 악한 정신은 악마가 준다.) 원소의 미세한 진동과 전기적-자기적 흐름의 양극성을 통해 혼이 생겨나는 것이다. 아스트랄체인 혼은 단지 불멸하는 영의 도구일 뿐이다. 사람이 죽은 후 아스트랄계를 거쳐서 영계로 가는데 영이 아스트랄체를 떠나면, 아스트랄체는 자신이 창조되었던 본래의 물질로 해체되어 되돌아가 소멸된다. 이는 신지학적 주장으로 본래 고전적 헤르메스주의의 영혼일체 윤회사상에서 많이 변질된 주장이다. 이는 신지학이 오컬트 사상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 표준이론에서 본 바르돈의 헤르메티시즘

1) 영은 불멸하지만 개별성을 상실하고 아카샤(에테르) 속으로 용해되어 녹아들어 가기도 한다는 주장은 영의 불멸을 말하는 표준이론과 상충할 뿐 아니라 그 어떤 사상에도 이런 주장은 없다.

2) 신지학과 동일하게 다신체론과 다층적 저승론이다. 인간은 영인 멘탈체가 육체와 아스트랄체를 입고 있다가 죽으면 하나씩 벗고 영계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는 프라바토가 신지학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의미한다. 고전적인 알렉산드리안 헤르메스학에서는 그 같은 주장을 찾아볼 수 없다.

3) 바르돈의 헤르메티시즘은 의식이 아스트랄체에 속하며 이는 육체의 뇌에서 관장한다고 한다. 의식이 혼에 속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를 육체의 뇌에서 관장한다 함은 모순된 논리다. 이는 프라바토가 헤르메스에 어설픈 뇌과학을 도입하여 전통적인 믿음 자체를 흔드는 이론을 만든 듯하다. 의식은 생각과 마찬가지로 영혼육이 모두 작용한 복잡한 결과물이다.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 불설에서조차 의식은 오온에 기인한 제6식에 의해 생긴다고 하고 이는 다시 제7식이자 자의식인 말나식을 통해 업의 저장고인 아뢰야식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의식은 최소한 혼의 일부인 셈이다.

4) 바르돈은 아스트랄체 또한 몸처럼 4원소의 특성을 가진다고 하면서 이를 인도철학의 차크라와 연결시키고 있다. 흙중추는 요가 차크라 중의 하나인 물라다나, 물중추는 성기부근의 스와디스타나라는 식이다. 억지스럽다. 사실 혼이 아스트랄체라는 믿음조차 신지학의 영향을 받아 그가 헤르메티시즘에 역으로 도입한 의견이다. 고전적 헤르메스에는 혼과 영이 각각 물질로 된 체()를 가지고 있고 사람이 이런 다신체로 이루어진다는 등의 이론은 없다. 심지어 고전적 헤르메티시즘은 아직 인간론으로서의 체계가 서지 않아 영과 혼과 정신과 이성을 섞어 쓰는 수준이었다(헤르메스 호 트리스메기스토스. 헤르메티카12, 110~112). 현대에 이르러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으로 위와 같은 담론이 헤르메스에 섞인 것 같으나 이 역시 체계가 없다.

5) 의식이 혼에 속한 것이지만 육체의 뇌에서 관장한다고 하던 바르돈은 모든 생각은 (우주영에서 기원하여) 에테르 원리나 멘탈 매트릭스를 통해, 사고형식이나 영상의 형태로 (혼의 의식인) 자의식에 도달하게 된다. 또한 물질계의 모든 피조물은 관념의 세계에 바탕을 두고 생각과 영의식을 통하여 창조된 반영물이다.”라는 또 다른 주장을 한다. 그러나 생각 중에 최고급의 창의적인 생각은 멘탈계 또는 그보다 더 높은 영계에서 수신한 것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은 멘탈계로부터 기원한 것이 아니라 혼, 영 모두에게서 기원한다. 바르돈은 헤르메티카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As above. So below)’라는 상응의 원리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상응의 원리소설을 보면 작가를 알 수 있다라는 뜻으로 이해하여야 하는 것이지 멘탈계가 영의 복사판이라든가 멘탈계에서 먼저 이루어지고 또는 멘탈계에서 계획된 것이 인간의 영에게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19) 1. “신은 모든 인간에게 이성을 나누어 주었노라. 그는 정신을 나누신 것이 아니니, 정신은 그 누구에게도 나누신 것이 아니니, 정신은 그 누구에게도 내놓지 않으셨음이니라. 신은 영()들 사이에 정신()을 두어 시험을 잘 치른 자에게 상으로 내리려 하였노라.”

2. 따라서 헤르메스주의에는 영혼육의 3원이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혼육인 사람도 있게 된다. 혼육인 사람도 있는 표준이론과 비교된다.

 

20) 1. 헤르메스 호 트리스메기스토스. 헤르메티카, 1023

2. 좋은 글방의 국역(國譯) 헤르메티카누스(지고한 누스)’에서 도래한 영은 육체가 죽을 때까지 육체의 노예가 되는데 육체의 포로가 된 영이 혼()이라고도 하고 이성이 혼이라고도 한다. 또 사람이 죽으면 혼이 어찌 되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다.

