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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수면과 의식 그리고 수면 중 영혼의 활동’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7/06 [07:25]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수면과 의식 그리고 수면 중 영혼의 활동’

정영부 | 입력 : 2023/07/06 [07:25]

수면과 의식 

<수면과 의식의 상태>

 

의식(意識)은 사전적으로 각성(覺醒)과 인식(認識)의 합이다. 불설에서도 각성은 오온의 작동현상이고 인식은 오온의 식이 육근(六根)의 여섯 번째인 의근(意根)에 붙어 발생한다. 이 둘이 합해져 제6식인 意識이 탄생한다고 한다.

 

오늘날 보통 의식은 의식의 명료성 정도에 따라 명료, 기면(嗜眠), 혼미(昏迷), 반혼수, 혼수의 5단계로 구분한다. 그런데 고대 인도철학은 영혼의 활동 상태에 따라 사람의 의식 상태를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눈다. 각 상태에 따라 자아(自我)도 변화한다고 생각했다.(1)

 

1) 깨어있는 의식 상태 : 자그라타(Jagrata)라 한다. 이 상태의 자아는 비슈바(Vishva).

2) 꿈을 꾸고 있을 때의 의식 상태 : 스바프나(Svapna)라고 하며 REM 수면(夢眠) 상태로 이 자아를 타이자사(Taijasa)라 한다.

3) 깊이 숙면에 들었을 때의 의식 상태 : 수수프티(Susupti)이며 NREM(Non- REM) 수면(熟眠)상태다. 프라즈나(prajna) 자아라고 한다.

4) 삼매(三昧)의 의식상태 : 투리야(Turiya)라고 하며 순수의식상태로 나머지 세 의식상태가 출현하는 근저이다.

 

자그라타 상태는 몸과 영혼이 모두 깨어있는 상태이며 꿈을 꾸고 있는 스바프나 상태는 몸은 잠이 들었으나 영혼은 깨어있다고 보았고 숙면상태인 수수프티에서는 몸과 영혼이 같이 잠든 상태로 보았으며 삼매는 몸과 영혼이 깨어있으나 영혼에서 념()과 번뇌가 사라진 상태라고 한다.

한편 힌두철학 일각에서는 꿈을 꾸고 있을 때 혼은 몸을 빠져나와서 자유로이 다닌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훗날 신지학에 전수되었다. 또 우파니샤드에 의하면, 숙면은 영원불변인 브라만과 합일한 상태라고 하기도 한다.(2)

이처럼 인도철학에서는 고래(古來)로 수면에 대해 고찰이 많은데 하루 1/3을 수면으로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의 정체에 대하여 속 시원히 아는 게 없으니 무척 답답했던 모양이다. 사실 그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수면상태는 신비적이기도 하며,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다.

 

수면 중 뇌파의 종류와 주파수의 변화에 따라 의식의 상태를 구분해 볼 수도 있다. 각성의 자그라타 상태에서 뇌파는 주파수가 높은 베타파를 보이고 삼매의 투리야 상태로 갈수록 주파수가 낮아져 세타파나 델타파를 보인다.(3)

 

<꿈을 통해 보는 혼의 존재와 활동방법>

 

인도철학에서 자그라타(Jagrata)란 각성상태를 말함이고 그때의 자아를 비슈바(Vishva)’라고 하였다. 또 스바프나(Svapna)란 꿈을 꾸고 있는 의식상태이고 그때의 자아를 타이자사(Taijasa)’라 하였다. 스바프나 상태에서는 종종 자각(自覺)을 하게 되는데 이 의식상태를 다시 Lucid Svapna라고 하자. Lucid Svapna 상태를 겪어본 사람은 각성상태보다 더 의식이 명료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또 숙면상태(Susupti)에 있는 자아는 프라즈나(prajna)이다.

 

이때 각 상태별로 사용하는 기억장치가 따로 있다고 가정하고 그 종류를 A, B, C 등이라고 한다면

 

1) 꿈은 혼이 A기억장치를 사용하여 꾼다.

2) 깨고 나서 꿈 중에 어떤 꿈은 생각이 나고 어떤 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억나는 꿈을 저장한 몸뇌의 해마를 C라고 한다면 CA의 일부이고 A>C.

