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불교 부흥과 동래밀지(東來密旨)” 주제 강연
보검스님 인도불교 관찰기: 암베드카르 박사 기념사업회 초청 법문“인도불교 부흥과 동래밀지(東來密旨)” 주제 강연-1956년 불교 개종 법회 이후, 나바야나(신승) 불교 급성장-
나는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인도 마하라 슈트라 주 푸루나 시 불타사와 암베드카르 박사 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한 대법회 초청법사로 참석하여 수천 명의 인도 불자들 앞에서 “인도불교 부흥과 동래밀지(東來密旨)”란 주제로 강연했다.
현재 인도 불자들은 암베드카르 박사의 나바야나(신승) 불교 이념을 추종하고 있다. 암베드카르 박사는 1956년 10월 14일 카스트에 맞선 ‘새로운 길’로서의 불교 개종운동을 추진했다.
B. R. 암베드카르 박사의 불교 개종운동은 단순한 종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카스트 차별에 대한 급진적 저항이었다. 달리트 출신으로 태어나 차별을 직접 경험한 그는, 법과 제도를 통해 평등을 실현하고자 했지만, 카스트가 종교적 권위에 의해 정당화되는 한 근본적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가 1956년 수십만 명과 함께 불교로 개종한 사건은 개인적 신앙 고백이 아니라 집단적 해방 선언이었다. 그는 힌두교의 신분 질서를 거부하고, 인간의 평등과 이성을 강조하는 불교를 새로운 사회 윤리로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은 훗날 나바야나(新乘) 불교운동으로 발전하여, 불교를 사회 정의와 인권의 종교로 재해석하는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암베드카르 박사의 개종운동은 종교가 사회 구조를 유지하는 장치가 될 수도, 그 구조를 전복하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선택은 달리트 공동체에 자존과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으며, 오늘날까지도 평등과 인간 존엄을 향한 실천적 사상으로 계승되고 있다.
인도 현대사에서 종교는 단순한 신앙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곧 신분과 권력, 인간의 존엄을 가르는 구조와 맞닿아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정면으로 도전한 인물이 바로 B. R. 암베드카르 박사다. 인도 헌법의 초안을 주도한 법학자이자 사회개혁가였던 그는, 평생을 카스트 제도 철폐와 달리트(불가촉천민) 해방을 위해 헌신했다.
암베드카르 박사는 힌두교 내부의 개혁 가능성에 회의를 품었다. 카스트가 종교적 교리와 깊이 얽혀 있는 한, 근본적 평등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선택한 대안은 불교였다. 1956년 나그푸르에서 그는 수십만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불교로 집단 개종했다. 이는 단순한 종교 변경이 아니라, 차별의 질서에 대한 집단적 거부 선언이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이른바 나바야나(新乘) 불교운동이다. ‘새로운 길’이라는 뜻의 나바야나는 기존 불교 전통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사회적 평등과 합리주의를 중심에 둔 재해석을 시도했다. 암베드카르 박사는 업(業)과 전생(前生) 같은 형이상학적 요소보다 인간의 현재 삶과 사회 정의를 강조했다. 그에게 불교는 내세의 구원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해방을 위한 윤리적 실천이었다.
나바야나 운동은 인도 달리트 공동체에 새로운 정체성을 제공했다. 차별의 낙인을 벗고 스스로를 ‘불교도’로 규정하는 것은 자존과 시민적 권리를 회복하는 상징적 행위였다. 오늘날에도 수천만 명이 암베드카르 박사의 사상을 계승하며, 불교를 통해 사회적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
암베드카르 박사의 선택은 종교가 어떻게 사회 변혁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신앙은 개인의 내면을 넘어서 구조적 부정의에 맞서는 힘이 될 수 있다. 나바야나는 그 가능성을 역사 속에서 실천으로 증명한 사례라 할 것이다.
B. R. Ambedkar 박사(1891∼1956)는 1956년 10월 14일 나가푸르(Nagpur)에서 대규모 불교 개종식을 이끌며, 불교로 개종하는 이들이 따라야 할 22개 서약을 제시했다. 이 서약은 힌두교의 카스트 체제를 거부하고, 평등과 이성, 불교의 가르침에 기반한 삶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22개 서약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나는 브라흐마, 비슈누, 마헤슈(시바)를 신으로 믿지 않으며, 숭배하지 않는다. 2.나는 라마와 크리슈나를 신의 화신으로 믿지 않으며, 숭배하지 않는다. 3.나는 가우리, 가네샤 등 어떤 힌두 신도 믿지 않으며, 숭배하지 않는다. 4.나는 신의 화신(아바타) 사상을 믿지 않는다. 5.나는 부처가 비슈누의 화신이라는 믿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6.나는 슈라드다(제사 의식)를 행하지 않는다. 7.나는 브라만(사제)이 집전하는 어떤 의식도 따르지 않는다. 8.나는 힌두교의 어떤 의례도 따르지 않는다. 9.나는 모든 인간의 평등을 믿는다. 10.나는 평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11.나는 고따마 붓다Gautama Buddha 부처님)의 팔정도를 따른다. 12.나는 부처의 십바라밀(완성의 덕목)을 따른다. 13.나는 모든 생명에 자비와 사랑을 실천한다. 14.나는 도둑질하지 않는다. 15.나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16. 나는 음행을 하지 않는다. 17.나는 술이나 마약 등 취하게 하는 것을 섭취하지 않는다. 18.나는 지혜·계율·자비에 근거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19.나는 인간을 차별하는 힌두교를 버리고 불교를 받아들인다. 20.나는 불교가 참된 종교임을 믿는다. 21.나는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2.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이상의 22개 서약은 단순한 종교적 개종 선언이 아니라, 인도 사회의 카스트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 선언이었다. 보검스님(인도 한국 절 공덕원 주지·인도 수바흐르티 대학교 한국불교연구소장 겸 교수. crs매일종교신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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