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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몇 개로도 나눌 수 있나?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1/29 [16:26]
사나소 이야기

영혼을 몇 개로도 나눌 수 있나?

사나소 이야기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1/29 [16:26]
 
▲ 아리 셰페르의 ‘단테와 버질 앞에 나타난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혼백’(루부르박물관 소장)     © 매일종교신문


회임(懷妊) 며칠 전, 어머니 심장에 미리 들어와 자리 잡고 있다는 영혼.
그런 영혼이라면 ‘한 사람에 하나의 영혼’이라는 주장이 그럴듯하다. ‘어머니 심장에 미리 안착’이라는 아이디어는 영혼을 하나로 보는 일신교 쪽 만이 아니라 두개로 보는 동양권에서도 발견된다.  


먼저 ‘영혼은 하나’라는 일신교 쪽 영혼 이야기.


에녹의 ‘비밀의 책’에는 사람의 영혼이 하느님의 천지창조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본다.  “인류의 모든 영혼을 위해 기록하라. 사람이 얼마나 많이 태어나든지 상관 할 필요는 없다. 그 영혼들을 위해 영원히 준비된 장소를 알려 주어라. 모든 영혼은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영원히 준비된 것이기 때문이다.”
에녹의 기록을 도와주던 천사의 말이다.


영혼의 수는 무한하니 사람도 무한 수로 태어 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요즘 인구증가세를 보면 천지창조 이전부터 무수한 영혼이 준비되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적 해석이기도 하다.


천지창조 이전부터 무수한 영혼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동양종교 또는 고대 서양 종교에서 말하는 윤회설을 믿는다면 몇 만 명, 몇 백만 명 정도였던 옛날 인구의 영혼들로 지금 몇 십억을 헤아리는 모든 인류에게 어떤 식으로 영혼을 고루 부여해 줄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윤회에서 영혼의 수요 공급이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영혼이 어디 사람에게만 깃들어 있는 것인가. 동물 곤충 식물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당신의 전생이 메뚜기였다든가 토끼였다든가 꾀꼬리였다든가 소나무였다든가, 하는 식의 전생이야기 말이다. 이 또한 그럴듯해 보이기는 한다. 그렇다 해도 영원히 준비되어 있는 무수한 영혼이 이 같은 한없는 윤회에 참여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하나의 영혼은 다른 두개의 결합체로 나중에는 분리된다는 ‘두개의 영혼’쪽은 일신교 보다 역사도 깊고 이를 믿는 지역도 광범위하다.


옛 이집트나 동양에서 영혼을 두 개로 보았다. 여기에는 호주 뉴질랜드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지의 많은 원주민도 포함된다.   


영혼을 두개로 보는 경우, 지역에 따라 해석이 조금씩 다르다.
서 아프리카 사회 일부에서는 영혼을 부계조상과 모계조상이 똑 같은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영혼을 두개로 나누어 본다. 아버지 쪽에서 받은 영혼과 어머니 쪽에서 받은 영혼이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도 예로부터 사람이 죽은 다음 영혼이 혼(魂)과 백(魄) 둘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신은 혼, 육체는 백으로 사람 자체가 이 두 가지로 인하여 이루어져 있으며 혼은 천기(天氣)에 양기(陽氣)이고, 백은 지기(地氣)에 음기(陰氣)다. 사람이 죽어 혼과 백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혼은 하늘로 백은 땅으로 갈 수밖에 없다. 예기(禮記)에도 그렇게 나온다.


우리들이 흔히 쓰는 귀신이라는 말도 혼백처럼 양의 부분을 신(神)이라하고, 음의 부분을 귀(鬼)라 불러 양분하고 있다. 하늘로 돌아가는 혼을 혼신(魂神)이라 부르며 이를 진짜 영혼으로 보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 육체에 깃들인 혼백이 각기 나뉘어 역할을 나누어 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간은 정신 기능 요소인 혼이며, 폐는 육체 기능인 백이라는 것이다. 간과 폐, 이 두개가 합쳐 혼백이 되는데 그래서 간이 튼튼한 사람은 투혼(鬪魂)이 강해 ‘간 큰’ 사람이 되고, 폐가 튼튼한 사람은 ‘기백(氣魄)’이 좋다는 소리를 듣는다. 


