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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부와 활동지역, 나가르주나 콘다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9/04 [07:30]
진보적 성향의 일설부(一說部)와 대승경전인 법화.화엄경과 상통

대중부와 활동지역, 나가르주나 콘다

진보적 성향의 일설부(一說部)와 대승경전인 법화.화엄경과 상통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9/04 [07:30]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36)

 

마하상기카(대중부)는 대중부라고 하는데, 보수 상좌부파 보다는 다수파였음이 분명하다. 유추해 보자면 부처님께서 열반(죽음)에 들고나서 100여 년이 지나면서 승가 공동체에서는 큰 변화가 일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승가공동체의 분열을 꼭 비극적인 관점에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승가공동체의 발전적 성장이라고 할 수도 있다.

 

종교의 모든 공동체는 항상 보수 진보파의 대립과 분열을 수반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불교 승가공동체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도에서 지리적으로 본다면 대중부(마하상기카)는 마가다가 중심 본부였다. 그렇지만 상당한 거리에 있는 마투라와 서부 지역의 칼리와 같은 지역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 마투라의 가츠(돌계단).  © CRS NEWS

 

대중부는 불교의 본고장인 마가다이지만, 중북부지역인 마투라와 서남부인 칼리에까지 진보적 물결은 흐르고 있었다. 대중부에 뿌리를 둔 쿠쿠티카라는 분파가 있다. 쿠쿠티카는 계윤부(雞胤部)로서 마가다의 수도 파탈리푸트라에 있던 사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마가다 수도의 큰 절에서 일부 비구들이 다른 지역에 가서도 큰 절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전연 새로운 부파라기 보다는 사원과 지역의 결합에 의한 분파가 아닌 지파의 개념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쿠쿠티카는 바라나시와 파탈리푸트라, 코살라 안드라와 간다라지역의 바후스루티야 등지에도 쿠쿠티카파가 있었다.

  

▲ 대중부파와 관련이 있는 아잔타의 한 동굴 사원.  © CRS NEWS

 

로코타라바다(Lokottaravāda 說出世部)도 대중부 계통인데 간다라 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에카뱌바하리카(Ekavyāvahārika 一說部)도 대중부 계통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설출세부나 일설부나 같은 대중부 계통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일설부에서는 대승사상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헬레니즘과도 관련이 있다.

 

에카뱌바하리카의 이름에서 본다면, 일설(一說)은 부처님이 단일하고 통합된 초월적 의미로 말씀하신다는 교리를 가리킨다. 일설부파의 비구들은 부처님이 영원히 깨달음을 얻었고 본질적으로 비물질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부처님의 초월성을 강조했다. 부처님의 말씀이 하나의 초월적 의미로 말씀하신 것처럼 사성제(四聖諦)는 하나의 지혜로 완벽하게 실현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교리와 사상은 대승불교와 맥이 통하는 것이다. 

 

▲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제2의 도시인 비자야와다 시 전경.  © CRS NEWS

 

카이티카(Caitika, 制多山部 또는 制多部)는 마하상기카인 대중부의 하위 지파이다. 제다산부는 한 때 남인도의 산 전체에 확산되어 이름이 유래되었다. 주로 안드라 프라데시 주의 해안 지역과 주변 산지에 근거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드라 해안 도시인 아마라와티 (Amarāvati)와 나가라주니콘다(Nāgārjunakoṇḍā)에 기반을 두고 있다. 

 

▲ 불교유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아마라와티.  © CRS NEWS

 

대중부는 마가다에서 시작하여 북부 중부 지역과 서부 지역 그리고 남동부 해안 지역에 까지 확산된 것이다.

 

일설부는 중생이 원래 또는 근본적으로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고통으로 인해 방해받고 가려졌다고 주장했다. 마음의 본성이 근본적으로 부처의 본성과 같다는 개념은 대승불성(大佛性)의 교리와 부처의 다르마카야(Dharmakāya, 法身)와 동일시되었다. 이런 교리적 사상은 대승경전의 법화경이나 화엄경과도 같은 맥락이다.

 

부파불교에서 대승불교로의 전환은 매우 자연스러운 종교사상 발달사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대승은 큰 수레라는 뜻이다. 대승은 광범위한 불교 전통, 경전, 철학 및 관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현재 세계불교는 대승불교, 상좌부(Theravāda)와 바즈라야나(Vajrayāna)가 함께 현존하는 세 가지 주요 불교 분파이다.

 

대승불교는 초기불교의 주요 경전과 가르침을 받아들이지만, 소승불교에서 원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다양한 교리와 경전도 인정한다. 특히 대승 경전과 보살도 반야사상에 대한 강조가 포함된다.

  

▲ 나가르주나콘다에 남아 있는 불상 및 기타 기념물의 전경.  © CRS NEWS

 

나가라주나콘다는 남인도에서 가장 큰 불교 중심지였다. 현장의 고고학적 비문에 의하면 왕과 왕실 가족 구성원이 불교를 후원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비문은 여왕의 자금을 통해 사원과 수도원 건설에 대한 국가 후원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나가르주나 콘다에서 발견된 로마의 금화.  © CRS NEWS

 

지원은 귀족 계급을 넘어서서 많은 비왕족 이름이 유물에 새겨져 있으며, 전성기에는 30개 이상의 사원이 있었고 남인도에서 가장 큰 불교 중심지였음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나가르주나 콘다에는 인도의 여러 지역인 타밀 왕국, 오리사, 칼링가, 간다라, 벵갈, 실론의 사원도 건립되어 있었으며 중국 사원도 있을 정도였다.

 

▲ 왕실 경호원으로 채용된 스키타이 병사.  © CRS NEWS

 

아잔타나 엘로라 카를라 동굴에 있는 동굴 사원은 마하상기카(대중부)와 관련이 있다. 불교의 중심지인 마가다 지역보다는 남인도에서 대중부 즉 진보적 대승사상의 발아가 싹텄다고 보여진다. 또한 초기 대승 사상 학자들이 남인도에서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인도 아잔타 지역에서 온 불교지도자들이 조계사를 방문한 필자 보검 스님(오른쪽)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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