3) 깨고 나서 꿈을 꾼 사실만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Lucid Svapna상태에서 꿈을 꾸었는데 깨고 나서 꿈 내용을 기억하려고 애를 썼지만 내용은 희미하고 이를 기억하려고 애를 쓴 사실만 생각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우리는 타이자사가 비슈바와 같은 존재임을 알 수 있다.

4) 이때 꿈노트를 사용하면, 완전히 각성하여 AC 간의 통로가 막히기 전에 키워드라도 기록함으로써 C에 남은 희미한 기억을 최대한 살려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5) 간밤에는 꿈 한번 안 꾸고 푹 잤다고 하나 의학에서는 숙면상태인 수수프티(Susupti) 상태에서도 꿈은 꾼다고 한다. 다만 수수프티 상태에서 꾼 꿈은 각성 시 생각이 전혀 안 날 뿐 아니라 수수프티에서의 자각몽(Lucid Dream) 사례도 없다. 그렇다면 숙면의 프라즈나 자아는 누구인가? 있기는 한 건가?

6) 그러나 프라즈나(prajna)의 존재에 대한 증거는 많다. 우선 인도철학에서 이름까지 붙여가며 이를 증언하고 있고 뇌의학 또한 뇌파로 확인되는 숙면 중의 꿈을 통해 그 존재를 알린다. 프라즈나가 사용하는 기억장치를 B라고 하자.

표준이론에서는 숙면 중에 혼은 대부분 몸과 함께 잠을 잔다. 그러나 깨어서 유체이탈할 수 있다. 이탈하여 겪은 기억은 전술한 바와 같이 몸뇌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수승하거나 특별한 경우 또는 능력이 있는 혼의 유체이탈(4) 몸뇌에 남긴 기억(이를 기억 D라고 하자)은 숱한 사례로 증명되므로 유체이탈은 분명히 있는 것이니 유체이탈은 프라즈나 존재의 또 다른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프라즈나는 혼 아니면 영인데 영은 잠을 자지 않으니 꿈도 꾸지 않는다. 그렇다면 프라즈나(prajna)는 혼일 수밖에 없고 그가 사용하는 기억장치인 B는 혼이 사용하는 기억장치이니 결국 A와 같은 것이다.

 

위의 사실에서 우리는 다음의 사실들을 유추할 수 있다.

 

1) 혼의 기억장치인 A가 존재한다. 이는 표준이론의 혼뇌다.

2) A는 해마(몸뇌)C를 포함하는 더 큰 기억장치다.

3) 각성 시 자아인 비슈바와 몽면의 타이자사 그리고 숙면의 프라즈나는 같은 존재다. 즉 다의식론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혼의 다른 상태일 뿐이다. 비슈바는 혼이 깨어있는 몸뇌C에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고 타이자사는 몸이 잠자는 사이 몸뇌C의 구속에서 풀려나 혼뇌A를 이용하는 상태이지만 몸뇌가 깨어나기 시작하여 각성한 상태다.

4) 혼의 꿈 중 각성 시 생각나는 부분은 A를 사용한 꿈의 기억 일부가 현재화(反射)되어 각성된 C에 기억된 것이거나 애초부터 깨어나기 직전에 각성된 C를 사용하여 꾼 꿈이다.

5) 꿈 중에서 기억을 못하거나 꿈을 꾼 사실만 기억나고 내용은 어렴풋한 경우가 있다는 것은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 각성하면 AC 간의 통로가 서서히 차단된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A의 기억이 C의 기억에 투영되어 희미하게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5)

6) 몸이 완전히 잠든 숙면 중의 프라즈나는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몸이 잠자는 동안 꿈이나 유체이탈 등으로 활동하는 혼의 일면목이다. 따라서 그가 사용하는 기억장치인 BA와 같은 혼뇌이고 그가 꾼 꿈이나 유체이탈의 기억이 몸뇌에 남은 D4)와 같은 기작(機作, mechanism)으로 몸뇌에 남은 기억이거나 수승한 혼이나 외부의 존재가 그 기억을 강제로 C에 남긴 기억이다.

 

이 복잡하고 긴 이야기의 목적은 혼이 의식과 꿈과 유체이탈의 주체이고 그가 사용하는 기억장치는 혼뇌인데 다만 각성 시에는 혼이 몸뇌에 사로잡혀 혼뇌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혼이 수승하면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표준이론의 주장을 각인하려는 데 있다. 