혼이 강한 사람은 신령한 경지에 들기 쉽고, 백이 강한 사람들은 육체의 오관이 발달해 듣고 보고 맛보는 등의 오감이 예민하다고도 보는데, 무당이나 심령술사 점술가 등이 간이 튼튼한 사람들인지는 아직 밝혀진바 없다.


몇몇 호주 원주민 부족도 예로부터 사람은 두개의 혼을 가졌다고 믿고 있었다. 하나는 마음에 머무는 ‘진짜 혼’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자처럼 떠도는 ‘그림자 혼’이다. 사람이 죽으면 진짜 혼은 신성한 샘에 가서 그 샘물을 마시고 ‘정령’이 된다. 그림자 혼은 올빼미와 함께 산이나 숲에 머물며 사령(死靈)인 ‘메렐’이 된다.


우리로 말하면 구천을 떠도는 잡귀, 원귀 유령 등이며 이른바 귀(鬼), 또는 제자리를 잡지 못한 백(魄)에 해당하겠는데 ‘그림자 혼’이 가는 곳이 바로 어둠의 세계다. 그곳은 하늘도 지하세계도 아니며 이 지상에 있는 어둠의 세계, 곧 산림이나 숲 속이다.


당연히 그림자 혼은 밤에만 활동을 한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들은 밤에 숲에 가는 것을 극히 꺼린다. 잘못하면 원인모를 병을 얻어 죽거나 엉뚱하게 상처를 입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이런 불상사를 사령의 심술 탓으로 돌리고 있다.


옛 이집트인들도 영혼을 두개로 나누었다. 카Ka라는 생명력과 바Ba라는 영혼이 그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카는 죽은 사람의 살아있을 때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바는 죽은 다음 저승세계로 가는 이른바 ‘진짜영혼’으로 사람 머리를 한 새로 그려진다. 이집트인들은 ‘참 영혼’을 날아다니는 새로 보았던 모양이다. 때로는 이 땅에 남아 묘지 근처를 서성거리는 것은 카다. 이럴 경우 카는 호주 원주민들이 말하는 ‘그림자 혼’에 해당될 것 같다.


영혼을 3개로 보는 곳도 있다. 남미 에콰도르의 히바로라는 곳에서는 첫 번째 영혼 메카스mekas는 우리 몸에 생명을 준다고 본다. 두 번째 영혼 아루탐arutam은 마약을 복용 했을 때, 환상 속에 나타나는 영혼으로 싸움터에서 용기와 면역성을 준다고 보았다. 세 번째 영혼 뮤시아크musiak는 죽어가는 전사의 머릿속에서 형성되어 그 죽음에 대한 복수를 맡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7개의 영혼을 가진 사람들은 아프리카 가봉의 황족들이었다. 머리의 영혼, 마음의 영혼, 이름의 영혼, 생명력의 영혼, 몸의 영혼, 그림자 영혼, 그리고 유령 영혼 들이다. 세상에서도 많은 것을 가졌던 사람들이 영혼도 많이 가지고 싶었던 모양인데 이야말로 ‘영혼의 발명’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세기 말부터 세계 어린이 독서계를 석권하고 있는 ‘마법소설’ ‘해리포터’에 나오는 어둠의 제왕 ‘볼트모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영혼을 몇 개로 조각낸 다음 아무도 손 댈 수 없는 곳에 나누어 보관해 두었다가 부활을 시도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어 쓰는 기발한 영혼 나누기 방법을 쓰고 있다.


어둠의 세력과 인연 지어진 영혼들은 정말 피곤해 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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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연 2014/05/14 [18:35] 수정 | 삭제
  • 성경 신약성경을 보면은 귀신들린 사람들을 치료해주시는 주님의 내용이 나오는데 ... 어떤 사람은 귀신이 많이 들어가서 부대식이나 들어가 있다고 고백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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