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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㉟ 인도네시아 불교의 흥망성쇠와 부흥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2/08/29 [07:39]
13세기 이슬람 침입, 15세기 불교 힌두교 종말, 20세기 재흥

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㉟ 인도네시아 불교의 흥망성쇠와 부흥

13세기 이슬람 침입, 15세기 불교 힌두교 종말, 20세기 재흥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2/08/29 [07:39]

13세기 이슬람 침입, 15세기 불교 힌두교 종말, 20세기 재흥

 

인도네시아가 본격적인 이슬람국이 되기 전, 인도네시아 도서 군도들은 거의가 불교권에 들어갔다. 몇 차례에 걸쳐 소개했지만 인도네시아는 한 때 불교 강국이었다. 지금도 남아 있는 보로부두르 사원 유적을 보면 알 수 있다.

▲ 보로부두르 사원과 유적.    

  

보로부두르 사원은 샤일렌드라 왕조 시대에 세웠다. 이 왕조는 8세기 중엽 중부 자바에서 일어난 왕조로서 베트남의 참파와 캄보디아를 공격할 만큼 군사적으로 강했다. 인도와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듯하다. 왜냐하면 인도의 데바나가리 문자를 사용한 비문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치 역학 관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도에서 대승불교를 수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왕가의 사람들은 불교를 소중히 보호하여 장대한 불교 건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보로부두르라는 훌륭한 불교 건축을 남겼다.

 

9세기 중엽 자바의 이 왕가는 강력한 해군력을 이용하여 베트남 북부와 캄보디아에 원정을 하고 나아가서는 말레이 반도까지 막강한 권력을 떨치게 되었다. 마침내는 수마트라 팔렘방에 근거를 두고 있던 스리위자야 왕국의 지위도 빼앗고, 마침내 스리위자야 왕국은 샤일렌드라 왕조의 지배 밑에서 재흥해 가게 된다.

 

한편, 자바의 동부에는 친불교적인 샤일렌드라 왕조에 대항하여 힌두교를 신봉하는 마타람 왕국이 대두하였다. 서로 이웃한 두 나라의 적대 관계는 결국 마타람 왕국의 승리로 끝난다. 그 결과 자바에서 축출된 샤일렌드라 왕가는 스리위자야 왕조로 합체했다. 마타람 왕국은 8세기에서 11세기 사이에 번성한 자바 힌두-불교 왕국이다. 이 왕조는 중부 자바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나중에는 동부 자바에 기반을 구축했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대승불교의 이념에 의해서 건립된 사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가운데 하나이다. 사원은 중앙 돔이 있는 6개의 정사각형과 3개의 원형 플랫폼으로 구성된 9개의 적층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다. 2,672개의 부조 패널과 원래 504개의 불상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중앙 돔은 72개의 불상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각 불상은 구멍이 뚫린 사리탑 안에 있다.

 

샤일렌드라 왕조의 통치 기간에 건립된 이 사원의 디자인은 조상 숭배의 인도네시아 토착 전통과 열반을 달성한다는 불교 개념을 혼합한 자바 불교 건축에 의하여 세워졌다. 이 사원은 인도 굽타 예술의 영향을 보여주지만, 인도네시아 고유의 토착 장면과 요소가 통합되어 있다고 하겠다.

▲ 보로부두르 상부 테라스(路壇)의 사리탑 안에 노출된 불상.  

  

보로부두르 사원은 부처님의 전당이면서 불교순례의 장소이기도 하였다. 까마다투(욕계: 욕망의 세계), 루빠다투(색계: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 아루빠다투(무색계:공무변처지, 식무변처지, 무소유처지,비상비비상처지)인 삼계를 통해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형상화 했다. 이 기념물은 벽과 난간에 있는 1,460개의 패널이 있는 광범위한 계단과 복도 시스템을 통해 순례자를 안내한다. 보로부두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완벽한 불교 부조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자바 통치자였던 토머스 스탬퍼드 빙글리 래플스 경.   

  

보로부두르는 9세기에 건설되었으며 14세기에 자바에서 힌두 왕국이 쇠퇴하고 자바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에는 이 사원은 의미를 잃게 되었다. 450여 년의 무관심 속에 있던 보로부두르는 1814년 자바 통치자였던 토머스 스탬퍼드 빙글리 래플스 경(Sir Thomas Stamford Bingley Raffles,1781~1826)에 의해서 촉발되었다. 싱가포르를 건국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보로부두르는 이후 여러 차례 복원을 통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보존되었다. 가장 큰 복원 프로젝트는 1975년에서 1982년 사이에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네스코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기념물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보로부두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으로서 미얀마의 바간, 캄보디아의 앙코르왓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위대한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이다. 보로부두르는 순례지로 여전히 인기가 높으며 인도네시아의 불교도들은 이 사원유적에서 웨삭데이(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를 기념하고 있다. 보로부두르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관광 명소이다.

