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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㊹ 라오스의 이데올로기와 불교 공존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2/10/31 [08:40]
청정 무공해 상좌부 불교, 수도 비엔티안과 관광지 루앙프라방 인기

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㊹ 라오스의 이데올로기와 불교 공존

청정 무공해 상좌부 불교, 수도 비엔티안과 관광지 루앙프라방 인기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2/10/31 [08:40]

▲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불교사원.  

청정 무공해 상좌부 불교, 수도 비엔티안과 관광지 루앙프라방 인기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공산사회주의를 경험하고 있지만, 민중 속에 깊이 박힌 불교는 여전히 라오스의 주류 종교로서 건재하다. 또한 라오스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이 전부 불교국가들이기에 보이지 않는 힘을 얻고 있다. 라오스 불교는 한마디로 태국불교의 작은 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라오스인들은 민족성이 유순하고 순수성을 간직한 선량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불교도 부드럽고 소박하다. 라오스 비구스님들을 접하다보면 때가 덜 묻고 욕심이 없음을 이내 알게 된다.

▲ 메콩 강의 대부분이 라오스를 관통하고 있다  

 

라오스가 불교 국가이면서도 일당제 사회주의가 되어 사회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와 종교가 공존하는 상황이 된 연유가 어디에 있었는가. 소위 공산사회주의의 선봉에선 좌파 민족주의가 파테트라오(파텟라오)이다. 파텟라오는 19508월에 창설된 라오스의 좌파 민족주의 단체이며, 라오스 독립운동 단체였던 '자유 라오스'의 후신이다.

 

파텟라오는 1975년에 정권을 잡은 좌파 단체인데, 1954년부터 정식명칭은 라오스 좌파연합 애국전선으로 알려졌다. 'Pathet Lao'는 라오스 말로 '라오인의 나라'라는 뜻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비엣민의 후신인 베트남 민주 공화국의 동맹국으로써 지원군을 파월한 적이 있다. 라오스 내전에서 왕국군을 몰아내고 승리하여 공산정권인 라오스 인민 민주 공화국을 수립한다.

▲ 파텟라오 전사들. 

 

-프랑스 민족해방운동인 라오 잇싸라(Lao Issara:자유라오스)의 후신이므로 19508월 수파누봉이 새 민족통일전선으로서 결성하였다. 1958년 선거에 진출하였으나 라오스 왕국 정부에 의해 탄압을 받았고, 1962년 제네바협정에서 중립 라오스 왕국의 정권에 참가했다가 우익 정부의 고의적인 정치방해 탓에 각료들을 철수시켰다. 이후 파텟라오는 좌파의 존재를 부정하는 왕국 정부의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폭력혁명을 새로운 강령으로 개시, 우파 측에 해당한 왕국군과 내전을 전개하였다. 19732월 정전협정, 19744월 임시민족연합정부의 발족을 거쳐, 197512월 애국전선당의 주도로 이른바 라오스 인민 민주 공화국을 수립하였다.

▲ 라오스 내전 기념비, 퐁사반에 위치하고 있다. 

 

활동 초기부터 베트남의 공산주의 단체이자 민족 독립운동 단체인 베트민과 연합하여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지배에 맞서 무장봉기를 감행하였으며 이 전쟁을 라오스 내전이라 한다. 1960년대를 거쳐 1970년대 초 사이에 파텟라오는 라오스의 북부 지역을 라오스 왕국으로부터 장악하고 미국의 원조를 받는 비엔티안 정부와 내전을 치렀다. 1975년 주요 도시들이 라오스 좌파연합전선의 수중에 떨어졌고, 5월 비엔티안 정부는 붕괴했다. 라오스의 새 정부는 파텟라오의 주요 인사들로 구성됐다. 그 후 라오스는 라오 인민 민주 공화국이라는 정식 국호처럼 중앙 집권 인민공화제 나라로 존재하고 있다.

 

정말 절묘한 이데올로기와 불교의 공존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가 거의 이데올로기와 불교의 공존이다.

