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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5)’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5/19 [10:43]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5)’

정영부 | 입력 : 2023/05/19 [10:43]

개체성과 개성

 

지나라자다사(1)First Principles of Theosophy에 의하면 인간의 영적, 지성적인 불멸의 부분은 개별성(individuality)’(2)인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이다. 이는 우리들의 본질이며 뿌리로, 내면의 영적 태양, 내면의 신이라고 한다. 개별성과 관련하여 그는 개성을 말한다. “윤회 중 특정한 생에 자신을 구현한 모습으로 개별성의 마스크 혹은 베일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성(Personality)’이 있다. , 개별성은 윤회할 때마다 멘탈체, 아스트랄체, 육체를 가지는데 이들 세 개의 체들은 각각 나름대로의 생명과 나름대로의 의식인 엘리멘탈을 가지고 있으며(3), 개성은 각 생에서 이들 엘리멘탈의 영향을 받아 개별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모습이다.(4) 따라서 개별성은 한 번 윤회할 때마다 하나의 개성을 만든다.”(5)

표준이론으로 볼 때 신지학의 개성이론은 영이 혼을 만난다는 뜻일 뿐이다. ‘인간의 영적, 지성적인 불멸의 부분인 개별성은 영을 말하는 것이고 그 개별성이 한 번 윤회할 때마다 하나의 개성을 만든다는 말은 혼을 만나서 이승에 온다는 말이다. 혼은 당연히 자신만의 생명과 의식을 가진 개성의 존재다. 신지학은 영과 혼의 이러한 메커니즘을 파악하지 못하고 다만 환생 시 영이 무엇인가와 만나서 새로운 몸을 이룬다는 것을 엉뚱하게 파악한 나머지 혼이 아닌 멘탈체와 아스트랄체를 상정하고 한 번 윤회할 때마다 이들을 만나 하나의 개성을 만든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개성은 표준이론의 혼영일체또는 그를 통해 얻은 경험이다.

 

신지학의 개성과 관련하여 표준이론에는 개체성의 개념이 있다. 표준이론에서 개체성이란 분리성(separateness)으로서 그룹혼인 각혼이 지혼으로 발전하기 위한 첫 단계에서 얻는 속성인데 그룹혼에서 분리됨으로써 확보된다. 이후 개체성은 자의식을 불러오며 이는 자아형성의 씨앗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삶에서 이기심과 자존심의 근원이 되고 나아가 소유욕과 명예욕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개체성은 자아의 씨앗이니 긍정적인 것이나 한편으로는 자아의 발전을 통해 극복되어 자리이타와 자비심으로 변화하여야 한다. 지혼의 발전과정은 개체성의 극복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체성이 줄어들수록 개별성(individuality)은 커진다. 그리고 이 개별성은 합일 후에도 유지된다.(6)

 

다층적 저승론과 다신체론의 구체적 내용

 

뉴에이지의 번창과 함께 육체 이외의 신체들에 대한 담론도 더욱 심화되고 일반화하였다. 신지학에는 여러 특징 있는 주장들이 있으나 우리가 사는 물질계 위로 에테르계, 아스트랄계, 멘탈계, 코잘계, 붓디계 등 여러 개의 계()가 있다고 하고 동시에 사람에게는 상위 각 에 대응하는 신체가 있다고 하는 다층적 저승론과 다신체론이 그 핵심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인간의 각 신체와 계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본다.

 

에테르체와 에테르계-에테르의 역사

 

에테르(ether)’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아이테르(aither)에서 나온 말로 이는 Indo-European언어인 aith란 말에서 파생되었는데 burn 또는 shine이라는 뜻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aither는 하늘의 상층부로 밝은 빛과 신들이 머무는 곳이다. 아이테르의 빛은 땅과 가까운 하늘의 빛보다 훨씬 더 밝으며, 아이테르의 공기는 신들이 숨 쉬는 맑고 순수한 공기로 인간이 숨 쉬는 탁한 공기에 대비된다. 그리스 음유시인 오르페우스는 아이테르를 세계의 영혼이자 모든 생명의 원소라고 노래하였다. 당시에는 인간이 죽으면 영혼은 아이테르로 올라가고 육신은 가이아(gaia)로 내려간다고 믿었다. 아이테르가 천당이었던 셈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주가 몇 개의 기본 요소(Classical Elements)(7)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에테르는 그중 하나를 의미하였다.(8)

