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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宗敎人 김병윤의 ‘하나님과의 대화(23)천당 vs. 천국

김병윤 | 기사입력 2022/04/01 [08:30]
예수는 이승에 천국 구현 강조, 천당 언급한 것은 비유적

無宗敎人 김병윤의 ‘하나님과의 대화(23)천당 vs. 천국

예수는 이승에 천국 구현 강조, 천당 언급한 것은 비유적

김병윤 | 입력 : 2022/04/01 [08:30]

예수는 이승에 천국 구현 강조, 천당 언급한 것은 비유적

 

예수는 우리에게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길까? 또는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마가복음 4:30)라고 [자신이 갈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합니다. 그렇다면 신약성경에서는 천당(천국)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천당을 특별한 장소, 찬란한 빛이 가득한 천사들이 찬송을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한없이 아름다운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예수는 천국을 사후세계가 아니라 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1) 성경에도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비싼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태복음 13:44-46)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는 어떤 것이 우리 각자의 삶에 가장 중요한 진주인지 찾아나서는 것을 천국이라 정의한다. 보화를 찾는 것은 끝없이 탐구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바다에 그물을 치고 그물에 걸린 각종 물고기 중 좋은 것을 선별하는 행위이다. 천국은 그러한 삶의 우선순위를 아는 지혜이며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예수는 이것이 곧 보화라고 말한다.” 2)

 

예수가 마가복음 9:1에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서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신의 왕국(kingdom of God)]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라고 강조합니다. 신의 왕국은 4대 복음서를 비롯하여 신약성경의 여러 곳에 나타나는 표현인데 천당[하늘의 왕국(kingdom of heaven)]은 마태복음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마태복음 10:7에 예수가 제자들을 내보내며 천국이 가까이 왔다라는 말을 전파하라고 합니다, 이는 세례자 요한이 마태복음 3:2에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고 주장한 것과 일치합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하나님의 나라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이승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회개는 그리스어로 메타노이라(metanoia)’라고 하는데, 그 의미 또한 오래된 자아를 새로운 자아로, 나를 넘어서는 자아로 대치하는 행위입니다. ‘회개하다의 히브리어는 슈브(shub)’이며, 예수가 사용하던 언어인 아람어로는 타브(tab)’입니다. 이 동사의 의미는 신이 인간에게 심어놓은 신의 형상, 신의 DNA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3)

 

사후에 가게 될 장소인 천당(Kingdom of heaven)’ 4)이라는 용어가 마태복음에 30번이 넘게 나옵니다. 그리고 만약 사후에 그곳에 가게 된다면, 행여라도[가능성은 로또에 당첨될 가능성보다 낮지만] 만날지 모르는 대상인 하늘에 계신 아버지(father in heaven)’ 5)라는 표현도 20번 이상 사용합니다. 천당은 마태복음에만 나오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마가복음 11:25, 11:26와 누가복음 11:2에만 나옵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는 표현은 누군가가 나중에 끼워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요한복음은 어느 것도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반면 하나님의 왕국(Kingdom of God, 천국)은 마태복음 5, 마가복음 16, 누가복음 32, 요한복음 2, 그리고 사도행전 6회로 골고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KJV판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는 표현이 분명히 들어가 있는데, NIV판에는 하늘에 계신이라는 표현을 빼고, 그냥 아버지라고만 합니다. 이런 조정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조작을 시도할 당시의 성서학자들이 복음서 간의 차이를 명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의도적으로 고치려는 시도가 있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천당하늘에 계신 아버지라는 표현은 결국 마태복음에만 나오는 용어입니다.

 

예수는 이승에 천국을 구현하는 것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천당을 언급한 것은 비유적인 것이며, 진짜 의도는 이승에 천국을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의 하나님의 나라라는 표현은 마가복음에서 사용된 천국이라는 개념을 인용한 것입니다. 예수가 주장한 이승에서 이루어질 천국(하나님의 나라)을 사후에 경험할 수 있는 천당으로 바꾼 사람은 마태복음의 저자임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예수는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15)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예수는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말하면서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를 알려줍니다. 6) 예수는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이승에서 사는 이 순간 바로 이곳에서 당신의 마음먹기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는 위대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누가복음 17:20-21). 이 구절도 하나님 나라(천국)성도들 안에 이미 구현되어 있는(현재시제: ἐστιν) 실재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눈에 보이는 세계도 아니며 여기’(ὧδε) 혹은 저기’(ἐκεῖ)라고 하는 공간적’(空間的) 실체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신약성경이 말하는 천국(하나님 나라)은 사후세계의 유토피아적 공간을 골자(骨子)로 하는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신자들 안에 이미 도래한(또는 도래할 수 있는) 현재적 실재다.’ 7)

 

도마복음에서, 예수는 천국은 너의 마음속이나 네 밖에 있다(3a). 나무를 쪼개면 내가 있을 것이고, 돌을 들어도 나를 찾을 수 있다(77b). 하나님의 왕국은 이미 지상에 펼쳐져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하노라(113)” 8)라고 말합니다.

