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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간 사형수들 -박효진 장로 간증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0/10/12 [12:30]

천국에 간 사형수들 -박효진 장로 간증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0/10/12 [12:30]

천국에 간 사형수들


 


박효진은 현재 서울 명문교회(예장합동)시무장로다. 청송감호소와 청송교도소에서 근무했으며, 서울구치소 경비교도대대장을 역임했고, 법무연수원에서 근무했다. 저서: ‘하나님이 고치지 못할 사람은 없다’(홍성사) <편집자주> 


나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를 모조리 범했다. 특히 간부 교도관으로 근무하면서 난폭한 죄수들에게는 그 이상으로 대했다.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사랑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교회에서는 8년째 서리집사 직분을 가진 신자였다.

어느 날 아내와 성도들의 권유로 가정예배에 한 집사님을 강사로 초빙하였다. 나는 강사에게 술, 담배, 도박을 금하는 성경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집사님은 성경 한 구절을 찾아 읽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고린도전서 3장 16절)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지 않는 것은 집사님의 자유이나, 하나님은 집사님을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런데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을 술독으로 만들고, 굴뚝으로 만드셔야 되겠습니까?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을 모시고 더러운 곳을 찾아 다녀야 하겠습니까?”

집사님은 이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계셨다. 이 성경 말씀이 인생밑바닥에서 허덕이던 나에게 새 생명의 역사를 일으켰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변했다. 담배와 술이 싫어졌고, 화투놀이도 역겨워졌다.

무엇보다 내가 난폭하게 다루었던 ‘영호’라는 흉악범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영호를 사무실에 불러 무릎 꿇고 사과했다. 내가 무릎을 꿇는 순간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다. 영호와 나는 부둥켜안고 한없이 울면서 서로 용서를 빌었다. 난폭한 전과 6범 영호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영호는 하나님께 눈물의 은혜를 받았다. 그의 눈물에 감동 받은 같은 감방의 열한 명의 죄수 모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였다. 영호는 다른 감방으로 가서 그 감방을 복음화 하는 역사도 일으켰다.

서울 구치소에서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진 사람은 사형수들이다. 언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 모르는 그들에게 예수님을 구주로 모시고 사는 교도관들과 일대일로 제자훈련을 시키기로 결의했다.

나는 유두영이란 사형수를 맡았다. 그러나 그는 백방으로 설득하고 권면해도 기고만장하여 복음을 거절했다. 급기야 나는 사형수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너, 죽을 준비되었냐?”

죽음이란 단어는 사형수에게 독약 이상의 무서운 말이다. 두영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는 로마서 1장 28절에서 31절 말씀을 읽어주며 위로했다.

“두영아, 너만 사형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사형수다. 시간적으로 조금 빨리 가고 조금 늦게 가는 것에 불과한 것이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전도가 실패로 끝났다고 생각되어 두영이를 돌려보내려고 할 때 마음 한 구석에서 ‘장로가 기도도 해주지 않고 돌려보내느냐?’ 하는 자책감이 일어났다. ‘꿇어 앉아 기도하라’는 성령의 감동에 순종하여 드린 진지한 기도는 교도관과 사형수가 얼싸안고 울부짖게 만들었다. 눈물이 교류된 이후 사형수 두영이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두영이는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으로 전 시간을 보냈다. 사형수를 만나면 붙들고 “죽을 준비하라!”고 간곡히 권면했다. 우리는 그를 ‘최고수 전도사’로 불렀다. 그로 인해 사형수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났다.


나의 회개가 흉악범의 회개로 이어지고

사형수가 형장에서 전도하고 축복하고…


내가 서울 구치소로 전근한 첫해 12월, 사형장에서 사형집행을 지켜보는 일을 하게 되었다. 사형이 집행되기 전날 저녁 입수한 여덟 명의 집행자 명단에 첫 번째 적힌 유두영의 이름을 본 순간 심장이 얼어붙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나는 급히 신우회(예수 믿는 교도관들의 모임) 회원 11명을 불러 모았다. 우리는 사형수의 시신 정리를 자청하여 감방에서 사형수를 형장으로 데려오는 일을 맡았다.