 

수면 중 영혼의 활동

 

신지학(神智學)에서는 수면 중 영혼의 상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수면 중에 있는 영혼은 각성상태(覺醒狀態)와 같은 자각이 있지만, 육신을 가진 인간이 수면 중의 영혼의 자각내용을 앎으로써 오는 혼란을 겪지 않게 하려는 신()의 경륜(徑輪)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수면 중의 영혼의 자각을 기억하지 못한다. 원래 신은 인간의 진화를 위하여 수면 동안에도 영혼에게는 완전의식을 주어 활동하도록 해 주었다. 인간에게는 태초(太初)부터 모든 것에 대한 힘과 지배권이 주어져 있었으며 자유스럽고 전능한 존재였다. 이것을 한정(限定)하여 버린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의식이다. 그러므로 의식을 해방하는 것은 인간해방이 되는 것이다.”(6) 이를 보면 신지학도 여러 종교와 문화에서 나타나는 수면 중 영혼의 활동에 대한 생각, 즉 수면 중 영혼이 몸을 빠져나와서 자유로이 다닌다는 생각을 가진 여러 사상과 같은 의견을 가진다.(7) 표준이론은 부분적으로는 이에 동의하나 다만 자유로이 다니는 위 영혼의 정체는 영(8)이다.

한편 수면 중 영혼의 활동에 대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섭리이지만 사람의 의식수준이 높아져 이 벽을 넘으면 육에서 해방되어 혼이 자유롭게 된다는 신지학의 의견은 표준이론과 어느 정도 같다.

 

<註釋> 

1) 미주 197 ‘힌두철학의 의식상태와 자아의 종류참조

 

2) 어느 학파는 숙면상태에서는 몸과 영혼이 같이 잠든 상태라고 하고, 다른 학파에서는 수면 중 혼이 몸을 빠져나와 자유로이 다닌다고 한다. 또 우파니샤드에 의하면, 숙면은 혼이 영원불변인 브라만과 합일한 상태라고도 한다. 이러한 난맥상이 번역을 여러 번 거친 탓인지 다양한 학파 탓인지 알 수 없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힌두에서는 표준이론의 수면에 관한 다음 의견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수면은 몸과 혼의 의식이 쉬는 것이며, 렘수면은 혼이 먼저 깨어나는 것이다. 또한 혼이 살아서 육체를 이탈하는 현상은 매우 드물지만 물성이 없는 영은 수면 중 육체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다닌다.”

 

3) 의식의 상태와 뇌파

 

1. 여러 가지 뇌파

1) 감마(γ)파 상태 : 35Hz 이상의 주파수로 환각 등 이성적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태에 나타난다.

2) 베타(β)파 상태:

: 20Hz 이상으로 긴장, 흥분,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태이다.

: 15~18Hz으로 정신 집중과 행동이 가장 활발한 상태이다.

: 13~15Hz으로 몸은 움직이지 않고 눈의 초점만 맞춘 상태이다.

3) 알파(α)파 상태 : 8~13Hz로 각성과 수면의 경계 영역으로 정신을 집중한 학습, 집중명상(), 최면, 전의식 상태에 나타난다.

4) 세타(θ)파 상태 : 4~8Hz로 수면 또는 반수면(렘수면)이나 통찰명상(), 최면 상태에 나타나며 창의성이 커진다.

5) 델타(δ)파 상태 : 0.5~4Hz로 깊은 수면 상태이거나 고도의 명상상태이다.

2. 성장 호르몬은 수면을 시작하면 분비되기 시작하고, 중간 시점에 이르기 전까지 가장 많은 양이 분비된다. 유즙 분비 호르몬, 난포 자극 호르몬 역시 수면 중에 증가된다. 수면 상태에서는 8~10% 정도 에너지 대사율이 감소한다. 특히 대뇌에서의 혈당 대사가 30~40% 정도 감소된다. 이에 따라 비렘수면(숙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호흡량과 심박수, 체온이 각성 상태보다 낮은 일정한 상태로 유지되고, 몸의 떨림이나 발한 등 체온조절 기능의 활동도 줄어든다. 또 숙면 중에는 일반적으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나 렘수면 상태가 되면 교감신경의 활성이 다시 서서히 증대된다. REM 수면 시 뇌파는 세타파이고, 숙면 시에는 세타파와 델타파가 각각 50% 정도 보인다.