 

동남아시아의 상좌부 불교권 가운데서 라오스나 미얀마 같은 나라들은 공산 사회주의와 공존해야 한다. 베트남 중국도 큰 틀에서 보면 공산 이데올로기 밑에서 존재를 보장받는 전제하에서 생존하고 있다. 신교(信敎)의 자유란 인간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이런 나라들에서는 국가의 이데올로기 하위의 관념체계로서 존재할 뿐이다. 사실, 양립이 어려운 이념체계이지만, 공존해야하는 운명적인 상황이다. 라오스 불교는 이런 이념적 정치적 견제를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최근에 이르러서 불교는 다소 활기를 띠는 것 같지만, 비구들에겐 보이지 않는 제약과 통제가 가해지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비구들의 각종 국제회의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라오스를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람들이 매우 순수하고 때가 묻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나라가 일당제 사회주의 성향의 나라란 것을 믿기가 어려울 정도로 비정치적인 나라이다. 라오스의 국가 공식명칭은 라오스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다. 인구는 7백만 정도이고, 북서쪽에는 미얀마와 중화인민공화국, 동쪽에는 베트남, 남쪽은 캄보디아, 서쪽은 타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내륙국이다. 수도는 비엔티안이고, 사람들은 북부에 위치한 루앙프라방을 주로 찾는다.

 

라오스의 역사는 14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존재하고 그 이후 세 개의 왕국으로 나뉜 란쌍 왕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893, 비엔티안 왕국, 루앙프라방 왕국, 참파싹 왕국이 프랑스의 보호국이 되면서 연합되었다.

 

19453월 일본군의 점령 이후 잠시 독립을 했으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다시 프랑스의 통치를 받다가, 1946년 프랑스가 루앙프라방 왕의 통치하에 통일된 라오스의 독립을 승인하였다. 1949년 헌법이 공포되고 프랑스 연방 안에서 제한된 자치국가로 존재하다가 1950년 초부터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통해 실질적인 독립을 추진하였다. 좌파인 파테트라오의 군대가 북베트남과 연합해 라오스 정부군과 내전을 벌였고, 1975년 정권을 잡자 공산주의 국가인 라오 인민민주공화국을 공식적으로 설립하였다.

 

역사와 정체는 이러하지만, 종교적으로는 철저하게 불교국가이다. 라오스 불교는 8세기 몬족 승려에 의해서 불교가 소개되었다. 그렇지만, 라오스는 한때 크메르의 앙코르와 타이의 수코타이 지배를 받고 나서 파눔 왕자가 캄보디아에서 인질로부터 풀려나서 란쌍 왕국을 세웠다. 란쌍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때 캄보디아 왕실에서 고승을 초청하여 불교를 국교로 삼고 불교를 적극 보호 육성했다.

 

나름대로 5백 년의 역사가 쌓이는 동안, 라오스는 불교 국가가 되었고 인민의 의식 속에는 불교가 자리 잡고 있다. 어린 나이에 절로 들어가는 청소년들은 사미계를 받고 20세가 되어 비구계를 받을 때까지 사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남방 상좌부 불교는 승려들이 교육에 철저하다. 절에 오면 염불부터 가르치고 노동을 시키고 행정을 익혀 사판승이 되게 하는 한국불교와는 전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 메콩강 수상시장에서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불자들.  

 

라오스 사미들은 20세가 되어야 비구계를 받는다. 비구가 되어야 비로소 승가의 주인이 되고 권리와 의무와 책임이 주어진다. 그리고 철저하게 사원 생활에 집중해야 한다. 비구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모든 비구 스님들이 거리를 걸어 다니며 탁발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길가에서 기다리며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는데 이것은 비구들에게는 하루의 음식이 된다. 탁발을 한 음식은 아침과 점심에 나눠서 먹고, 다음 날 아침까지 먹지 않는다.

 

이라는 사원은 비구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공간이다. 비구가 되면 사원에서 생활함은 물론이지만, 일상생활을 절에서 함께 해야 한다. 하루 생활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한 커리큘럼이다. 빨리어를 습득하는 것이 제1의 과목이다. 또한 명상과 일상생활의 계율 습득도 중요한 덕목이 된다.

▲ 인도-라오스 불교관계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  

 

비구들은 마을 사람들인 불자들에게 받는 공양물의 대가로 빨리어 송경(誦經)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불자들의 가정과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신앙의 멘토로서 역할을 한다. 또한 불교 축제에서 비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시아 불교 승려들이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여행이 자유롭지만, 라오스 비구들은 비단 이데올로기 정치이념에 제약을 받는 면도 있지만, 남방 상좌부 비구들은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제30차 세계불교도우의회 태국대회(2022년 10월 19일 방콕, 마하마쿳트불교대학교)에 참가한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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