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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불교와 인도불교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4/08 [09:18]
라다크 불교는 티베트 불교의 작은 집, 인도 현대 불교의 한 축 담당

라다크 불교와 인도불교

라다크 불교는 티베트 불교의 작은 집, 인도 현대 불교의 한 축 담당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4/08 [09:18]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67)

 

.현대 인도불교를 담론함에 있어서 라다크 불교의 위상과 역할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라다크 불교의 비중이 크다고 하겠다. 라다크 불교는 기원전 아소카 대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다크 불교는 카슈미르에서 전파되었다. 초기에는 원형불교의 전승이 일방적으로 확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형태의 라다크 불교는 티베트에서 전해진 바즈라야나(금강승) 불교 전통이다. 바즈라야나는 기원 후 5세기의 탄트릭(밀교)에서 출발한다. 

 

▲ 쿠쇽 바쿨라 린포체가 주석했던 라다크 레의 스피툭 사원(貝圖寺).  © CRS NEWS

▲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16나한의 한 분으로 추앙받고 있는 20대 쿠쇽 바쿨라 린포체(1917∼2003)는 인도 정부의 주 몽골 대사를 역임하였으며, 아시아불교평화회의 회장도 지낸 바 있다.  © CRS NEWS

 

라다크 불교는 티베트 불교에서 전파되었다고는 하지만, 라다크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인도불교가 11세기 12세기 중동 이슬람의 터키계 군대에 의해서 결정타를 당했을 때는 티베트에 속해 있었다. 사실 라다크란 말은 페르시아 말인데, 이 의미는 고원(高原)의 통로(通路)’이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무역로의 교차점이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라다크의 초기 주민은 캄파로 알려진 유목민으로 구성되었다. 나중에 길기트(현 파키스탄)에서 유래한 쿨루(Kullu) 출신의 몬족(Mons)과 브록파스(Brokpas) 족에 의해 정착지가 되었다. 1세기경 라다크는 쿠샨 제국의 일부였다. 불교는 2세기에 카슈미르에서 라다크 서부로 전파되었다. 4세기 중국의 인도 구법승 법현 법사나 7세기 현장 법사도 그들의 구법여행기 기록에 이 지역을 묘사하고 있다.

 

라다크는 서부 티베트와 카슈미르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므로 초기에는 티베트의 민족 종교인 본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643년 티베트의 송첸캄포 왕에 의하여 병합되기 전에는 샹숭왕국에 속했다. 샹숭 왕국이 사라진 데에는 토번(티베트)왕국과 당 제국의 타림분지(현재 신장 자치구)를 둘러싼 분쟁의 희생양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당나라와 티베트 제국은 타림분지를 두고 3세기 동안 경쟁하였다. 이후 이슬람권 왕조까지 신장쟁취를 위한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라다크는 종교적으로는 티베트 불교에 속했다. 이런 연유로 라다크는 불교로 남아 있었지만, 라다크는 티베트 문화라기보다는 라다크 고유의 문화를 지킬 수 있었다. 

 

▲ 금강승불교의 상징인 바즈라(金剛)와 종(鐘).  © CRS NEWS

 

동아시아 불교 전통이라고 하면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이지만, 나라마다 불교 전통은 어느 정도 공통성이 있지만, 문화가 다르듯이 티베트와 라다크의 문화 전통도 다르다. 그렇지만 티베트 불교 전통은 그대로 수용하여 대동소이하다고 할 것이다.

 

현재 세계불교는 엠티브이(MTV)라고 하여 마하야나(Mahayana) 테라와다(Theravada)와 바즈리야나(Vajrayana)의 약칭들이다. 티베트 라다크 몽골 불교는 바즈라야나 전통인데, 탄트라(밀교) 불교, 비밀주문(秘密 呪文) 불교이다. 

 

▲ 마하시다는 ‘대성취자’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 CRS NEWS

 

탄트라 불교는 중세 인도의 마하시다(mahasiddha)라고 불리는 떠돌이 요가 수행자들의 그룹과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탄트라 인물은 기원후 1천 년 후반기에 번성했다. 마하시다는 북인도의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납골당에서의 수행을 포함하여 불교 수도원에서 사용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탄트라 수련은 독을 지혜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요가 집단은 탄트라 잔치에 함께 모였으며, 금기 물질인 술, 소변, 고기 섭취를 하고 수행을 위한 신성한 장소(피타)나 종종 춤, 노래, 배우자 수행이 포함되는 장소(크세트라)에서 모였다. 또한 이들은 하타요가를 실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불교 힌두교 요가가 합쳐진 상징인 나쓰.  © CRS NEWS

 

이처럼 금강승 불교는 힌두교나 요가까지도 포함하는 밀교적인 성격의 대승불교이다. 그러므로 티베트나 몽골 라다크 불교를 이해하는 데는 이런 전제가 필요하다. 라다크가 티베트와의 견고한 연결 아래 티베트 불교가 전파되었다. 그러나 중세에는 이슬람 선교사들의 끈질긴 전도가 있기도 했다. 

 

▲ 라다크 불교의 가면극.  © CRS NEWS

 

1380년대와 1510년대 초 사이에 많은 이슬람 선교사들이 이슬람을 전파하고 라다크 사람들을 개종시켰다. 주로 수피 선교사들이 이런 임무를 수행하였다. 이 기간 동안 라다크의 수도인 레에 여러 모스크가 세워졌다. 현재도 라다크에는 불교만이 아니라 이슬람교도 존재한다. 라다크는 티베트 문화권에 속하지만, 현재 영토는 인도공화국이다. 라다크 불교는 현대 인도불교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라다크 출신 라마들은 인도 정부와 보조를 취하면서 인도불교 부흥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이 인도 정부의 한 장관 공관에 초청되어 티타임에 참석하고 있다.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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