 

예수가 보다 은총받은 사람은 천년왕국에 대한 꿈이나 하늘에 아무런 표식도 없는 비현실적인 낙원을 잊고, 모든 착각에서 벗어나 자기 의지와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기 가슴속에 진정한 하나님의 왕국’(이승의 천국저자 주)이 재림할 수 있도록 재현하는 자라고 한 말을 새겨야 한다.” 9)

 

예수가 주창한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현실로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이곳은 유대인이나 이방인, 여자나 남자, 노예나 자유인, 세리, 사마리아인이나 창녀 등의 신분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고, 할례나, 안식일이나, 정결 음식에 대한 율법이 사라지고, 중개자 없이 아무 장소에서나 자유롭게 하느님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성전이나 제사장이 전혀 필요 없는 그런 장소입니다.

 

예수가 남긴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어진 보화와 같다’(마태복음 13:44)라는 말은 자신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다이아몬드를 구하라는 부처의 말과 같습니다. 천국을 발견하는 것은 천당 가는 타임머신 표를 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존재가 하나임을 알고 사랑의 원심력을 키워 하나가 되는 단계로 들어가는 열쇠를 얻는 것입니다.

 

예수가 밭에 감추어진 보화를 언급하였는데 밭은 우리의 마음속을, 그리고 보화는 겨자씨와 같이 아주 작은 상태로 우리 안에 내재하고 있는 우리의 신성을 가리킵니다. 이를 찾아 키워나가 모든 존재와 하나되는 모습을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마태복음 13:31, 누가복음 13:19)라고 그렸습니다.

 

부처나 예수와 같은 성인들은 모두가 하나임을 깨우치고 구분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풀고자 낮은 곳으로 내려와 자신의 희생과 검소함을 몸소 실천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종교인들은 그들을 신의 반열에 올려놓고, 우화(寓話)나 신화(神話)에 나오는 인물이나 장소를 영화(映畵), 회화(繪畵), 동화(童話) 또는 소설을 통해 실화(實話), 모든 존재를 위한 예수님의 속죄를 특권층의 특권 유통기한 연장을 위한 원죄와 자유의지로 대체하여 성인들의 진정한 가르침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형편에 따라 기여하는 축재(蓄財)로 다수가 참여하자는 축제(祝祭), 다수 대중을 착취하여 조성된 축재로 소수만이 즐기는 축제로 변질되었습니다. 일부 성직자들은 소수 기득권층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을 신이 부여한 특권이라고 추겨세우고 정당화하는 한편 일반 대중을 편 가르고 착취해야 하는 대상으로 변질시켜 자신들의 차별화된 지위와 특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직자들은 희생양 논리로 통치자들의 책임을 면해 주거나 신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고, 또 표를 몰아줍니다. 그 대가로 통치자들은 성직자들의 신도들에 대한 착취를 합법화하고 비행을 눈감아 줍니다.

 

이제 우리는 성인들이 몸소 숭고한 희생을 실천해 모두를 축제에 참여시키려고 했던 유지를 받들어야 합니다. ‘우리와 다른 이들을 그들로 구분하고, ‘그들을 이단으로 몰아 탄압하고 착취하고 박탈하는 대상으로 삼아온 잘못을 인정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죽고 난 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시시콜콜 사후세계의 존재 유무, 그곳에 가는 기준, 가서 어떤 형태로 지내게 된다는 것과 같은 무의미한 논쟁은 그만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종교인이 동참하여 부처와 예수의 유지를 받아, 이승에 하나님의 나라(천국)’를 만들어나가도록 서로 고민하고 좋은 대안과 방안을 찾아나가면 좋겠습니다.

 

출처:

1) 인간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저, 21세기북스, 2015: 317-318

2) 인간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저, 21세기북스, 2015: 320

3) 신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21세기북스, 2015: 322

4) 마태복음 3:2, 4:17, 5:3, 5:10, 5:19, 5:20, 7:21, 8:11, 10:7, 11:11, 11:12, 13:11, 13:24, 13;31, 13:33, 13:44, 13:45, 13:47, 13:52, 16:19, 18:1, 18:3, 18:4, 18:23, 19:12, 19:14, 19:23, 20:1, 22:2, 23:13, 25:1, 25:14

5) 마태복음 5:16, 5:45, 5:48, 6:1, 6:9, 6:14, 6:26, 6:36, 7:11, 7:21, 10:32, 10:33, 11:25, 12:50, 15:13, 16:17, 18:10, 18:14, 18:19, 18:35, 23:9, 24:36 마가복음 11:25, 11:26, 누가복음 11:2

6) 함께 하는 여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톨릭출판사, 1995: 55

7) 국교회의 천국(하나님 나라)에 대한 오해와 이해, 김 태 섭, 종교와 문화 제30,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2016,

8) The Gospel of Thomas, Steven Davis 번역, Skylight Paths Publishing, 2002: 5(3a), 99(77b), 137(113)

9) The Life of Jesus, Ernest Renan, BiblioLife, 1863: 187

 

필자 김병윤195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퍼듀대학교 MBA 과정을 졸업했다. 대우조선과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마케팅업무를 담당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국제화 및 외국어 교육팀장을 역임하였고 이후 가천대학교, 신구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분교 및 호원대학교에서 겸임교수와 시간강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두레스경영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삼성신화 아직 멀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대한민국 판도라 상자를 열다, 정아에게 보내는 서른 장의 편지, ()과 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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