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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21)- 불교, 시대에 부응하는 종교여야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5/22 [09:19]
“이론만 난무하는 불교는 가라! 이제는 실천이다!”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21)- 불교, 시대에 부응하는 종교여야

“이론만 난무하는 불교는 가라! 이제는 실천이다!”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5/22 [09:19]

▲ 국제불교연맹(IBC)이 주관한 국제불교정상회의(GBS)에서 달라이 라마의 설법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 CRS NEWS

 

불교는 철학적이다.” “교리적이다” “이론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종교는 신앙적이어야 하는데, 불교는 이치적(理致的)이라는 의미다. 중국불교나 일본불교는 가장 철학적 이론적 체계를 구축했으면서도 신앙적이다. 한국불교는 중국에서 불교를 수용했다. 인도에서 직수입하지 않고 중국을 경유하여 중국적인 불교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불교의 12 종파 가운데서도 선종불교가 강하게 한반도에 정착했는데, 어쩌면 그것은 한국적 사상풍토에 적합했었는지 모를 일이다.

 

티베트 불교도 인도에서 교리나 철학적 불교를 수용하면서도 밀교적인 금강승 불교를 받아 들였다. 티베트 불교는 가장 철학적인 논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신앙성이 강하다. 라마(승려)들은 아주 기초부터 최고 수준에 이르는 불교철학 학습에 거의 평생을 매진한다. 대승불교의 양대산맥인 중관론(中觀論)과 유식사상(唯識思想)이 절정을 이룬 곳이 바로 티베트 불교이다. 물론 인도 날란다학파의 학풍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이유 때문이다. 인도에서 중관 유식의 전통이 사라진 이후, 티베트가 계승한 것이다.

 

중국에서도 중관. 유식이 성행했지만, 12종파라는 다양한 불교사상이 각개 약진을 한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당.송 시대에 선종불교가 득세하여 신라 고려에 그대로 강하게 전파되었다. 

 

▲ 필자 보검스님이 총회에 참석, 외국 스님들과 함께 달라이 라마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CRS NEWS

 

선종불교의 특색은 명상을 주로 한다는 점이다. ()은 다른 말로 한다면 명상이다. 선이 우연히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고, 불교본래부터 있어 왔던 사마타() 위파사나()를 하나로 통일시킨 지관법(止觀法)의 연장선상에 있는 명상법을 말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고요히 앉아서 참선(參禪)을 하는 행위인데 주로 좌선(坐禪) 테크닉을 사용하는데, 요가와 관련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인도에서 오래전부터 요가 등에서 행하던 수행법으로 석가모니가 이후 불교의 실천 수행법으로 발전시켰다. 이후 도가(道家)나 도교(道敎)의 양생법(養生法) 그리고 무술유파(武術流派) 등 많은 곳에서 고대 명상의 맥락에서 정신수양 또는 심신수양의 수련방법으로 이를 채택해오고 있다. 현대에는 스포츠 등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현대에 와서는 '마음을 한 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을 의미하는 '정신집중' 또는 '명상'을 일반적으로 가리킬 때도 ''()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도 있다.

 

▲ 티베트(네팔) 출신 빅슈니스님들과 함께한 필자 보검스님. 가운데 여스님은 네팔출신 가수 아니 초잉 드롤마.  © CRS NEWS

 

이 글의 주제가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인데, 한국불교가 선종불교의 영향을 너무나 강하게 받아서인지 좀처럼 다른 종파의 전통에 대해서는 애써 무관심 하거나 외면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계불교는 선종 불교 전통만 가지고는 전법 포교가 어렵다는 점이다. 상품이 다양하던지 아니면 명품이어야 한다.

 

불교에서 선종(禪宗) 또는 선()이란, 중국 대륙에서 5세기에 발전하기 시작한 대승불교의 한 조류이다. 선의 조류는 중국 대륙에서 한 종파로 성립되어 한국과 일본 등지로 전파되었는데, 이 계통의 여러 분파를 선종(禪宗)이라고 통칭하고 이 계통의 불교를 선불교(禪佛敎)라고 한다.

 

▲ 6조 혜능의 파죽도.  © CRS NEWS

 

()이라는 낱말은 산스크리트어의 디야나(ध्यान)’를 중국대륙에서 음역한 선나(禪那)의 준말이다. 디야나는 대체로 정려(靜慮:고요히 하는 생각내관(內觀: 내부상으로 찰관내성(內省: 내부상 성찰침잠(沈潛: 내면으로 깊숙히 몰입)의 뜻이 있다. 이런 뜻을 좇아 한역하여 선을 정(정려(靜慮기악(棄惡)이나 사유수(思惟修)라고도 한다. 그런데 선은 한마디로 인도의 명상을 중국식으로 변용하여 새롭게 정립한 중국식 명상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선불교를 논하려면 선()의 원류로서 인도에서의 명상을 추적해야 한다.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수행관(修行觀), 중관학파(中觀學派)의 수행관(修行觀), 유식학파(唯識學派)의 수행관(修行觀), 여래장학파(如來藏學派)의 수행관(修行觀)을 먼저 섭렵해야하는데, 인도에서의 선의 원류는 빼어버리고 중국의 선종불교만 강조하면 선이라는 명상을 오해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 세계불교정상회의에 참석한 각 국의 대표단.  © CRS NEWS

 

이런 인도명상의 원류를 제외한 중국의 선종만을 강조하는데, 그것도 혜능 이후, 임제선만을 강조하고 있다. 선종불교의 조기발전 과정을 건너뛰어 버리는 한국불교의 선종불교는 어딘지 기초가 약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달마 이전의 선법(禪法), 보리달마와 능가종(楞伽宗), 승찬(僧璨)법화경(法華經), 도신(道信)의 황매선(黃梅禪), 우두선(牛頭禪), 홍인(弘忍)의 동산법문(東山法門), 남돈북점(南頓北漸), 북종선(北宗禪)을 마스터 한 다음, 이른바 선종의 성숙기인 육조혜능(六祖惠能)의 조계선(曹溪禪), 중기선종(中期禪宗), 남종선가풍(南宗禪家風)이나 선정지쟁(禪淨之爭) 즉 선종과 정토종의 논쟁을 먼저 학습을 해야 한다.

 

지금 서구에서 중국 선종불교는 일본이 대신 전파하여 주도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이 정도로 하고 다시 국제불교연맹에서 주관한 세계(국제)불교 정상회의로 돌아가서 회의 개최를 요약해 보자.

 

현대 세계불교는 전통이 다양하다. 지금 어느 나라 불교가 세계불교의 표준이다라고 주장할 수만 없다. 그러므로 불교의 다양한 종파와 종지를 전제하여, 지혜를 모아서 한목소리를 내면서 이론보다는 실천에 중점을 두고 전법 포교에 매진하는데, 지역과 세계문제에 응답하는 참여 실천 불교를 하자는 취지이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 6 필자 보검스님이 인도, 태국 스님과 함께.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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