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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성(踏城) 놀이 - 고창읍성에서

신명상 | 기사입력 2024/12/17 [09:31]

답성(踏城) 놀이 - 고창읍성에서

신명상 | 입력 : 2024/12/17 [09:31]

 

답성(踏城) 놀이- 고창읍성에서

 

가볍게 노니는 놀이가 아니다

마음 깊은 곳부터 내재하는

은밀하고 절실한 기원인 것이다.

 

답성 놀이의 모습(模襲)

옛사람의 발길을 좇으며

한걸음씩 가만히 돌담을 걷는다.

 

소나무는 성곽 비탈의 담을 넘어

나뭇가지 아치를 펼치고, 마치

소망의 통로처럼 성곽에 길을 연다,

 

성 밟기 돌담길은 구비져 뻗어 가고

한 걸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의 간구도 함께 따라간다.

 

잠깐잠깐 주춤하는 돌담 위 발끝은

현생의 아슬한 곡예인가

발 닿는 성곽길의 지점마다엔

각기 다른 세상사 풍경, 그러나

마음은 오로지 내일만을 바라본다.

 

돌담 너머 성 밖은

인생의 다양한 이야기

삶의 애환이 처처에 있다

먼 곳의 삶을 슬며시 올려보면

소원같은 아련한 산이 눈에 찬다.

 

답성은 한가한 놀이가 아니다

아득한 마음이 품고 가는

내일의 소망, 간절한 기도의 길인 것이다.

 

▲ 신명상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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