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예보
포근한 겨울이 여러 날 지나며 겨울답지 않은 겨울의 이 아침 큼직한 함박눈의 눈발마저 포근하다 눈은 애써 내리며, 날씨 탓인가 옅은 흔적만 남기며 녹아 스러진다.
별로 상관없이 평소 무심했던 일기 예보는 오늘 제대로 적중하였다.
그래도 의심의 여지없는 겨울인가 보다 음기 스며드는 겨울 아침의 산책 무릎 관절이 까닭 모르게 뜨끔거린다 갑작스레 팔꿈치도 무엇이 살짝 스쳐가도 끔쩍 소스라친다 며칠 전부터 이런 증세를 느껴 오더니 오늘은 더해 혓바늘까지 돋아 났다.
이 같은 증후도 차츰 누그러지며, 그리고 또 다른 아픈 감각으로 속속 이어지리라 일기 예보의 마치 그 알림처럼 육신의 세월도 역시 예보를 한다.
이젠 아픔의 괜한 호들갑도 떨지 말자.
다시 새날, 지난 한 날이 모두 한소리 없이 떠나갔 듯이, 모든 게 자연의 때를 좇아 순응하는 것이다 세월의 때에 맞춰 점진적으로 역시 인생도 온전히 따르며 가는 것이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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