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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누가 가는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1/29 [17:43]
성경 핵심난제 연구

천국은 누가 가는가

성경 핵심난제 연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1/29 [17:43]
▲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 ‘천국과 지옥’     ©


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는 부류와 ‘영의 세계로 돌아간다’(혹은 ‘환생 한다’)는 두 부류가 있다.
유교에서는 “삶을 아직 모르는 데 어찌 죽음을 알 수 있겠느냐(未知生 焉知死)”며 언급조차 조심스러워 한다.
기독교에서는 유독 사람이 죽으면 사후세계에서 영원히 산다고 강조한다. ‘육체는 잠시 동안 자연계에서 살다가 그 생명이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주신 하나님에게 돌아가 영원히 산다’(전 12:7)는 것이다. 성경에는 사람의 육체는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영계에서 영원히 사는 불멸의 존재(마 10:20)라고 언급돼 있다.


과학은 영혼을 어떻게 평가할까. 유엔 산하 국제보건기구(WHO)에서 정하는 국제질병분류(ICD)와 미국 정신의학회에 따르면 ‘귀신들림’이나 ‘다중인격장애’라는 진단명을 내리고 있다. 이는 사후에 사람의 영혼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현대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수한 증거가 있는 데도 빙의(憑依․영혼이 옮겨 붙음)의 가능성을 무시하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언젠가 이 주제는 다시 등장할 것이 확실하다.”
과학도 영혼의 존재에 대해 일부 긍정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영계도 자연계에 속해 존재


죽음 이후의 세계는 누구도 경험할 수 있거나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의 주장은 다분히 선언적(宣言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후세계를 확신시켜 주기 위해 믿음을 강조한다. 21세기 최첨단 과학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죽음 저 편에 있다는 사후세계는 어떤 세계이며, 나와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 선조들은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했다.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 종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영계(靈界)에 가서 영원히 산다고 말한다. 인생의 종착지는 영계라는 말이다.


사람의 삶은 곧잘 매미의 삶에 비교된다. 매미의 유충시대는 사람의 이승시대에, 성충시대는 사람의 저승시대에 비유할 수 있다. 예컨대 매미의 유충시대에서 성충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허물벗기는 사람의 육체의 수명이 끝나 영혼의 삶으로 넘어가는 죽음의 순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매미의 유충은 땅속이나 물웅덩이에서 살다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면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산다. 놀라운 변신이다.


사람 또한 고해와 같은 이 세계에서 살다가 육신을 벗으면 영혼은 제약 없는 저 세상에서 영원히 산다고 한다. 성경은 ‘이 세계(자연계)’는 ‘저 세계(영계)’의 모형과 그림자(히 8:5)라고 말한다.


정신세계 연구자들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보이는 겉사람과 보이지 않는 속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우주도 보이는 자연계와 보이지 않는 영계로 구성되어 있다. 속사람(영혼)이 겉사람(육체) 속에서 존재하듯 영계도 자연계 속에 존재한다는 이치다. 영계와 자연계는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이며, 마치 동전의 앞뒤와 같다는 말은 설득력을 얻는다.


영계는 영혼이 사는 육적, 물질적 관념을 넘어선 상념(想念)의 세계요, 무한한 공간의 세계이고, 시공을 초월한 영적인 세계이며, 영적자연의 법칙이 합리적으로 작용하는 세계라고 유추해 볼 수 있겠다. 사후세계, 즉 영계를 부인하는 사람들까지도 영계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사람의 영혼은 성령인 하나님과 하나님이 사는 영계와 동질동요소다(창 2:7). 사람의 몸은 자연계와 교감하며 자연계의 힘을 받아 육적생명을 영위하고, 영혼은 영계와 교감하며 영계의 힘을 받으며 영적 삶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


천국도, 지옥도 사람이 만들었다


종교에서는 사후세계를 천국(극락)과 지옥으로 세분해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있다. 즉 ‘현세에서 악하게 산 사람은 사후에 지옥에 보내져 영원한 벌을 받는다’며 악한 행동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지옥은 흔히 아비규환의 장소로 묘사된다. 성경은 영계는 음부(눅 16:22~23)와 낙원(눅 23:46)과 천국(마 16:19)으로 되어 있다고 규정한다. 음부는 지옥과 같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쓰인다(눅 10:15). 지옥은 꺼지지 않는 불이 있고(막 9:43), 어두운 구덩이로 묘사한다(벧후 2:4).