3. 국역(國譯) 헤르메티카에서 사용된 영, 영혼, , 정신 등의 단어가 원문을 얼마나 잘 소화하였는지는 의문이다. 표준이론으로 볼 때 무분별한 용어사용이 많다.

 

21) Hermetic Fellowship : www.hermeticfellowship.org/HFHermeticism.html

 

22) 헤르메스주의협회에서 주장하는 현대 헤르메스주의의 특성

 

1. 절충주의 : 고대 알렉산드리안 헤르메스주의가 매우 다양한 종교적 철학적 전통들에 의지한 것과 똑같이, 현대의 헤르메스주의도 헤르메스 전통, 또는 서양 에소테릭 전통을 모두 추구한다. 고대 미스테리종교, 카발라, 연금술, 장미십자회 사상, 영지주의 및 기타 에소테릭 기독교, 마술, 주술과 신이교주의, 그리고 성배탐구 등을 포괄한다.

2. 영적 호기심 : 헤르메스주의자들은 구도자들이다. 헤르메스적 영적 호기심은 다른 사상들과 영적인 길들에 대한 열림과 관대함의 태도를 장려한다고 한다. 이런 호기심은 서적, 다른 사상의 체험, 직관, 의식(儀式 ritual), 명상, 기타 영적 수행 그리고 각자 선택하는 종교적 헌신을 통하여 추구된다.

3. 다신론 그리고 궁극적 일신론 : 고대 異敎(Paganism)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헤르메스주의는 보통 다신론적으로 영성에 접근한다. (The Divine)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자신을 나타내며 여러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우주는 광대하고 다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The One)’ 속에 통합된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의 다양성 뒤에 숨어있는 통합을 드러내 보여주는 보이지 않는 연결을 추구하고 또 발견할 수 있다. 헤르메스적 카발라는 이의 한 모델이다. 각 세피라는 神性의 다양성의 표현인 반면, 모두는 케테르로부터 발산되며 케테르 속에 통합된다. 이 통합 자체는 궁극적으로 미현현자(Unmanifest Ein Soph)로부터의 발산이다. 카발라 생명나무의 가장 상위에 위치한 케테르(왕관) 세피라는 무한의 빛이요 신성인 아인 소프 오르(Ain Soph Aur)와 접해 있다.

4.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As above, so below) : 신은 현현한 우주의 만물 속에 있으며, 또한 그들을 초월한다. ‘아래사이의 상호연결 때문에 영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질세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 거꾸로, 물질세계에서 일어난 일은 영적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5. 만물은 神的이다 : 신성이 만물 속에 있기 때문에 만물은 신적이다. 우리를 포함한 우주에 대한 묵상과 이해를 통해서, 기도와 염원과 영지를 통해서, 사람들은 더 신같이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신과의 재결합에 이르게 된다.

6. 윤회 : 많은 헤르메스주의자들은 이 목표를 한 번의 인생 동안에 성취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나, 어떤 헤르메스주의자들은 이 이상(理想)을 물리적인 몸 가운데 있는 동안 온전히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7. 자연은 신을 드러낸다 : 현대 헤르메틱(hermetic people, 헤르메스주의자)에게 있어서 자연신적스승이며 미스테리계시자이다. 물리적 세계는 신적 권능과 사랑의 현현 또는 그릇이며, 우리는 이 그릇을 보살피도록 특별히 위임받았다.

8. ‘으로의 의지 : 신적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소망과 의지라는 중요한 인간적 능력을 사용함으로써 모든 사람은 그의 더 높은 자아와 합일을 이루어 결국에는 신과 재결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9. 신비한 영역에로의 접근 : 인류에게는 비물리적인 영역(심령적, 정신적, 영적 영역)에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비물리적 영역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법은 마술의 수행 또는 의식(儀式)을 통한 신과의 동역(同役)을 통해 이루어진다.

10. 위대한 작업(The Great Work) : 인류가, 더 축복받고 신과 더 합일되었던 태초의 상태로부터 떨어져 나왔다는 사상은 많은 종교와 철학이 공유한다. 이집트 고대종교, 그리스 철학, 영지주의, 그리고 카발라에서 발견되는 이런 개념들은 헤르메스주의 흐름의 요소들이다. 이와 같은 신과의 새롭고 탈바꿈된 합일로 돌아가는 것이 헤르메스 작업의 목표이다. 이 과정은 위대한 작업또는 장엄한 예술이라고 불린다. 이 작업에서 서로 다른 유파들은 각각 다른 자연 패턴을 따른다. 예를 들어, 어떤 이들은 그들의 입문과정들을 영혼과 영(psyche and spirit)의 발전에 기초를 둘 수도 있다.

 

11. 詩的 세계관 : 또한, 영적인 것을 되찾기 위해 물질적인 것을 모두 배제하는 그런 영적 여정 대신, 헤르메틱의 목표는 만물의 균형을 껴안는 것이다. 헤르메스주의는 영지주의적인 성취를 향한 금욕주의자적 모드보다는 시적 모드로 묘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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