두영이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들어왔다. 나는 눈을 감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하나님, 이 땅에 사형장이 생긴 이래 이 무서운 형장에서 저렇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가 들린 적이 있었습니까? 하나님, 오늘 힘을 주십시오.”

두영이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영아, 잘 가. 먼저 가”

“예, 장로님, 저 먼저 갑니다. 천국에서 만납시다.”

교도소장은 두영이의 죄상을 읽기 시작했다. 그 순간, 두영이는 수갑 찬 두 손을 치켜들고 말했다.

“소장님, 그 죄를 제가 다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 죄는 하나님을 알기 전에 지은 죄입니다. 제가 하나님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런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고, 오늘 이와 같이 사형대에 서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늦게나마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께서는 저의 죄를 모두 용서하여 주셨습니다. 깨끗한 몸과 영혼 그대로 하늘나라에 갈 수 있도록 그 부끄러운 죄상을 읽지 말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소장은 두영이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었다.

“예배를 드리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기쁨으로 응답한 두영이는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님에게 요한복음 3장 16절을 암송한 후 거기에 맞게 설교 해달라고 부탁까지 하였다. “유언을 남기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두영이는 뚜렷하게 말했다.

“소장님, 그리고 검사님, 제 마지막 부탁은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제가 믿는 예수님을 믿으시는 것입니다.”

이윽고 그의 얼굴에 흰 두건이 덮여졌고, 무릎과 발목과 발꿈치가 포승에 묶여진 후 목에 굵은 밧줄이 걸렸다. 그 순간 두영이의 입에서 “하늘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찬송이 울려나왔으나 채 끝마치기도 전에 몸뚱이는 허공에 매달렸다. 그의 영혼은 하늘나라로 갔고, 그의 안구와 장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되었으며, 시체는 해부용으로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잇따라 올라온 네 사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사형수들은 담대하게 믿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세 사람의 이교도인 사형수들은 욕을 하고, 울부짖고, 담배 한 대 얻어 피우고는 의미 없이 죽었다.

마지막 사형수 ‘용필’이는 며칠 전 나의 강권에 못 이겨 예수를 믿겠다고 약속했으나, 넋이 나간 채 교도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들어왔다. 인정심문도, 종교 행사도, 유언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임종예배는 예수 믿는 교도관들에 의해 드려졌다. 나는 용필이에게 요한복음 1장 12절을 펼쳐주면서 읽으라고 했다. 그러나 용필이는 성경책을 던져 버렸다. 나는 성경책을 집어 들고 용필이의 귀에 대고 큰 소리로 여러 차례 읽어 주었으나 마이동풍이었다.

일반적인 행사가 모두 생략되고 집행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이대로 보내면 지옥이다’는 생각이 들어 용필이를 붙잡고 집행관에게 시간을 달라고 애걸하여 교도관들과 기도했다. 5분, 10분 시간이 지나자 축 늘어졌던 용필이가 꿈틀거리더니 겨우 일어서서 손을 반쯤 들고 “주여! 주여!” 하고 부르짖었다.

모두 용필이가 완전히 정신이 나가서 우리의 기도를 흉내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몸을 가다듬고는 다시 두 손을 번쩍 치켜들어 “주여! 이 죄인을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여!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큰소리로 외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 놀라운 광경은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능력을 실감하게 하였다.

용필이는 배석한 분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사형집행 명령을 내리는 교도소장에게 축복을 내렸다.

“소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시고, 또 승진도 하셔서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을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몸을 반쯤 일으켜 인사를 받던 소장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주여! 이 죄인을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여!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외친 용필이는 배운 적도 없는 “인애하신 구세주여 내 말 들으사 죄인 오라 하실 때에 날 부르소서”라는 찬송을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부르고 또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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