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㊺ 불교의 나라 태국, 상좌부 종주국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2/11/07 [09:58]
사실상의 국교, 태국 왕은 불교도여야 헌법에 명시

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㊺ 불교의 나라 태국, 상좌부 종주국

사실상의 국교, 태국 왕은 불교도여야 헌법에 명시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2/11/07 [09:58]

 

▲ 태국 중부 지역 나콘빠톰에 있는 프라 빠톰 체디 태국 최초 사리탑 높이 127미터.  


사실상의 국교
, 태국 왕은 불교도여야 헌법에 명시

 

불교는 사실상 태국의 국교나 다름 없다. 헌법에 의하면 태국 국왕은 태국 헌법에서 인정하는 5개의 종교인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브라만교(힌두교), 시크교를 지지하지만, 불교도여야 한다. 2019년 통계에 의하면 태국 전역에는 41,310개의 불교 사원이 있고, 승려 수는 약 25만 명이다. 25만 명의 수는 구족계 즉 비구계를 받은 비구를 뜻한다. 비구계는 20세 이상의 나이가 되어야 하는데, 20세 이전인 사미승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체로 사미승은 20만 명 정도 되며, 정식 비구니는 아니지만 메치라는 준 비구니 스님들도 십만 명에 이른다.

 

불교는 오랫동안 태국사회에 영향을 미쳐왔다. 태국 인구가 약 7천만 명인데, 인구 전체가 불교라는 종교와 직.간접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태국 국민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타이족은 본래 심성이 날카로운 종족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불교는 이런 심성의 사람들을 순화시켰다. 태국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평한다.

 

필자는 지난 1018일부터 21일까지 태국 방콕 마하마쿳트 불교대학교에서 제30차 세계불교도우의회(WFB) 태국대회에 참가했다. 필자는 WFB와는 깊은 인연이 있다. 거의 40여 년 간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WFB 본부가 현재 태국에 있으며, 상당히 비중 있는 국제기구로서 태국 정부나 불교계에서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세계불교 대표기구이다. 세계불교계의 유엔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지만, 태국 정부와 승가에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번 대회를 원만하게 개최한 것은 태국이 불교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번 세계불교도우의회 태국대회가 비중 있는 것은 개회식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다. 승왕이 법어를 내리고 태국 국왕, 수상, 국회의장이 축사를 하는 것으로도 이 대회의 무게감을 짐작하게 한다. 그만큼 불교는 태국 사회에 깊이 침잠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태국 불교 최고 수장인 승왕인 썸뎃 프라 상가라자 사칼라마하상가빠리나야카 (Somdet Phra Saṅgharāja Sakalamahāsaṅghapariṇāyaka)가 제30차 세계불교도우의회 대회 개회식에 참석하여 법어를 하고 일본 정토진종 총무원장 스님의 인사를 받고 있다.(2022년 10월 19일 태국 방콕 마하마쿳트 불교대학교 대강당).

 

▲ 썸뎃 프라 상가라자 사칼라 마하상가빠리나야카 승왕

  

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친절하고, 동정심이 많고, 관대하고, 수용적인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불교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태국인들은 대부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불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절에 가서 존경하는 스님에게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를 상의한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불법승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신앙심을 갖고 부처님과 승려와 부처님의 가르침인 담마()에 경의를 표하는 법부터 배운다. 그런데 태국인들이 믿는 불교는 상좌부 불교이다.

▲ 태국 상좌부의 다수파인 마하니카이 파의 원로 비구.

 

물론 태국에는 상좌부 불교와 대승불교가 공존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태국 국민은 상좌부 불교도이다. 우선 태국 불교의 주류인 상좌부도 두 파가 존재한다. 마하니카이(큰 교단, 진보파)와 담마유티카 니카야(정통 보수 교단)의 두 그룹으로 나눠지고 있다. 대승불교 종파로는 중국 대승불교의 친 니카야(Chin Nikaya)가 있다. 이 파는 중국계 태국인 사이에서 신행하는 종파이다.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 태생의 태국인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안남 니카야(Anam Nikaya)라고 불리는 베트남 대승불교 종파이다. 

▲ 태국에 있는 중국계 대승불교 수장.

 

이제 태국 불교의 역사성을 논해보자. 태국 불교에서는 고고학적 증거는 없지만, 태국 땅에는 매우 이른 시기에 불법이 전파되었다고 태국인들은 믿고 싶어 한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날의 태국인이 살고 있는 지역은 2천 년 이상 불교와 인연을 맺어 왔다고 믿는다. 옛날에 이 지역은 황금의 땅을 의미하는 수완나품으로 알려졌다.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인도의 아소카 왕이 파견한 9개의 사절 중 하나가 수완나품에 왔다는 것이다. 현재의 나콘빠톰은 수완나품의 수도였으며 불교 전파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 위치의 중요성을 기념하기 위해 거대한 사리탑이 그 자리에 세워졌다.

▲ 태국에 있는 베트남 대승불교계 안남 니카야 수장.

 

태국 불교에서 주장하는 태국 불교의 기원설은 어쩌면 합당한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지금의 태국 땅에는 불교가 일찍이 인도에서 직접 들어왔을 수는 있지만, 현재의 태국 불교 역사가 2천 년이 되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지금의 태국 국민의 다수를 점하는 타이족은 약 11세기 즈음에 중국 남서부에서 동남아 반도로 이주해왔다. 이후 인도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몬 왕국, 크메르 제국, 말레이 군주국들이 등장하여 현재 태국계 왕조인 수코타이 왕국, 란나 왕국, 아유타야 왕국과 경쟁을 벌였다.

▲ 태국 국왕이 보낸 메시지를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중국 명사(明史)에 따르면 14세기 말 원()나라에 이어 명() 태조(太祖)가 섬라곡국(暹羅斛國)을 섬라국(暹羅國)으로 인정하여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아유타야 왕국의 시기인 1511년부터는 포르투갈인들과 만나며 유럽과의 교역을 시작하였고, 아유타야 왕국은 15세기 즈음에 전성기를 맞아 지역 강국으로 번성하였다. 하지만 왕국도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고, 결국 1767년에 버마-태국 전쟁으로 멸망하였다. 이후 탁신 장군이 왕국을 재통합하는 데에 성공했고, 단명한 톤부리 왕조를 세웠다.

 

그러나 탁신 장군은 폭정으로 신망을 잃었고, 현재 짜끄리 왕조의 시조인 풋타엿파쭐라룩이 새로운 왕으로 즉위하였다. 이 왕조는 현 국왕인 라마 10세까지 왕조를 이어오고 있다.

▲ 현재 태국왕국을 창업한 짜끄리 왕조의 시조인 풋타엿파쭐라룩 장군으로 라마 1세 왕.

 

타이족이 중국 운남성 쪽에서 11세기경 남하하여 오늘날의 태국 왕국을 세웠으며, 란나 왕국과 수코타이 왕국에서 정치권력자들은 실론의 상좌부 불교를 수용하였고, 확산시켰다. 통치자들은 불교 사원을 건설하여 유지하고, 승려에게 물적 필수품과 시설을 제공하고, 불교 협의회와 같은 교육 활동을 후원하고, 삼장(티피타카)를 태국어로 번역하고, 승왕을 임명하여 승가를 개혁함으로써 불교를 장려하고 지원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한국불교대표단이 회의장에서 잠시 차담을 나누면서 한국불교 포교방안에 대하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