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도 ‘우리의 딸들’...종교적·혁명적 의식에 참여"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히잡 규정 완화 가능성 시사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도 ‘우리의 딸들’...종교적·혁명적 의식에 참여"
이란 최도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반정부 시위 4개월 만에 "히잡을 미착용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히잡 착용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외신과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른바 '어머니, 모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히잡을 완전하게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종교를 벗어나거나 이슬람 혁명에 반한다고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도 "우리의 딸들"이고, "종교적·혁명적 의식에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발언 일부를 섣불리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히잡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불가침한 필수요소", "히잡 착용 불량(Weak hijab)이 옳은 일은 아니다" 등 히잡 착용이 종교적 의무라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이란 내 전반적인 개혁 요구뿐 아니라 히잡 규정에 대한 반발로도 확산해 히잡을 벗어 던지는 행위가 일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이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서구권 국가에서의 여성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에 나섰다. 그는 서방의 여성은 "소외돼 있다"며 "서구 자본주의 체제는 가부장제"라고 지적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4일 트위터를 통해 "종교·정치적 권위에 반하는 모욕적이고 외설적인 출판물"이라면서 "이란은 프랑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날 니콜라 로셰 테헤란 주재 프랑스 대사를 초치하고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만화 출판에 항의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캐리커처가 포함된 풍자만화를 출판했다.
AFP 통신은 이 주간지가 지난달부터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이란의 고위 정치·종교 지도자를 풍자하는 만화 수십 편을 출판했다고 설명했다.
이 주간지는 2015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해당 주간지 편집국을 목표로 한 총기 난사 테러가 일어나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랑 리스 수리소 샤를리 에브도 편집자는 사설을 통해 "1979년 이후 이란 국민을 억압해온 신정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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