이러한 생각은 스콜라 철학으로 계승되어 중세의 그리스도교적 우주관에서도 에테르는 천계를 구성하는 물질로 여겨졌다. 한편 중세의 연금술에서는 우주의 구성원소로 공기, , , , , 수은, 소금 외에 아조트(Azoth)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에테르와 유사한 것으로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고 한다. 이후 데카르트는 진공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물질의 입자의 사이를 채울 수 있는 것으로서 미세한 물질을 상정해, 그에 의해서 빛이 전달된다고 했다. 한편, 화학이 발달하면서 디에틸 에테르가 발견되었을 때에, 그 높은 휘발성을 지상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 물질이 하늘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라고 해석하여 에테르란 이름이 붙여졌다.(9)

 

17세기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투명물질을 에테르라 칭하고 빛의 특성과 우주 공간의 중력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였다. 이후 근대 물리학에서는 빛을 파동이라고 여겨, 이 빛이 전파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매질물질을 상정하여 이를 에테르라고 이름 붙였다. 또한 19세기 전자기 이론학자인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은 에테르를 세상 만물을 잇는 물질로,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한결 미묘한 우주의 텅 빈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노벨상을 수상한 헨드릭 로렌츠(Hendrik Antoon Lorentz 1853~1928)1906에테르는 에너지 파동을 가진 전자기장일 수 있다.(11) 어느 정도 물질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물질과는 다르다.”라고 하였고 심지어 막스 플랑크(Max Planck 1858~1947)는 이러한 에너지장 뒤에는 의식과 지성을 지닌 존재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 존재를 매트릭스라고 칭하였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역시 우주공간을 무엇인가가 채우고 있다고 하며 물리학법칙이 존재하기 위해서 에테르는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1887년 마이컬슨(Albert Michelson 1852~1931)과 몰리(Edward Morley 1838~1923)는 에테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으나 최고로 성공한 실패실험’(11)으로 끝나 에테르 신화는 사라지는 듯하였다. 하지만 이후 미시세계를 규율하는 양자역학과 거시세계의 법칙인 상대성원리를 조화시키기 위해 다시 에테르의 존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첨단 물리학인 양자역학의 일부에서는 양자수준에서의 미시세계에 작용하는 법칙으로 비국소성의 원리’, ‘양자도약의 불연속성의 원리’, ‘관찰자 효과’, ‘양자 얽힘’, ‘DNA유령효과’,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그리고 위치와 운동량의 불확정성에 따른 상보성 원리등 기존의 거시세계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과 새로운 공간의 개념을 설명하는 열쇠로서 에테르의 존재를 다시 상정하고 있다.(12)

 

한편 신지학의 창시자 블라바츠키는 힌두교의 프라나(13)와 연관시켜 에테르란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처럼 에테르, 기 또는 이와 유사한 이름을 가진 미지의 물질은 우주의 근본물질로, 또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한 종류로서 공기나 하늘 또는 천상세계를 구성하는 물질로, 생명력으로, 생명체의 도안체로, 영혼을 구성하는 물질로, 만병통치약으로, 에너지의 한 형태로, 빛을 전달하는 진공 속의 물질로, CnH2n+1, 전자기장으로, 의식과 지성을 가진 존재로 역사 속에서 모습을 조금씩 바꿔 가며 여러 가지 형태와 기능이 부여된 미지 또는 신비의 물질로 그 존재를 이어 왔다. 

 


<註釋>
 

1) 지나라자다사(Curuppumullage Jinarajadasa 1875~1953)는 실론 섬에서 태어나 13살 때 C.W. 리드비터를 따라 영국으로 가서 교육을 받았으며 헬레나 블라바츠키 여사를 만나게 된다. 1896년에 성 요한 칼리지에 입학해서 동양 언어학과 법학을 공부하였다. 이후 실론으로 돌아와서 콜롬보에 리드비터가 세운 불교 아난다 대학 학장이 되었다. 1904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신지학을 강연하였고 1921년부터 1928년까지 신지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1945년에는 신지학회 4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50여 권의 책을 썼고 가장 유명한 책이 신지학 제1원리(First Principles of Theosophy)이다.

