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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승단은 왜 분열했는가?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8/21 [07:37]
부처님 승가와 정법 수호하려는 상좌부와 시대와 중생에 부응하려는 마하야냐(대승

불교 승단은 왜 분열했는가?

부처님 승가와 정법 수호하려는 상좌부와 시대와 중생에 부응하려는 마하야냐(대승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8/21 [07:37]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34)

 

불교 승단은 부처님 시대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보존되어 계승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예스(yes)’이다. 원형승단의 모습은 80%는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고 믿는다. 부처님 승가와 근본 가르침을 거의 전승하고 있는 부파(部派)가 테라와다(上座部)이다. 삼장(三藏)인 경율론(經律論)을 원형 그대로 유지 계승하고 있는 부파가 바로 남방 상좌부이다. 

 

▲ 현재 세계불교는 상좌부(동남아시아 스리랑카)와 마하야나(대승)인 중국 베트남 한국 일본으로 분포되어 있다. 대승은 티베트-히말라야-몽골의 금강승(바즈라야나)으로 나눠져 있다.  © CRS NEWS

 

상좌부는 스리랑카 동남아시아가 주류인데,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일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남부 등이 상좌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마하야나는 중국계 대승불교와 티베트-몽골의 밀교인 금강승 전통으로 나눠져 있다. 중국에도 금강승불교인 밀교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살아 있는 전통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 초기불교의 분열을 언급하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 비구 아카난다의 영문 저서.  © CRS NEWS

 

부처님 승단은 직접적으로는 상좌부에서 그대로 계승되고 있으며, 마하야나와 바즈라야나에서는 부처님 정신과 사상이 구현되고 있다. 상좌부의 경전이 부처님 말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면 대승불교에서는 부처님 말씀이 한번 걸러서 각색되어 문학작품과 같은 형식으로 재창조 되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 승단이 분열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승단 규범인 율장(律藏)의 다른 해석 때문이라고 했다. 이것을 10(十事) 비법(非法) 논쟁이라고 한다. 10가지 계율 조목에 대한 해석상의 차이 때문이었고, 이 문제는 제2차 경전결집인 바이샬리 집회에서 불거졌다. 특히 바이샬리 지역의 밧지족 비구들에게서 나타나게 되었다. 또 한가지 이유는 마하데바라고 하는 비구가 주장하는 교리적 논쟁의 다섯 가지 사항이다. 

 

▲ 제2 결집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바이샬리의 스투파(탑)와 아소카 석주.  © CRS NEWS

 

당대 불교의 본고장인 파탈리푸트라(파트나)의 보수 장로파와 바이샬리의 진보파 간의 계율과 교리상의 해석 차이로 인한 분열이다. 밧지족 비구들인 진보파 비구들은 다음과 같이 10가지 사항에 대하여 비교적 긍정적 입장을 취했고, 장로 보수파 비구들은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10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염정(鹽淨): 원칙적으로 출가 비구는 음식을 저장할 수 없다. 그러나 바이샬리 비구들은 소금을 약()으로서가 아니고 음식물로서 보관해 두었다가 먹는 것을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정(二指淨): 비구는 정오까지의 정시에 모든 식사를 끝내야 한다. 그러나 바이샬리 비구들은 태양의 그림자가 정오에서 두 손가락 길이 정도를 지날 때쯤까지는 식사는 허용된다는 것.

취락간정(聚落間淨): 한번 탁발을 해서 식사를 한 후에도 오전 중이라면 다른 마을에 가서 탁발 할 수 있다는 견해.

주처정(住處淨): 한 곳에서 포살을 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도 포살을 할 수 있다. 같은 경계안에 있는 비구들이 전부 모이기가 번거로우므로 각 주처에서 따로 포살행을 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의정(隨意淨): 원칙적으로 상가의 일을 논의할 땐 전원 참석이 요구되는데 모든 비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사항을 결정한 후에 나중에 다른 비구들이 왔을 때 결정된 사실을 알리고 허가를 받아도 정법이다는 것이다.

상법정(常法淨): 스승의 시대부터 관습적으로 행해온 것을 자신이 행하는 것도 합법적이며, 출가하기 이전에 행하던 것을 출가이후에도 행하는 것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생화합정(生和合淨): 정오 이후엔 물이나 과즙과 같은 액상음료 외에는 먹는 것이 금지 되어 있었는데 바이샬리 비구들은 오후에 석밀(石蜜) 등을 섞은 우유를 정오 이후에 마시는 것도 합법적이라고 봤다.

음도루가주정(飮樓伽酒淨): 아직 발효되지 않은 술을 마시는 것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좌구정(坐具淨): 좌구를 만들 때 규정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취향대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금은정(金銀淨): 금은이나 돈을 소유하거나 저축하여도 합법적이다.

 

▲ 부처님 열반 후, 바로 열린 제1차 경전결집회의(일종의 비구 총회).  © CRS NEWS

 

남방 상좌부는 아직도 이 열 가지 사항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을 취한다. 대승불교 전통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항이고 그 이상으로 개방되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아라한에 대한 견해 차이였다. 마하데바(大天)라고 하는 비구는 아라한의 경지에 대한 다섯 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일부 아라한들도 수면 중에 정액을 배출한다.

아라한들도 악몽을 꾼다.

일부 아라한들은 깨달음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갖고 있다.

일부 아라한들은 많은 것에 대하여 무지(無知)하다. 일체지(一切智)에 이르지 못했다는 논쟁이다.

일부 아라한들은 다른 사람들을 인도할 자격이 없다

 

이에 대하여 보수 장로파 비구들은 대노(大怒)했다. 마하데바라고 하는 비구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보수 장로파인 상좌부와 진보파인 대중부의 분열이 일어나게 됐으며, 이후에는 집회를 따로 열게 되었다.

보검 <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보검스님이 ‘아시아불교평화회의’ 이사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시아불교평화회의는 본부가 몽골에 있다. 이 회의는 인도에서 개최됐다.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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