 

3. 렘수면 시기에는 중추신경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이 증가하며, 손상된 뇌 조직에도 회복이 진행된다. 또한 렘수면 동안에는 뇌의 대사가 다시 활발해지고 음경이 발기된다. 이는 깨어날 준비를 위해 생기체 경락(經絡)의 맥(기 대사시스템, 10.2. ‘기와 관련된 실험들참조)에 기가 먼저 활발히 순환하기 시작한다는 표시다. 렘수면 시 남성호르몬이 갑자기 분비되어서도 아니고 소변이 마려워서도 아니다. 또 렘수면 시에는 아직 근육을 수의(隨意)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렘수면 행동장애 또한 이 불수의적인 근육의 반사적 작동 때문이다.

4. 숙면 단계에서 시상(視床)의 뉴런(neuron)은 억제되어 외부 감각이 대뇌 피질에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나 REM수면 중에는 시상이 활성화되어 꿈에 나타나는 이미지, 소리 및 기타 감각이 뇌에서 발생하여 대뇌에 전달된다.

5. 명상과 수면의 차이

명상 시에는 정신의 각성(覺醒)이 성성(惺惺)하니 몸뇌도 각성상태인 것으로 알기 쉽다. 그러나 이는 정신이 몸뇌의 작용이라고 보는 유물론적 사고방식일 뿐으로 명상에 들면 몸뇌는 기억부분을 제외하고 수면 또는 수면상태에 들어간다. 그 이유를 보자

1) 명상 시 뇌파는 초기에는 알파(α)파를 보이고 점차 렘수면의 세타(θ)파 또는 숙면의 델타(δ)파로 변한다.

2) 또 명상 시 몸을 의도적으로 움직이려 하면 수면 시처럼 불편함을 느낀다. 이는 명상 시 몸의 수의근(隨意筋)이 수면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3) 깊은 삼매에 들면 몸의 감각마저 느끼지 못한다. 불수의근(不隨意筋)도 잠드는 것이다.

4) 또 밤새 잠 한숨 안자고 명상으로 지새운 때에도 몸은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하지 않는가.

5) 더구나 깊은 명상 시에는 혼뇌의 기억 일부가 새어나와 잠재의식(프로이트의 무의식)이 드러난다. 이는 혼이 몸뇌의 속박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하니 몸뇌가 잠들었다는 뜻이다.

6) 불설에 의하면 열반에 가까운 명상에 달하면 전생(前生)의 기억을 일부 상기하여 부처님의 숙명(宿命)의 신통(神通)을 부린다(9.5.3. ‘변성의식 상태와 영혼육참조).

이러한 여러 사실로 보아 명상과 수면의 차이가 몸의 상태의 차이가 아니라 혼의 상태의 차이임이 분명하다. 명상 시에도 수면 시처럼 몸뇌는 잘 수 있다. 그러나 명상 시에는 수면 시와 달리 혼은 성성적적 깨어 있다.

6. 불면증은 혼(정신)이 생각을 멈추지 않고 활동을 계속함으로 인하여 몸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몸뇌의 각성상태가 지속되는 병이다. 그런데 몸뇌는 혼의 각성이 더 심한 명상 시에는 잠들면서 이때에는 왜 잠들지 못하는가? 그것은 생각의 변화 때문이다.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생각이 자꾸 변하면 몸뇌는 이를 혼(정신)이 활동한다는 신호로 보고 잠들지 못한다. 그러나 혼이 일념(一念)상태에 들면 몸뇌는 이를 비활성상태로 판단하고 자연히 잠들게 되는 것이다. 명상이 깊어져 일념(一念)이 무념(無念)이 되면 더욱 그러하다. 몸뇌(思考부분)가 잠들면 감각도 무뎌져 혼도 자칫 잠들지 않을까? 과연 그렇다.(*)그래서 선방(禪房)에 죽비는 필수다. 일념(무념)과 수면은 백짓장 하나 차이다. 그래서 명상 시 몸을 꼿꼿이 세워 수마(睡魔)를 경계하고 일념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각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몸을 편히 누이면 그 하나가 없으니 혼은 더욱 잠에 빠지기 쉽다. 그러니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잠자리에 들어 명상하라. 그러다 명상에 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깜빡 잠들더라도 손해 볼 일이 없으니 오죽 좋은가. 불면의 밤을 명상의 밤으로 바꾸어도 건강에 아무 지장이 없다 한다. 명상법으로는 초보명상법인 아나빠나(ānāpāna, 들숨날숨, 수식관)명상이나 사념처명상의 첫 번째인 신념처관(身念處觀)을 권한다. 신념처관은 생기체의 감각기능을 관()하는 감각관찰 명상법으로 관법(觀法)명상이다. 이때 호흡관련 감각을 관찰하면 지법(止法)명상인 아나빠나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미주302 ‘위빠사나(vipassana)’ 참조).