 

2) “개별성은 우리들의 영적, 지성적인 불멸의 부분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본질 바로 그것인 뿌리로, 내면의 영적 태양, 내면의 신이다. 이는 나누어질 수 없는 것’, 철학적인 의미에서 단순하고 순수한 것’, ‘분해될 수 없으며 섞이지 않는 원래의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것은 이질적인 것이 아니다. 즉 여러 가지가 모인 복합물이 아니며 다른 요소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 그 자체이다.”

 

3) 신지학의 엘리멘탈과 다의식론

 

1. 신지학은 멘탈체가 가지는 생명과 의식을 멘탈 엘리멘탈이라고 하고 아스트랄체의 그것은 욕망 엘리멘탈’, 육체의 생명과 의식은 물질 엘리멘탈이라고 한다. 여기서 엘리멘탈을 표준이론으로 보면 기의 생명력이 혼으로 발전하면서 그 에센스가 모여 혼에 내장되는 하느님의 영화(靈火)격인데 신지학에서는 그 영화가 물질에도 있으며 체마다 따로 있고 심지어 별도의 의식까지 가진다.

 

2. 표준이론은 혼은 진화단계상 식물로부터 시작되고 혼은 속성적 구성요소가 여럿 있을 뿐인데 신지학은 혼이 물질부터 시작하며 여러 身體로 구성되어 있고(多身體論) 또 각 신체마다 생명과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른바 신지학의 다의식론(多意識論)’이다. 이는 힌두이즘에 뿌리를 둔 신지학으로서의 주장이기는 하나 힌두이즘은 기껏해야 汎神論 즉 브라만의 우주 또는 아트만이 만물에 한다는 사상일 뿐 애니미즘이나 범심론은 이미 넘어선 고급종교였건만, 만물이 정령(精靈)도 심()도 아닌 의식을 가진다는 주장을 하는 신지학은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힌두이즘보다 퇴보하였다는 느낌이다.

신지학이 로고스로부터의 모나드와 엘리멘탈이 만물에 생명력이나 생기를 부여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이를 진화의 동력으로서 보아 그 합리성이 인정되지만 의식까지 있다는 주장은 에니미즘적 사고로 보여 납득하기 어렵다. 이 주장은 인간의 모든 세포도 각각 생명과 의식을 가진다는 신지학의 또 다른 주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표준이론으로 볼 때 신지학의 엘리멘탈은 佛性이나 하느님의 靈火 정도로 이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의식의 발생은 각혼 때부터다. 세포나 혼의 구성체가 각각 의식을 가진다는 다의식론적 사고는 범심론적 애니미즘으로 모든 원시적인 종교에서 찾을 수 있는 저능한 영성이고 신지학의 코드인 혼의 진화론에도 정면으로 역행한다. 표준이론에는 그런 의식은 의식의 가능태로서 원인의식일 뿐이다.

 

4) 혼의 DNA와 개체성

 

1. 혼의 개체성이 육의 차원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혼에도 몸의 DNA개념이 필요하다. 혼에도 DNA가 있는 것이다. 이는 혼의 물성을 고려할 때 매우 합리적인 생각이다. 혼의 DNA가 몸의 DNA와 생리적으로 같지는 않겠지만 시스템적으로는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몸의 얼굴 모습이나 운동능력, 소질 등은 몸의 DNA 즉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인자뿐 아니라 혼의 DNA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혼의 DNA는 혼의 개체성이 강할수록 뚜렷하고 강력할 것이다. 즉 전생의 얼굴 모습이나 몸의 특징이 후생에 일부 드러나는 것이다. 심지어 혼의 DNA에는 전생의 흉터 즉 모반(母斑, birth mark)도 포함하는 듯하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아더 거드햄(Arthur Guirdham1905~1992)은 모반뿐 아니라 기념일 현상(anniversary phenomenon)을 주장한다. 예를 들면 전생에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던 날과 일치하는 기간에 병이 나든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2. 신지학자 리드비터는 육체는 어느 정도 자아의 표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생에도 육체에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어떤 사람이 진보하여 인성과 자아의 합일을 이루게 되면 코잘체 안에 있는 영광체의 특성이 인성에 각인되는 경향이 있다. 그가 아데프트(Adept)가 되고 모든 카르마가 소진될 때 그의 육체는 영광체에 가장 가깝게 표현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스터들은 아무리 여러 번 환생해도 그를 알아볼 수 있다(신지학 대의참조).”라고 한다. 이쯤 되면 혼의 개체성뿐 아니라 개별성도 몸에 체화된다는 주장이다.

