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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현 기자 탐방수첩● 우포(牛浦)늪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2/01 [12:55]
1억 4천만년 평화롭게 유지한 ‘조화로운 자연과 인간’

황광현 기자 탐방수첩● 우포(牛浦)늪

1억 4천만년 평화롭게 유지한 ‘조화로운 자연과 인간’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2/01 [12:55]

자연과 인간이 공존한 우포늪 우포늪은 국내 최고(最古)이며 최대(最大) 규모의 늪으로 창녕군의 이방면, 대합면, 유어면, 대지면에 걸쳐 있는 광활한 늪지에는 부들, 창포, 줄, 갈대, 올 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왕버들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또한 우포늪은 2008년 10월 제10차 람사르 총회 공식 방문 습지로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됐으며, 자연과 인간의 사랑이 공존한 곳이다(경남 창령=황광현 사진전문기자)
   
▲ 가시연꽃(Euryale ferox Salisbury): 전 세계에 1종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못이나 늪에 사는 1년생 수초이다. 가시가 전체에 퍼져 나고 뿌리줄기는 짧다. 잎은 뿌리에서 나오며 둥근 방패 형이다. 지름 20~120cm로 표면이 주름지며 광택이 나고, 뒷면은 흑자색이다. 7~8월에 꽃이 피고 씨는 약용으로 쓰인다.     © 황광현
▲ 어부가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 어부가 장대 나룻배에 차 있는 물을 퍼내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 대대제방에서 바라 본 저녁노을 전경이다.     © 매일종교신문
▲ 기러기와 고니 등이 먹이 섭취 후 털 고르기나 수면 중이다.     © 매일종교신문
▲ 주영학 우포지킴이(제30호)의 가정집에 전시된 우포늪 생태계의 다양한 자료가 보유돼 있다.     © 매일종교신문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소벌’로도 불리는 우포(牛浦)는경상남도 창녕군의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 대지면에 걸쳐 수면부만 넓이가 230만㎡에 이른다. 주변에 위치한 우항산(牛項山)의 생김새가 마치 늪의 물을 먹고 있는 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억 4000만 년 전에 형성된 우포늪은 127만㎡의 우포, 53만㎡의 목포(나무벌), 36만㎡의 사지포(모래벌), 그리고 14만㎡의 쪽지벌로 이루어진 늪이다. 홍수 때 낙동강 물이 역류하며 침전된 퇴적물이 토평천 하류에 쌓여 자연 제방을 형성함으로써 안쪽에 남은 물이 습지성 호소(湖沼)를 만들었다. 1998년에 우포늪이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에 등록될 때 세계적 희귀 습지로 인정받았다.

우포와 목포가 인접한 목포 제방엔 새벽부터 사진작가들이 평화로운 장면을 사진기에 담는다. 달콤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왕버들(Salix glandulosa) 군락(群落)이 몽환적(夢幻的)인 풍경에 기러기와 고니 등의 크고 작은 소리는 관현악 연주로 들렸다. 우포늪은 때때로 변하는 거대한 풍경화였다.

인간의 콩팥과 같은 습지는 유기질과 무기질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한다. 또한 습지는 홍수를 막고 지하수의 양을 조절하는 구실을 한다. 주민들이 우포늪에서 우렁이와 마름 등을 채취하거나 붕어, 잉어, 가물치 등 물고기를 잡는 삶의 터전이다. 늪에서 가장 큰 수생식물은 지름 1~2m의 가시연. 가시연은 세계적으로 한 종만 있는 희귀식물로, 잎에는 온통 가시가 있다. 꽃이 잎을 뚫고 피는 보랏빛 가시연꽃은 우포늪을 완전히 뒤덮을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어머니의 품속 우포늪

우포늪의 아침은 화왕산(火旺山, 해발 756.6m)에서 솟은 해가 수면의 물안개를 걷어 내면서 시작한다. 초겨울 우포늪의 수면은 아침노을을 받아 연분홍색으로 반짝인다. 순백의 중대백로는 늪에서 자맥질을 하고 큰기러기는 황금빛으로 물든 제방 주변을 유유히 헤엄을 친다. 겨울로 깊어만 가는 우포늪의 속살일까….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원시의 늪은 흐르는 강물과 달라 그 안에 많은 것을 주고받으며 품고 있다. 그러기에 어머니의 품속이라고 할까. 가시연•물옥잠•개구리밥•마름 등 수생식물은 여름 내내 입고 있던 녹색 옷을 벗어 버리고 누런빛으로 가라 입었고, 날아들기 시작한 겨울 철새들에게 먹잇감이 되고 있다. 이곳은 자연생태의 보고(寶庫)이다. 눈으로 확인되는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 물고기 한 마리와 물새 한 마리가 자연의 원리에 의하여 조절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생성과 소멸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유지되어진다.     

주영학 우포지킴이의 하루

이른 아침 우포늪을 찾으면 나룻배를 타고 장대를 저어 수면을 미끄러지는 주영학(67세, 011-559-4714) 문화제청 우포지킴이(제30호)를 만난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우포늪을 찾는 탐방객들의 안내역도 자임한다. 새벽마다 늪을 찾는 사진작가들을 위해 장대 나룻배를 타고 풍경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의 아름다운 열성이 중학교 제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하다’ 제목으로, 또 현대 한국 인물사에 등재 됐다. 주영학 우포지킴이는 이명박 대통령 표창장 외 다수의 표창장을 받았다.


새와 같이 살아 온 지난날이 고생스러웠지만 새가 그 뜻을 아는 지 ‘고니는 1m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그동안 늪의 생태계 교란시키는 뉴트리아•블루길•베스 제거, 불법 어로 단속, 늪의 쓰레기 제거 등에 13년간 우포지킴이로 봉사해 왔다. 우포를 사랑해 온 장면이 지킴이 가정의 방 3칸에 전시돼 있다. 이곳은 마치 우포늪이 숨 쉬고 있는 생태계 박물관이었다. 그리고 우포늪의 주변이 관리가 잘 되고 있기까지 ‘7명의 우포지킴이가 우포늪을 일정한 구획으로 나눠 신바람으로 관리하고 있기에 가능했다’라고 본다. ‘금년은 큰고니, 큰기러기, 미스고니, 쇠물닭, 노랑부리저어새 등 200여 종 철새가 왔다’고 한다. 그곳은 자연과 인간이 동화돼 살고 있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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