 

(*) 수면제를 먹으면 몸뇌가 강제로 잠을 자게 되고 혼도 따라서 잠든다. 혹시 혼이 잠들지 않더라도 몸뇌가 잠드니 잠을 깨고 나면 몸뇌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잠이 개운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명상 시 혼의 활동내용은 왜 명상이 끝나도 기억이 날까? 이는 명상중에는 수면과 달리 몸뇌의 기억부분은 활동하기 때문이다. 렘수면 중 꿈을 꾸다 정신이 깨어나 꿈이라는 사실을 각성하고 그 내용을 기억하려 애를 쓰면 몸뇌의 기억부분이 더 빨리 깨어나 잠에서 깬 후 꿈 내용이 잘 기억난다. 가위에 눌린 때의 기억은 더하다. 자각몽의 기억이나 일부 근사체험 시의 기억도 그러하다. 명상 시 혼은 그 어느 때보다 각성도가 높아 이로써 몸뇌의 기억부분의 활성을 유지한다.

 

4) 신지학에서는 혼이 祕傳를 깊이 하여 수승하면 기억이 날 뿐 아니라 심지어는 각성 중인 자그라타 상태에서도 유체이탈 할 수 있다고 하고 그것도 저승인 중음계나 심령계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다음 절인 9.4. ‘수면 중 영혼의 활동’, 5.5.10. ‘신지학의 저승관’, 미주 218 ‘신지학의 형제단과 대스승 그리고 그 제자참조).

 

5) 나로부터의 메시지

 

침대 머리맡 너머 저쪽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있고 거기

불씨를 품은 내가 가 있다

나는 시간과 몸의 굴레를 벗고 조용히 쉴 근저(根底)에 가 있다

 

내가 다시 시공을 입고 각성으로 나올 때

반야(般若)의 나는 마치

메멘토의 레나드처럼

나에게로 메시지를 보낸다

 

머리맡에 노트와 펜은 안테나다

타이자사는 비슈바로 돌아오면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얼굴을 그려 주었고

비슈바는 그답지 않은 도 많이 받아 적었다

 

그러나 비슈바에게 쉽지 않은 것은

남은 잠을 버리고 돌아오는 것과

힘들게 깨어났어도 너무 금방 그 중요한 스토리를

잊어 먹는다는 것

 

어젯밤에도 비슈바는 중요한 메시지를 놓쳤단다

그가 타이자사일 때 꿀잠을 차마 못 이겨

메모는 못 하고 대신

깨어나면 꼭 기억하리라고 떡다짐을 했지만

비슈바 되어 살펴보니

중요한만 몸뇌에 남아있더라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6) 지나라자다사, 신지학비교 첫걸음, 임길영 옮김

 

7) 신지학이 말하는 수면 중 영혼의 활동

 

1. 수면 중 영혼이 몸을 이탈하여 몸 주변이나 이승의 어느 곳 또는 저승을 여행한다는 생각은 역사적으로 뿌리도 많고 깊기도 하다. 그런데 신지학은 이들 모두를 합한 것보다 그 이론이 독보적이다. 그들은 힌두에 연원한 생각에 다신체론과 다층적 저승론 그리고 다의식론과 분할환생론 등을 결합시켜 혼의 몸을 아스트랄체(하위정신체), 멘탈체(상위정신체) 그리고 코잘체(양심체)로 구체화한 뒤 이들이 수면 중 심지어는 각성 중에도 각 저승을 여행한다는 전제하에 매우 복잡한 이론을 구성하였다. 특히 이들 는 독립된 몸이므로 표준이론의 혼뇌와는 달리 다의식론에 따라 각 체마다 뇌도 따로 가지고 의식도 따로 가진다. 또 명종 후 이들 각 체의 운명도 다 다르다.

