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불교 무엇이 문제인가?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102)
우리는 중국불교나 동아시아 불교를 접하면서 때로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남방 상좌부 불교를 경험하고 나면 더더욱 이런 감정이 생기고 때로는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고민도 하게 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불교는 남방 상좌부 불교와 접촉하면서 처음엔 상당히 당황스런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불교는 그동안 중국으로부터의 법맥계승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남방 상좌부의 율맥(律脈)에 대해서는 무지했고 다소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다. 이런 관점을 갖게 된 배경은 일본 불교의 영향도 있었다.
2천 년대가 되면서 한국불교는 남방 불교와 자주 접촉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 티베트 불교와도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견문이 넓어지고 정체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남방 상좌부 경전과 논서들이 한역(韓譯)되면서 상좌부 불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달라이 라마의 친견과 접촉 그리고 티베트 불교의 인식으로 한국불교는 더더욱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대승불교(大乘佛敎) 그것도 중국식 대승불교에 애정을 갖게 됐다. 한국불교가 소속해야 할 곳은 중국식 대승불교 이른바 동아시아 불교라는 카테고리였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불교 연구와 인식은 한국불교를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기 위해서는 중국불교부터 학습할 필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역사상 중국불교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는 수당(隋唐)시대이다. 수당시대가 되면 걸출한 학승들이 배출된다. 교의(敎義).교학(敎學)이 정리 체계화되었다. 또한 교상판석(敎相判釋)에 기초하여 중국식 여러 종파가 경쟁적으로 흥기했다. 인도식 아류의 불교에서 중국인의 불교가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교상판석(敎相判釋)은 중국불교에서 유래한 불교 용어로, 수천 권에 달하는 불교 경전은 고타마 붓다가 일생동안 행한 설법의 집대성이라고 보고 불교 경전을 설법의 형식·방법·순서·내용·교리에 따라 분류 및 체계화하고 가치판단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교상판석은 교상(敎相)· 교판(敎判) 또는 판교(判敎)라고도 한다. 중국식 종파불교는 인도에서의 부파(部派)와는 다른 형태의 불교 총상(總相)이다. 중국의 종파는 특정 경론(經論)과 실천을 정점에 두고 전체 불교를 그 하부에 조직.체계화 한다는 교판이론으로서 종파의 성립에서 불가결한 조건이었다.
삼론종(三論宗).법상종(法相등은 각각의 교판은 있지만, 인도불교와 연관을 갖고 인도의 교의.학설을 모범으로 의지하려고 했다. 반면에 천태종(天台宗).화엄종(華嚴宗).삼계교(三階敎).정토교(淨土敎).선종(禪宗) 등은 인도불교에 없는 전혀 새로운 불교의 형태이다. 삼계교(三階敎)는 수나라(隋) 때 신행(信行: 540~594)이 새로 일으킨 불교의 일파이다. 수나라 시대로부터 송나라 시대에 걸치는 약 400년간 유행한 혁신적·이단적인 종교이며 삼계종·삼계불법·보법종(普法宗)이라고도 한다. 삼계교라는 낱말의 의미는 ‘제3 단계의 불교’이다.
이상의 모든 중국불교는 주변국에 전파되었다. 일본 불교는 대체로 중국식 대승불교의 모든 종파가 그대로 전해져서 지금까지도 존재한다. 한국불교는 좀 다르게 전개되어서 이른바 한국불교를 통불교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불교 주류는 선종이 되어있다.
한국불교는 동아시아 대승불교전통을 고수해 왔는데,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상좌부와 금강승 불교 전통을 접하면서 우리 한국불교를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불교는 선종이 주류가 되었는데, 선종의 최대 목적이자 핵심인 교의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이다.
즉 선종은 모든 인간이 내면에 본래 불타(부처님)인 본성(本性)·불성(佛性)이 있다고 믿고 수행을 이용해 자기 내면에 있는 본래 불타를 발견하여 견성(見性) 열반에 도달(성불)하는 것을 최대의 목적으로 한다. 수행 면에서는 좌선이나 참선을 중요한 수행 방법, 즉 선종의 특징은 정진(精進: 힘써 전진)을 수단으로 삼는다.
선종의 전통을 보면, 선종의 기원은 고타마 붓다가 영산회(靈山會)에서 말없이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제자들 중,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고사에서 찾는다. 영가현각(永嘉玄覺: 647~713, 제6조 혜능의 제자)의 《증도가(證道歌)》에서 보듯이, 선종의 전통에서는 마하가섭을 선법(禪法)을 받아 이어준 제1조로서 숭배한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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