 

3. 신지학자 지나라자다사는 부모들이 제공한 육체는 유전 인자들의 저장소이다. 개체성은 환생할 때마다 이러한 인자들 중에서 자신의 카르마에 상응하는 인자들을 선택하여 個性이 일을 하는 데 사용한다(신지학의 제1원리참조).”고 한다. 이 말은 혼이 환생하기 전에 부모뿐 아니라 부모가 준 유전인자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유전인자를 다시 취사선택 한다는 뜻이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도 용모도 체격도 운동능력도 다 다른 이유다. 결국 육체의 개체성 일부는 부모들이 제공한 것이 아니라 자아()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이다.

 

4. 신지학에서는 심지어 인간모나드도 DNA를 갖는다. 신지학에 의하면 생이 끝났을 때 영혼(인간모나드)은 상위계로 상승하면서 하위 각 계에 아스트랄체와 멘탈체 등 하위 구성체를 버린다. 그런데 모나드는 훗날 영계 생활을 마치고 환생을 위해 다시 하강하면서 전생에 버린 아스트랄체와 멘탈체의 복사본들을 만들어 입고 태어난다. 여기서 복사본을 만드는 방법이 모나드의 DNA이다. 즉 인간모나드의 DNA는 아스트랄계와 멘탈계를 거쳐 하강하면서 각 계의 물질을 사용하여 이전 생의 복사본을 만들게 된다. 당연히 아스트랄체와 멘탈체도 인간모나드의 DNA에 따라 자신의 DNA를 가지며 이를 생기체를 통하여 육체의 DNA에 반영한다. 그렇다면 DNA는 업(karma)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5. 듀얼모나드가 싱글모나드가 되면 어찌 되는가?

1) 모나드는 무의식적이고 비인격적이며 신 그 자체이다. 따라서 붓디가 아트마(모나드)와 분리되면 아트마는 다시 無現(non-manifestation)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주장은 카발라나 불교 밀교인 금강승 일각에서 볼 수 있다. 카발라에는 루아흐(Ruach, )가 네페쉬(Nephesh, 覺魂)과 결합하지 않으면 어떤 영도 현현(顯現)의 층계(divine hierarchy)에 속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으며 또 금강승에서 “Dhyani(本初佛 Adi-Buddha)는 매개체인 붓디(Buddhi)로부터 풀려나면, 절대존재인 비존재(Non- being)로 넘어간다.”라고 한다(theosophy.wiki/en/Monad 참조). 기독교의 성경에도 같은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구절이 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 22:37)”가 그것이다. 영은 오직 혼의 지(), (), ()를 통해서만 성령을 만날 수 있다는 것으로 기독교의 영은 영교(靈交)의 역할만 한다는 생각에서의 해석이다(미주 185 ‘輪廻는 성경구절과 기독교 영혼육 삼원론의 내용참조).

2) 이러한 주장은 위의 케이스뿐만 아니라 여러 종교와 사상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 주장은 다음의 두 가지 면에서 매우 중요한 고찰거리를 남긴다.

(1) 合一영소멸론의 근거가 된다. 이들은 참자아로서의 영의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합일시 하느님은 바다이고 영은 물 한 방울이며, 영은 신에 흡수되어 사라진다. 물론 신은 물 한 방물이 윤회를 통해 얻은 지혜와 경험을 흡수하여 그만큼 진화한다. 그러나 참자아로서의 영의 개념은 완벽한 전능의 하느님이 영을 창조하신 근본이유다. 참자아는 개성과 지혜의 존재다. 영의 금의환향을 바라시는 하느님에게 개성과 지혜는 영의 금의(錦衣)인 것이다. 전능의 하느님이 무엇이 부족해서 영의 금의를 빼앗아 입고 자신의 진화를 꾀하신다는 말인가!

(2) 영은 혼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혼은 영의 모든 속성이 활동하는 자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혼이 영의 탈것에 불과하다거나 혼은 생기체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그리고 급기야

혼은 헌신이 되어 한번 쓰고 소멸되는 생기체 정도로 격하되거나(원불교의 靈氣質 )

아트마가 윤회하는 동안 타고 버리는 것이 되거나(힌두교)

경험과 지혜만 영에게 바치고 혼의식과 체는 소멸하는 존재 아닌 존재가 된다(신지학).