 

이제 인도네시아에서 불교의 존재는 극히 미미하다. 소수 종교로 전락했으며, 소수의 사람들만이 신봉하는 종교로 추락한 것이다. 이것은 종교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교훈적인 사례이다. 종교도 살아 있는 생물이다. 태동했다가 어느 기간 성장하다가 어떤 계기에 의해서 급전직하의 운명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어떤 한 종교가 내부 부패에 의해서 망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세계 종교사를 통해서 수없이 보아 오고 있다.

▲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무슬림의 휴일인 이드 알피트르 휴일 예배.    

 

이제 이슬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인도네시아 이슬람교의 도래와 확산에 관한 역사는 불분명하다. 9세기 이전 아라비아에서 직접 왔다고 하는가 하면, 12~13세기 수피(Sufi) 상인들과 전도사들이 인도 구자라트나 중동 지역에서 직접 인도네시아 제도(諸島)들로 이슬람교를 가져왔다고 전한다. 이슬람교의 도래 이전, 인도네시아에서의 지배 종교는 힌두교와 불교였음은 이미 말한 바와 같다.

 

이슬람교 확산은 느리고 점진적이었다. 사료가 불완전하지만, 한정된 증거만으로도 말레이반도와 다른 이슬람 믈라카 술탄국(Melaka Sultanate)의 군사력이 1446년 전쟁과 해양 무역 및 최후 시장들을 장악하는 등 무슬림 쿠데타 사건들을 통하여 일대 지역을 지배함에 따라, 이슬람교 확산이 15세기에 증대하였음이 증명되었다.

▲ 타나롯 바닷가의 거대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발리의 대표적인 대사원인 타나롯 사원. 썰물 때는 땅과 이어 졌다가 밀물 때는 작은 섬 위의 바다사원이 된다.  

 

통치자들은 이슬람화된 무슬림들이지만, 일부 통치자들은 오래된 힌두교 전통 혹은 불교 전통을 따랐다. 마타람 술탄 아궁의 통치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힌두교 불교 왕국들은 최소한 명목상으로나마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 마지막 개종자는 1605년 마카사르였다. 마자파힛 제국(Majapahit empire) 멸망 후, 발리는 자바에서 도주한 힌두교도 귀족이나 브라만 및 이들의 추종자들의 도피처가 되었다. 이로 인해 자바의 힌두 문화는 발리섬으로 이전되었다. 힌두교와 불교는 자바 동부 일부 지역에서 정령신앙과 융합된 형태로 현존하고 있다. 힌두교와 불교의 전통은 예전에 성행하였던 자바 동부와 중부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정령신앙도 멀리 떨어진 인도네시아 다른 섬들에서도 신봉되었다.

 

13세기에 이슬람은 군도에 들어와 해안 항구 도시에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15세기 후반 힌두교-불교 마자파힛 제국의 몰락은 인도네시아의 다르마() 문명의 종말을 의미했다.

▲ 중부 자바 마겔랑에서 핀다파타(탁발공양)를 하는 승려와 공양을 베푸는 중국 인도네시아 불교도.   

 

무슬림들이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군도에서 정착하게 된 것은 교역망의 확산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현상이 현저하게 된 것은 포르투갈의 말라까 점령이었다.

 

16세기 말까지 이슬람은 힌두교와 불교를 대신하여 자바와 수마트라의 지배적인 종교로 자리 잡았다. 그 후 450년 동안 인도네시아에는 중요한 불교 수행이 없었다. 많은 불교 유적지, 사리탑, 사원 및 필사본이 이 지역이 대부분의 무슬림이 되면서 유실되거나 잊혀졌다. 이 쇠퇴기 동안 불교를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은 17세기에 이민이 가속화되었을 때 인도네시아에 정착한 중국 이민자였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많은 클렌텡(중국 사원)은 사실 불교, 유교, 도교의 세 가지 신앙이 있는 삼합사(三合寺)이다.

 

1934년 스리랑카에서 비구 나라다 테라(Narada Thera)는 동남아에 법을 전파하기 위한 여정의 일환으로 네덜란드 동인도 제도를 처음 방문했다. 이 기회를 현지 불교도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불교를 부흥하는 시초로 보고 있다. 1934310일 보로부두르 남동쪽에서 나라다 테라(Narada Thera)의 축복으로 보리수 심기 의식이 거행되었으며 일부 우파사카(Upasaka 재가불자)가 승려로 득도 하였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 태고총림 선암사 칠전선원장 상명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보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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