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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초, 그렇게 이름하고 싶다

신명상 | 기사입력 2024/06/04 [07:12]

생초, 그렇게 이름하고 싶다

신명상 | 입력 : 2024/06/04 [07:12]

 

생초, 그렇게 이름하고 싶다

 

가녀린 줄기를 가벼이 흔드는

넉넉하고 온화한 바람

마음에 닿는 여유로운 풍경이

잠시 가던 길을 세운다.

 

불쑥 웃자란 꽃대가 하늘거리고

살짝 보일 듯 피어 있는

여린 꽃도 반짝이며 깜찍스럽다.

 

외진 길가의 모퉁이에 잡초의 무리

들풀이 한데 가득히 모여

잡초의 어엿한 풀밭을 이루고 있다.

 

잡초엔, 거친 들판에 우거져 헝클어진

강인한 야생의 기질이 깊숙이 배어 있다,

절로 나서 스스로 자라고 있는데, 아니

자연의 그윽한 손길이 내재하는데

 

어찌 잡초라고 불리는 것일까,

이제부터 야초, 그렇게 이름하고 싶다.

 

한결 날빛이 뜨거워 가며

비도 때를 따라 내리고

바람까지 나긋하게 불어오는 시절

야초는 한데 뭉쳐 함께 자라며

그들만의 초록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야초의 풀밭이 짙게 무성해지며, 이제

야초가 아닌, 더더욱 들판의 잡초도 아닌

자연이 스스로 키우는

이미 푸른 개체

그래 살아 있는 생초인 것이다, 

 

이제부터 생초라고 그렇게 이름하고 싶다.

 

▲ 신명상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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