 

물론 대부분의 고전적 祕學에서는 우주의식의 일부인 영은 물질계에 현현하기 위해 혼을 만나 일심동체가 되어 윤회를 겪고 마침내 그 혼과 일체가 되어 귀일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한 바와 같이 혼은 승()일 뿐이라는 생각은 사상마다 면면하였고 마침내 블라바츠키의 신지학에 이르러서 혼소멸론즉 혼의 각 와 의식은 소멸한다는 생각이 그 주류의 생각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 생각은 신지학의 위세와 더불어 뉴에이지에 수용되었고 헤르메스와 카발라, 영지주의 등 고전적 비학에도 역으로 침투하였으며 심지어 원조인 힌두교에서도 상업적 또는 무지로 인해 신지학의 논리를 사용하고 있다.

신지학은

(1) 아트마의 최상위 천계 진입과 관련하여서는 붓디 이하 모든 혼적 구성물이 흩어진다는 혼소멸론을 주장하고

(2) 합일과 관련하여서는 개별성(개성)의 소멸론을 주장하며

(3) 우주주기론과 결부하여서는 영의 자발적 인신공양 즉 영소멸론까지 들먹인다.

모두 블라바츠키에 연원한 주장이다.

3)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다음의 이유들로 無理한 주장임이 간단히 드러난다.

(1) 2로고스의 발출로서 모나드(Monadic Essence)가 물질계에 현현하여 수십억 년을 고투하여 大敍事 끝에 각혼을 만들더니 무슨 이유로 이를 고작 또 다른 모나드(1로고스의 발출)(탈것)으로 이용한 뒤 폐기하는 것인가?

(2) ‘개별성소멸론은 자신의 일부를 개성으로 재창조하시려는 하느님의 모나드 발출 목적을 무위로 돌리는 원천무효의 주장이다.

(3) 개별성이 소멸되어 이미 메말라버린 영에는 물질계에 인신공양할 씨앗 같은 것은 남아 있는 게 없다. 또 신의 일부인 모나드가 씨앗으로 사용되고 소멸된다는 주장이 신의 定義正意에 가당한가?

4) 이는 모두 서양 祕敎에 힌두철학을 억지로 가져다 붙인 블라바츠키가 남긴 불합리의 잔재다. 그가 애초에 영지주의나 카발라의 일원적 발출론과 힌두의 푸루샤와 프라크리티의 이원론을 표준이론처럼 혼의 진화론으로 극복하였더라면 신지학은 보다 합리적인 영혼론을 구축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들의 뼈에 사무친 영지주의의 발출론(Emanationism)을 버리지 못한 채 다신체론의 힌두 철학과 결합하다 보니 혼(마음)은 신영(神靈, 모나드)의 경험도구 또는 영이 물질계에서 얻은 공덕(功德)에 불과한 신세가 되었다. 따라서 신지학의 혼은 무아(無我)라도 남는 불교보다도 더한 허무론의 덫에 걸렸다. 이후의 신지학자들은 이러한 블라바츠키의 질곡(桎梏)’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논리를 개발하였으나 교조(敎祖)가 설치한 자가당착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영지주의의 본면목은 애초부터 영이 마음이고 혼은 생기체에 불과하였고 카발라에서 혼은 영의 속성일 뿐이며 힌두는 철저한 혼영일체이나 다신체론과 다단계 저승론, 심지어 의식의 수준론을 넘어 다의식론을 주창하는 신지학이 기왕의 비학을 모두 포괄하려다 보니 구구한 변에도 불구하고 결국 신지학은 마음()을 버려야 하는 지경에 빠진 것이다.

6. 위와 같은 신지학의 역진화적 모나드 영혼론은 진화에 의해 탄생하는 다른 영적 존재(정령 등)는 어떻게 진화의 끝(천사, deva)에 다다를 수 있는지를 설명할 방법이 궁색하다. 또한 광물단계에서부터의 생명 진화론의 서사를 웅대하게 그려 왔던 그 신지학은 갑자기 어디로 갔는지는 더욱 알 수 없다.

