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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10주년 교황 “우크라 가고 싶지만 모스크바도 함께 가야”

이인덕 기자 | 기사입력 2023/03/12 [15:51]
이념, 종교, 국가 초월해 1년에 4차례 해외 방문

즉위 10주년 교황 “우크라 가고 싶지만 모스크바도 함께 가야”

이념, 종교, 국가 초월해 1년에 4차례 해외 방문

이인덕 기자 | 입력 : 2023/03/12 [15:51]

▲ 프란치스코 교황.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 남부 도시를 함께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즉위 10주년을 맞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방문 의향을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고 싶지만, 모스크바를 함께 간다는 조건이 있다두 도시에 함께 가거나 아니면 두 곳 다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11(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신문 '라 나시온'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1년을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전쟁이 나를 아프게 한다"면서 "대화와 구체적인 평화 구상을 통해서만 끝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개전 초기에 러시아 측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당시 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방문 의사에 감사하다면서도 거절했다고 교황은 전했다.

 

▲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11일 바흐무트시 인근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현재 러시아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로 러시아 테러리스트가 다시 헤르손을 포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 지방정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 헤르손시 민간인 지역에 떨어지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포격 지역 주변에서는 여러 대의 차량이 파괴되거나 불에 탔다.

 

헤르손시는 드니프로 강과 흑해가 만나는 지역에 있는 항구도시로, 헤르손주의 주도다. 러시아는 지난해 8개월간 헤르손 일대를 점령했다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받고 철수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비운 이후로도 이 지역을 자주 포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하던 지난달 22일에도 민간 주거지와 건물, 대중교통 정류장, 주차장 등의 시설에 포탄이 떨어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리만 등 도네츠크주 방면으로 공격을 전개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도네츠크 방면으로 공격을 진행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140명이 넘는 병사와 장갑차 2, 픽업트럭 4, 군용 차량 3대 및 곡사포 2대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리만 일대에서도 공격을 벌였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병사 90, 곡사포 1, 장갑차 2, 픽업트럭 2대 등의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3일 즉위 10주년을 맞는다.

 

가톨릭 전문 매체 알레테이아에 따르면 교황은 10년의 재위 기간 40차례 해외 사도 방문에 나섰으며 총 60개국을 방문했다. 교황은 이념과 종교, 국가를 초월해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평화와 화합, 공존의 씨앗을 뿌렸다. 교황이 바티칸을 벗어나 해외에 체류한 기간은 176일로 거의 6개월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1년에 4회 해외 사도 방문을 수행한 것이다. 

 

▲ 2014년 8월 한국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뉴스

 

주요 방문국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해외 방문이 선진국 위주로 짜였던 데 반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지금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사목 활동을 했다.

 

20143월엔 요르단·팔레스타인·이스라엘을 순방했다. 그해 8월 한국에 이어 9월 알바니아, 11월 프랑스, 12월 튀르키예(터키)를 방문했다.

 

알바니아, 튀르키예 모두 무슬림이 국민의 다수를 이루는 국가지만 교황은 직접 두 국가를 찾아 평화와 상호 존중의 길을 몸소 보여줬다.

 

2015년엔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이어 미국을 찾으면서 공산국가인 쿠바도 들렀다. 같은 해 11월에는 케냐,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았고, 2019년에는 또 다른 무슬림 국가인 모로코도 방문했다.

 

▲ 2021년 3월 이라크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EPA=연합뉴스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2천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 땅을 밟아 전 세계적인 시선을 끌었다. 교황은 첫 번째 메시지로 오랜 기간 전쟁을 겪은 중동을 위로하고 이라크 내에 있는 기독교인들을 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1936년생으로 올해 86세의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해외여행은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은 부담이지만 그는 갈등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갔다. 미얀마, 북마케도니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바레인, 남수단 6개국은 프란치스코 교황 이전에 역대 교황 그 누구도 방문한 적이 없는 국가들이다.

 

교황은 지구촌 6개 대륙 가운데 오세아니아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20209월 오세아니아 방문 계획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취소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본명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작 고국인 아르헨티나는 한 번도 찾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1번째 해외 사도 방문으로 4283023일 일정으로 헝가리를 방문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한반도 평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인 4번째 추기경인 유흥식 추기경도 힘을 보태고 있지만 북측의 호응이 없어 교황의 방북은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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