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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랑을 회복하는 산책 ● 장마철

신명상 | 기사입력 2023/07/11 [08:55]

삶과 사랑을 회복하는 산책 ● 장마철

신명상 | 입력 : 2023/07/11 [08:55]


장마철

 

장맛비가 한차례 훌뿌렸다.

 

여러 날을 두고

거푸 비 내리는, 그런 장마철에

비가 어쩐지 멈칫하고 있다.

 

해가 부시게 비치고

바람 잔잔히 흔들리고

숲은 푸르러

빛 흐르는 정적이 머물고 있다.

 

어수선한 천지이리라, 생각했는데

고요한 자연의 풍경

 

수목은 가득 물기를 머금고

반짝 빛이 나 잎새는 생기롭고

 

느닷없이 어디선가 날아든 나비

나비의 유연한 날개짓은

춤추듯 이리저리 흐드러지고

 

산뜻한 깜짝 일기(日氣)

신 났는지, 새는

싱그런 노래를 하고 있다.

 

무슨 조화(造化)인가, 그래

잠깐 싱싱한, 이 평온한 세상을

우리 즐겨 모두 함께 하자.

 

장마는 결코 잠잠하지 않겠지

언젠가 그의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먹구름은 이미 모여들고

다시 장맛비는 쏟아지고

요란한 시간 필시 닥칠 것이다.

 

그러다 멈춤의 정적이 찾아들고

다시 투명한 하늘엔

마음 내저으며 흐르는 흰구름

그 사이에 시린 햇빛도 내릴 것이다.

 

장마철, 어떤 날이 되든지

자연 원래의 조화(造化)

 

담담한 마음으로, 그래 즐겨

이런 날들의 세상 같이 가야하리. 

▲ 신명상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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