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의식을 집례했다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측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앞줄 가운데) 목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리회가 성소수자 축복 등을 이유로 이동환 목사에 대한 출교 처분을 확정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총회재판위원회는 4일 열린 상소 공판에서 “이동환 목사의 상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변호인단은 재판 과정에서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 이 문제에 대한 감리회 교리상의 문제, 1심 경기연회 판결의 절차적 문제 등을 지적했으나 재판위는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목사는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석, 성소수자에게 축복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고 이 때문에 정직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성소수자 축복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고발당했고 지난해 12월 감리회 경기연회는 '동성애 찬성 및 동조'(교리와장정 재판법 제3조 제3항)를 적용해 출교 판결을 내렸다.

이 목사는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을 한 감리회의 인식 수준이 부끄럽다”라면서 “그리스도교는 인간과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종교인데 성소수자를 축복했다고 출교 판결을 한 오늘은 개신교 역사에 오랜 비웃음을 살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이어 “복직 투쟁을 시작하겠다”라며 “재판은 출교로 끝났지만 사랑은 계속될 것이고 꺼지지 않는 불이 되어 언제든 우리를 새롭게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를 지지해온 이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목사를 지지하는 감리교회 모임 대표 이영우 목사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성소수자 선교 센터'를 따로 만들어서라도 우리 교회가 성소수자를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과 혐오를 넘는 예장통합모임의 안홍택 목사 또한 "과학이 알고 세상이 다 인정하는 성소수자 문제를 이렇게 내치는 것은 교회가 그냥 망하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목사 변호인단의 박한희 변호사는 "경기연회 때와 달리 이번 총회 재판 때는 공개재판 원칙 등이 잘 지켜져 일말의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무산됐다"며 "판결문 등을 검토해 일반 법정에서 다시 한번 다퉈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