1) 인간이 잠들면 아스트랄체는 육체에서 빠져나와 아스트랄계를 배회하면서 아스트랄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닌다. 이때 아스트랄체 안에 있는 의식은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즐긴다. 이 의식은 그 수준에 따라 아스트랄체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 또한 아스트랄체를 통해 받아들인 인상을 마음속 이미지로 변환할 수는 있으며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다음 그 이미지나 지식을 뇌에 꿈이나 환상으로 각인하거나 아스트랄 뇌에 저장한다(애니 베산트, 고대의 지혜중 제2장 아스트랄계 참조).

2) 또한 자아의 수준이 높은 사람은 멘탈체로 기동(起動)할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육체와 함께 아스트랄체를 가사(假死)상태로 두고 멘탈계로 떠난다. 이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손쉽게 그의 아스트랄체를 껍질로 둘러쌀 수 있다. 이 밖에 어떤 악영향에도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바이브레이션을 그 속에 만들 수도 있다(리드비터, 신지학대의중 제7장 아스트랄 활동 참조).

2. 그들은 이러한 지식을 마스터나 아데프트 등 고도로 진화된 성자들의 조직인 대백색형제단(Great White Brotherhood)으로부터 배웠고 투시(clairvoyance)와 유체이탈(OBE out of body experience)의 직접 경험(또는 블라바츠키류의 영매적 영험과 채널링)으로 확인하였다고 한다. 표준이론의 관점으로 볼 때 그들이 전하는 지식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심령주의(Spiritualism)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유체이탈과 임사체험에 대한 이론을 넘어선 혼()의 활동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표준이론에서 수면 중 혼계나 영계를 여행하는 존재는 영()뿐이다. 그나마 모든 영이 그런 능력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런데 영의 기억은 혼뇌나 몸뇌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영이 직접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몸이 각성 중에는 어느 경우에도 영의 체외이탈 경험이 드러날 수 없으니 영이 아스트랄 여행은 의미없다.

그렇다면 신지학의 아스트랄 여행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가능하다.

1) 이론의 근거인 대백색형제단과 투시는 확인되지 않아 근거가 미약한 주장이다.

2) 명종 후 이들 각 체의 세부적 운명에 대해서 신지학 내부에서도 중구난방이다.

3) 신지학의 일반론은 혼의 여러 체들은 결국 소멸하고 그 체들을 통하여 얻은 경험만 모나드에게 전달된다고 하여 진화론적 영혼관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론을 내고 있다.

4) 극히 수승한 사람의 경우 수면 중 영의 체외이탈 경험이 어떤 식으로든 각성 중에 드러날 수 있다. 신지학은 이러한 희귀한 경우를 과장한 것이다.

5) 이론과 해석은 가급적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에 부합하는 것이 좋다. 기왕의 모든 이론을 포용하면서도 단순하고 명확한 이론을 두고 왜 복잡하고 기왕의 사실들과도 어울리지 않는 이론을 설()하는가. 이는 2.2.10.에서 어떤 사실 또는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이미 명언한 내용이다. 표준이론은 생명과 인간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되 가급적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이론을 추구하였다.

 

8) 1. 표준이론은 수승한 영은 몸의 죽음의 구체적 시기를 알고 있다고 본다. 죽음의 시기는 환생 시 라이프 플랜으로 대충 정해지는 것이지만 삶 중에 수정될 수 있다. 영이 수면 중의 활동으로 이를 아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수승한 영은 영계에서 스승령으로부터 정보를 받을 수도 있고 또는 스승령에게 조기귀환을 청원할 수도 있다.

2. 죽음의 시기는 일반적으로 신의 계획을 수행하는 천사들에 의해서 사전에 정해진다. 이 천사들은 인간의 과거와 현재의 선과 악을 조정하고 그 상호작용을 통해서 최고의 선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혼의 미래를 고려해 볼 때 최적이라면 사고나 질병을 통해서 생을 일찍 마감할 수도 있다. 반면에 그 혼이 어떤 능력을 얻는 데 긴 생이 필요하다면 삶의 길이가 그 목적을 위해서 조정될 것이다(지나라자다사, 신지학 제1원리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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