 

5) 개별성과 개성의 사이를 설명하는 상징들은 많다. 그것 중에 하나가 진주 목걸이다. 여기서 진주들은 연속적으로 일어난 환생에서 살았던 개개의 개성들을 나타낸다. 20면체로 비유되기도 하는데 3차원의 20면체가 개별성을 나타낸다면, 개성은 20면체 중 한 면을 구성하는 삼각형이다. 20면체에 있는 모든 삼각형들을 나란히 늘어놓는다 해도 3차원의 20면체의 특징을 단 하나도 나타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개개의 개성은 진정한 자아의 어떤 특징들을 나타내지 못한다. 반면 개별성은 자신의 본성을 조금도 잃지 않고, 그 힘에 적합한 많은 개성들을 만들 수 있다(지나라자다사, 신지학 제1원리6장 인간의 생과 사 참조).

 

6) 미주 97 ‘개체성(separateness)과 개별성(individuality)’ 참조

 

7) 기본 요소(Classical Elements)의 예로는 고대 그리스의 ,,,空氣의 사대 원소(四大元素), 힌두교의 ,,,空氣.空間의 오대 원소(五大元素), 불교의 사대(四大오대(五大육대(六大), 동양 철학의 오행(五行), 중세 연금술의 삼원소(三元素), 사원소(四元素) 등이 그 예이다.

 

8) 아리스토텔레스는 물, , , 공기의 4원소설을 확장해 천체를 구성하는 제5원소(Fifth element)로 에테르를 추가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적 우주는 가장 안쪽 구가 물, , , 공기의 4원소로 만들어진 지구이며, 그 바깥의 천구들과 천구 위의 천체들은 제5원소 에테르로 되어 있다. 이와 유사하게 인도철학에서는 우주의 구성요소를 타트바라고 하며 이는 각각 프리티비(), 아파스(), 테파스(), 바유(바람), 아카샤(허공)5가지라고 하였다. 이 중 아카샤란 허공을 구성하는 제5원소로 만물의 원천인 정묘한 물질인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에테르와 유사한 의미를 지녔다. 또 중국의 도가(道家)에서는 우주의 근본을 기()라고 하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시작되기 전 우주는 생명의 원동력인 신비로운 힘이자 모든 것의 에너지원인 로 가득 차 있었다고 여겼다. 유가의 성리학 또한 이론(理論)과 기론(氣論)을 통하여 기에 대한 연구가 심오하였다.

 

9) 근대 화학에서 에테르는 2개의 탄화수소 잔기(殘基)가 산소 원자와 결합한 화합물로 화학식은 R-O-R라고 쓴다. R은 알킬기로 포화탄화수소에서 1개의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단이다. 일반식은 CnH2n+1이다.

 

10) 이는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1917~1992)에 의해 초양자장으로 파악되었고 표준이론에서는 이를 의 물질화 과정의 최초형태로 판단한다(6.6.1. ‘데이비드 봄의 양자형이상학과 표준이론참조).

 

11) 실험은 완벽히 진행되었으나 에테르가 발견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에테르는 없었다는 실험결과를 풍자한 표현이다. 그러나 이후 계측장비의 발달로 1986년에 실버투스가 미공군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실험 등에서는 에테르와 비슷한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그렉 브레이든, 디바인 매트릭스, 54~60, 69쪽 참조).

 

12)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현상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 광양자실험에 의하면 쌍둥이 광양자들은 하나가 변하면 나머지 하나도 초공간적으로 시차 0의 동시성을 가지고 자동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모든 물질은 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과 그 물질에도 기가 스며 있다는 것 그리고 기는 원인의식을 가진 생명력이라는 표준이론의 주장과 관계가 있다. 기의 물질로의 최초 변화형태인 입자는 생명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며 그 생명은 의식을 가진 개체로 발전할 가능성(원인의식)’을 가진다는 사실을 양자얽힘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광자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실험은 양자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이유를 보여주었다. 즉 물질의 최소단위이자 물질생성의 최초단계인 양자는 기가 변화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의 속성인 에너지로서의 파동성과 물질에 가까운 속성인 입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질은 물질의 물리학(物理學) 법칙이 적용되고 기는 기의 물리학(氣學) 법칙이 적용된다(미주 209 ‘양자 얽힘과 텔레포테이션 그리고 표준이론참조).

 

13)

1. 프라나란 산스크리트어로 호흡, 숨결의 뜻으로 우주의 모든 자연 과정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력을 의미한다.

2. 프라나는 중국 철학이나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 qi)와 같은 개념이다. 도 천지의 바람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으며, 인체 내에서 활동하는 생명력이다. 이것은 정()과 신() 사이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그 성질에 따라서 목····수 다섯으로 분류하며 몸 안에서 작용할 때는 오장(五臟)과 연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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