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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사람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5/31 [15:30]
하나님 뜻을 놓고 기도한 후 자기의 사정을 놓고 기도하자

하나님과 사람

하나님 뜻을 놓고 기도한 후 자기의 사정을 놓고 기도하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5/31 [15:30]
  건어물 중개상을 하는 저의 친척은 개신교회의 독실한 권사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이제 교회 그만 다니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동안 교회 열심히 다니며 하나님께 충성을 다했는데, 하나님이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들이 호텔 세입자로 있는데 사장이 불공정하게 하고 약속을 수차례 이행하지 않아 술마시고 확김에 기물을 부수고 종업원을 폭행하여 경찰서에 구금되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친척은 하나님께 아들이 구속 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러나 끝내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친척은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어찌 이러실 수 있느냐?’며 하나님에 대한 분노가 마음에 가득찼던 것입니다.
 
세상에 믿을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살던 분이 이런 말을 할 때의 그 심정이 오죽했겠습니까? 실망과 분노로 증오심이 극에 달해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한 이불속에서 살을 맞대고 살던 부부가 갈라서는 심정이 이와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재난이 닥치거나 불행한 일이 발생하면, 으레 “하나님도 무심하다”, “하나님이 원망스럽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불행의 원인을 하나님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에게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달라고 빕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보호해주고, 사람에게 복을 주는 분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종교가 그렇게 신도들을 교육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소원이 이루어지 않으면, ‘하나님은 몰인정한 분이다’, ‘하나님은 없다’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농락합니다. 하나님은 영광을 받고 사시면서 자신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도 지난날에 하나님을  원망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의 심정과 사정을 생각해 봐야
 
의외로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람은 무신론자보다 유신론자가 많고, 원망의 강도도 훨씬 센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잘못된 일이 벌어지면, 대부분 조상 탓이나 자기 탓으로 돌리며, 하나님에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종교인들은 열심히 교회나 절에 다니며, 평화와 박애정신을 배우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과 가족의 안녕과 복을 비는 기복적 심성이 적지 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복신앙은 신앙대상과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엄밀히 따져보면 기복신앙은 종교의 가르침은 아닙니다.
 
자연과학 서적 중 인류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이《종의 기원》입니다. 그 책을 써서 ‘기독교의 신을 자연법칙의 신’으로 대체시킨 다윈도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다윈주의는 나치즘과 공산주의와 무신론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공산주의자나 독재자나 무신론자들은 철저한 과학적 유물론자들입니다. 하나님을 믿던 다윈이 하나님을 부정하는 데 있어서 일등공신이 된 것입니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자신과 가족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하나님께 이루어달라고 기도하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신앙을 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병 낫게 해주세요.’, ‘돈 잘 벌게 해주세요.’, ‘자식 잘되게 해주세요.’ ‘이것 해주시고, 저것 해주세요.’ 떼를 쓰며 하나님을 자기 종으로 부리려는 사람은 언제든지 하나님을 원망하고 배척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다 보니 하나님처럼 불쌍한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은 단지 허공에서 존재하는 신이고, 사람 마음대로 대하고, 사람이 편리한 대로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고 있습니다.
 
예수를 구원받으려고 믿거나 하나님께 무작정 달라고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종도 아니고, 하나님을 종으로 부려먹는 죄인일 것입니다. 그 심보가 욕심부리는 거지와 다를 게 무엇이겠습니까? 부모는 자녀가 어릴 적에는 해달라는 대로 해주며 기르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해달라고 조르면 고통스럽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되라고 하면 되고, 생겨라 하면 생기게 하는 그런 하나님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나님도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정해놓았으면 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분일 것입니다. 악도 강제로 막을 수 없고 죽일 수도 없으며, 노력 않고 얻으려고 하는 데에는 어찌 할 수 없는 분이 하나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나님은 사람과 만물을 창조한 부모이고, 우주를 주재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심정ㆍ사정 생각하는 신앙이 성숙한 신앙
 
무엇이 잘못되거나 안 되면 그 원인을 찾아서 바로 잡으려고 노력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하나님에게 해달라고 매달리며 하나님을 괴롭히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올바른 행동이 아닐 것입니다. 우주의 수많은 행성중 하나인 지구는 사람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안전하게 운행되고 있습니다. 태양과 비와 공기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력을 주고 있는 것이, 세상이 악의 세상이 되지 않는 것이, 동식물의 생명이 영속되는 것 모두가 자연적으로 그리되겠습니까? 생명의 기운을 주는 생명의 근본원인자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창조주신 하나님의 힘에 의해서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을 위해 고생하며 애를 쓰고 있는데, 하나님에게 해달라고 손만 벌리면 하나님은 얼마나 답답하시겠습니까?
 
자기 능력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얻은 대가로 자기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삶일 것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스스로 살아가지 않는 생명체가 어디 있습니까? 사람이 모두 대통령이 되면 누가 시장이 되고, 누가 반장이 되며, 농사는 누가 짓고, 청소는 누가 하겠습니까? 태양과 달과 별이 왜 다르며, 동물은 왜 여러 가지이고, 식물은 왜 여러 가지이겠습니까? 왜 이렇게 복잡할까요? 저는 우주 만물 일체가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였다.”는 말씀은 ‘하나님처럼 자존자가 되라’는 의미로 한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스스로 노력하여 얻은 대가로 먹고 선하게 살면 자존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자존자가 되려면 자유와 책임이 주어져야 합니다. 옳고 그르고,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면 사람은 하나님의 심부름꾼에 불과할 것입니다.
 
효자효녀는 부모의 사정을 알고 부모가 기뻐하는 삶을 살아서 부모의 마음 안에 있는 자녀입니다. 부모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부모에게 자기 좋게만 해 달라고 조르는 자식은 근심의 대상입니다. 하나님을 편히 모셔 드릴 생각을 하는 것이 자녀인 사람의 도리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품안에 안기려고 하지는 않고 자기 소원만 이뤄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은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며, 하나님을 이용하고, 하나님을 부려먹으려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이 하고자 하는 것과 하나님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종교인들이 진실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사정보다도 하나님의 사정과 뜻을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하나님의 뜻을 놓고 기도한 후에 자기의 사정을 놓고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자녀로서의 합당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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