하나님은 왜 영계에 무서운 지옥을 만들어 놓으셨을까. 이것은 하나님의 작품이 아니다. 하나님은 선만을 창조하였다(창 2:3). 때문에 지옥은 사람의 타락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 천국과 지옥이 있고, 이것이 전개된 세상 속에도 천국과 지옥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의 길흉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창 2:17). 사람의 마음속에 양심을 넣어주었을 뿐 선을 행하든 악을 행하든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자연계에서의 삶이 만인에게 공평하듯이 영계의 행선지도 공평하다. 하나님은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주고, 달라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은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고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도 내리신다(마 5:45). 자연계의 법칙은 심는 대로 거둘 뿐 이다. 창조주 하나님도 원칙을 위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성경은 사람이 살아야 할 바를 가르쳐준다. 사람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눅 16:13)고 말한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마 19:24)고 말한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가 죽은 후 부자는 음부에서 고통 받고 나사로는 천사들의 영접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살았을 때의 영화와 고난 때문이었다. 재물이나 부자는 세상 풍조와 정욕, 권력욕과 명예욕 등 세상적인 모든 육적욕망을 뜻한다. 세상에서는 돈 많고, 지식 많고, 권력 많고, 외모가 잘난 사람이 대우받고 산다.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다(고전 3:19).


하나님은 빛이다(요일 1:5). 의인은 빛을 환하게 발하지만 악인은 빛이 없다(잠 13:9). 영계는 육적․물질적 밝음보다 영적 밝음을 요구하는 세계다. 육적․물질적 욕망은 마음을 어둡게 하고 영혼의 성숙을 저해하여 영적 장애인으로 만든다. 이 세상적 지식이나 물질, 권력을 위해 사는 사람들을 ‘헛똑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지상에서의 믿음이나 선악의 생활에 따라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고,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이르지 못한 혼은 업에 따라 윤회하는데 그 급이 달라짐을 강조한다. 사람은 사후 자신의 영격(靈格)이나 영질(靈質)이 맞는 곳을 찾아간다고 한다. 영혼이 악하면 악한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가고, 영혼이 어두우면 어두운 곳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런 곳을 지옥이라 칭한다.


마음이 천국 돼야 죽어서도 천국


예수는 생전에 하나님 나라인 천국을 이렇게 못박았다. 어린 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마 18:30), 어린 아이 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큰 자다(마 18:4). 심령이 가난한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천국이 저희 것이다(마 5:3~10). 세상의 잣대로 보면 예수가 말한 사람은 하나같이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


예수는 천국문 열쇠를 베드로에게 맡기면서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마 18:18)고 했다. 사후의 천국이나 지옥은 지상에서 결정된다는 말이다. 사람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요 18:36). 성경은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다(시 144:4)고 말한다. 또한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 권세 잡은 자를 따라서는 안 된다(엡 2:2),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지 말라 그것들은 다 지나간다(요일 2:17), 이것들로는 하나님 나라를 이어받을 수 없다(고전 15:50)고 경고한다. 육적․물질적 저급한 욕망에서 벗어나야 마음이 순수해져서 영혼이 빛을 발한다. 육욕과 물욕의 강함은 영적피폐와 비례한다. 하나님 나라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눅 17:21).


이렇게 보면, 믿음으로 구원받았다는 말만으로 천국티켓을 보증할 수 없다. 천국은 어디인가.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눅 17:21). 영혼의 불순물인 육기(肉氣)와 물기(物氣)를 다 빼낼 때, 그때 비로소 마음에 천국이 들어온다. 중요한 것은 지상에서 천국생활을 해야 영계에서도 천국생활을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은 지상에서 영계에 가기 전 영혼을 성숙시켜야 한다. 영혼이 빛을 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계신 곳에 갈 수 없다. 마음이 청결한 자만이 하나님을 볼 수 있다(마 5:8, 요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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