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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23) 국제 불교 교류와 정보 공유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6/05 [07:23]
각 나라 불교 역사와 전통 이해하고 소통해야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23) 국제 불교 교류와 정보 공유

각 나라 불교 역사와 전통 이해하고 소통해야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6/05 [07:23]

현대 세계불교는 급변하고 있다. 국제 불교계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면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외교가 바쁘게 돌아가듯이 종교계라고 해서 한가할 수만은 없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하여 세계불교가 잠을 자고 있었나!”하고 생각했었는데, 3년간의 단절 기간 동안 내적으로는 오히려 더 활발하게 소용돌이쳤음을 이번 국제불교연맹에서 주관한 세계불교정상회의에서 여실하게 나타났다.

 

▲ 세계불교정상회의에서 한 서양출신 라마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 CRS NEWS

 

모든 국제회의가 그렇지만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는데, 국제 불교 모임도 예외가 아니다. 대개 아는 얼굴들이 참가한다. 다만 우리나라는 일정하지가 않다. 국제 불교 전문가들이 소수이고 사정상 한 두 번 참가하고는 더 이상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고 몇 가지 장벽으로 인하여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모르긴 해도 필자는 거의 모든 국제불교회의에 한국불교를 대표해서 참가하고 있는 유일한 인사가운데 한 사람이 아닐까 스스로 자평해 본다.

 

한국에서 승려생활을 하고 있음으로 한국 불교를 알고 또한 남방불교에서 비구생활도 해봤고 티베트-몽골 불교에 대해서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불교의 모든 전통과 역사에 나름대로 정통하고 있어서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와 담소.  © CRS NEWS

 

불교는 원래 한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전연 다른 역사와 전통을 갖는 불교로 다양화되어 가고 있다. 이번 국제불교연맹에서 세계불교정상회의를 개최한 배경에는 여러 전통과 역사적 배경에 의하여 이질감을 갖는 불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목적도 있다. 하나의 전통으로 묶여질 수는 없지만, 서로의 전통을 이해하고 소통해서 불교라는 큰 우산아래 결속하자는 뜻도 강했다. 너무나 달라진 전통에 의하여 다른 종교나 종파 같은 느낌을 줄여 보고 부처님 정신으로 돌아가서 서로 이해하고 같은 일불제자로서 세상을 향하여 한 목소리를 내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 각 국의 불교지도자들과 격의 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필자 보검스님.  © CRS NEWS

 

세계불교는 3대 패밀리로 분화되어 있다. 남방 상좌부 불교, 티베트-몽골 금강승 불교와 대승불교가 그렇다. 남방 상좌부는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일부, 방글라데시 인도 등지이다. 티베트-몽골 불교는 티베트 히말라야산록 내몽골 몽골 러시아 브리야트 공화국 등이다. 대승불교는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이다. 3대 패밀리는 전통이 너무나 달라져 버렸다. 서로 만나면 서먹할 정도로 어색하다. 흡사 다른 종교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처럼 이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이질감과 다양한 전통을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자는 의미에서 세계불교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 인도불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보검스님.  © CRS NEWS

 

국제 불교활동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수 십 년 동안 국제불교 활동을 해 온 필자로서는 지난 45년 현대 세계불교사를 지켜보면서 많은 경험을 해 오고 있다. 아시아가 불교의 중심이었으나 현재로서는 서양과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불교의 실천과 학술적인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으며, 불교는 서양의 신종교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또 하나의 세계불교 트렌드는 인도불교의 부흥과 활동이다.

 

이번 국제불교연맹에서 주관한 세계불교정상회의도 사실 인도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인도 정부는 모든 불교단체에 정당한 활동이라고 인정하면 지원을 해주고 있다. 8백 개 단체가 혜택을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문화재나 문화 프로젝트가 아니면 정부 지원이 없다. 철저하게 각 종교가 알아서 재원을 염출해서 운영해 가야 한다.

 

인도 정부는 불교문화유적 때문에 아시아의 많은 불자들이 인도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불교도 입장에서는 인도는 불교성지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지만, 인도정부는 자신들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관광 차원에서 정책적인 부분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도 중앙정부나 주 정부에서는 불교관련 성지나 유적지 보호와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은 인도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 우타라프라데시 주 정부 문화 관광 담당 고위 관료에게 ‘6개월의 붓다’ 김정빈 작가 저작을 증정하고 있는 보검스님.  © CRS NEWS

 

불교성지 대부분이 인도 영토 안에 있고, 인도 28개 주 가운데서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중요한 불교성지가 집중되어 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는 쿠시나가르를 주목하고 이 지역을 불교타운 도시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공항을 건설하고 각 나라 사원을 세워서 세계의 불자들이 이곳에 머무르면서 불교성지를 효율적으로 순례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프로젝트이다.

 

사실, 인도는 힌두교가 80% 이상이지만, 타종교도 막강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인도의 자생종교인 자이나교 시크교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불교는 과거의 종교이지만, 유적지가 많고 불교성지가 어느 정도 개발되어 있어서 아시아의 불교도들이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하고 있어서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무시 하지 못 할 분야이다.

 

한국불교는 지난 50여 년 간 내홍을 겪으면서 교단정화를 추진해왔고, 부작용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성공도 거뒀다. 반면에 불교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잃은 것도 많다. 그사이 타종교 특히 기독교는 엄청난 신장을 이룩하여 교세가 불교를 앞서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러한 성과는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만큼 불교로서는 설자리가 좁아지고 갈수록 전법 포교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 국제불교연맹(IBC)이사로서 세게불교정상회의에 참석한 필자 보검스님.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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