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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에 트럼프·교황측 갈등 심화

김남주 기자 | 기사입력 2026/04/11 [13:51]
교황 "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 해“에 '아비뇽 유수' 언급 "美측에 서라"

미국.이란 전쟁에 트럼프·교황측 갈등 심화

교황 "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 해“에 '아비뇽 유수' 언급 "美측에 서라"

김남주 기자 | 입력 : 2026/04/11 [13:51]

 

미국·이란 전쟁일 놓고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와 미 행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교황 레오 14세가 "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 한다며 미국을 비판하자 미국 측은 14세기 프랑스 국왕이 후임 교황을 자기 입맛대로 선출하고 아예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긴 '아비뇽 유수'를 언급하며 "미국 편에 서라"고 경고까지 하는 험악한 상태까지 이르렀다.

 

10(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교황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평화의 왕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결코 칼을 들었던 이들이나 오늘날 폭탄을 투하하는 편에 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황은 특정 인물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하느님이 우리 편에 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쟁을 '신의 섭리'로 표현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을 파괴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쟁 종식을 위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매체 더 프리 프레스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최근 이란 전쟁을 비판한 교황 레오 14세의 연설 직후 주미 교황청 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을 국방부로 불러 강하게 질책했다. 콜비 차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했다교회는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비뇽 유수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뇽 유수는 1309~1378년 교황청이 현재 프랑스 보클뤼즈의 아비뇽으로 강제 이전됐던 시기를 가리킨다. 당시 프랑스 국왕 필리프 4세는 교황 보니파시오 8세의 자국 내 교회 개입 정책을 차단한 뒤 후임 교황을 자기 입맛대로 선출하고 아예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겨버렸다. 이후 교황청은 70여년 동안 프랑스 국왕의 지배를 받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취임 이후 이민 정책과 국제 질서 약화 문제 등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근에는 강대국들이 전쟁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부활절 연설에서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은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오는 74일 미국 건국 기념 250주년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은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가톨릭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교황청 같은 기관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터무니없는 오만함이 드러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 교황 레오 14세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YTN화면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0(현지시간) 교황을 알현하고 "트럼프는 말만 많고 산만하다고 비판했고 교황도 "이란 민간인에 대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 강조했다.

 

공개로 진행된 이번 면담에서는 중동 전쟁 문제부터 농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가 논의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동 위기 해결을 교황과 논의하고자 했다. 특히 레바논에서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과 미국-이란 간 휴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양측의 큰 우려로 꼽혔다.

 

회동 후 마크롱 대통령은 교황을 만나 매우 기뻤다세계의 분열 앞에서 평화를 위한 행동은 의무이자 요구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밝혔다. 바티칸은 성명에서 양측은 세계 각지의 분쟁을 논의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공존 회복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습 결정으로 촉발된 전쟁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과 레오 교황은 모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거리를 두었다. 레오 교황은 이란 민간인에 대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마크롱 대통령 역시 말이 너무 많고 산만하다(too much talk, and it's all over the place)”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신앙을 실천하는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와 세 차례 만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회동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레오 교황에게 프랑스 방문을 공식 초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 교황은 오는 13일 알제리 방문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교황으로서는 첫 알제리 방문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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