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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동의보감과 카발라의 인간론’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4/28 [11:21]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동의보감과 카발라의 인간론’

정영부 | 입력 : 2023/04/28 [11:21]

동의보감의 인간론

 

동의보감(1)에 의하면 인체를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는 정(), (), (), ()인데 혈()도 정이니 결국 정, , 신이다. ()이란 생명의 원천으로서 거기에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생식 능력인 정력(精力)까지 포함한다. 또한 기()는 실제로 인체의 생리적인 운용을 담당하는 기운인 생명력을 말하며, ()은 인간의 고차적인 정신 활동을 담당하는 주체를 말한다. 쉽게 말해 정신(精神)이다. 다시 말해 정은 마음에 닿는 몸의 부분이고 기는 몸에 닿는 마음의 부분이다. 따라서 정은 포착 가능한 물질, 즉 정액과 정력, 정기 등이고 기는 물질이긴 하나 감지가 곤란한 경락의 내외를 흐르는 기운이며 신은 정신이다. 한마디로 한의학의 정기신은 각각 정력과 생명력과 정신이다.

 


육은 정이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한의학의 정기신론을 표준이론시각에서 보면 표준이론의 영과 양심이 구성요소에서 빠져 있다. 인체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인 한의학에서 인체의 구성요소를 따지는 데 영과 양심을 논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그러니 그저 신체질병을 고치기 위해 를 다스리는 의술과 심리와 정신적 문제로 일어나는 질환을 다루기 위한 을 다스리는 의술,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의술의 대상으로서 인체의 구성요소를 파악한 듯하다. 또한 한의학이 그 터전인 유불선의 사회에서 뜬금없이 영의 존재를 들먹일 이유도 없었을 터이니 신()에 정신(精神)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정력이나 경락 등 무형적 기이론을 포함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현대의학보다 몇 걸음 앞섰다고 본다.

 

카발라의 인간론

 

▲ 생명나무 세피로트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는 구약의 창세기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그들의 창세기를 만들어 냈다.(2) 그 내용을 보면 무한(無限)의 신(God)인 아인 소프(Ein Sof)가 유한(有限) 상태의 존재계에 신의 첫 번째 형상인 아담 카드몬(Adam Kadmon)(3)으로 현현하였고 이 원형(元型)인간에서 발출된 빛(4)이 응축되어 최초의 세피라인 케테르(Kether)가 만들어졌는데 여기에서 빛이 넘쳐 나와 이후의 9개 세피라가 차례로 나타나면서 생명나무 세피로트(5)가 탄생하였다. 이 창조기(創造記)는 우주창조와 그 구조를 설명할 뿐 아니라 만유(萬有) 또한 이를 반영하여 창조되었다고 해석한다. 인간이 그 대표이다. 카발라는 생명나무의 10개 세피라를 크게 4개의 계()로 나누어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에도 사용하였다. 맨 마지막 세피라인 말쿠트를 물질과 활동의 계인 앗시아계로 보고 나머지 9개 세피라를 세 개씩 나누어 , , 세피라를 감정과 형성의 예치라계, , , 세피라를 창조와 지성의 브리아계, , , 세피라를 발출과 영계의 아칠루트계라고 이름하였다. 이후 유명한 카발리스트인 이삭 루리아(Isaac ben Solomon Luria 1534~1572)는 인간 또한 생명나무 구조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인간의 의식수준을 생명나무를 본떠 5개로 나누었다.(6) 그는 구약에서 영혼과 관련되어 사용된 단어인 네페쉬, 루아흐, 네샤마(7) 외에 영혼의 직관과 관련된 히아(Chiah)와 예히다(Yechida)를 더해 영혼의 수준을 5개로 구분하여 이를 4에 차례로 배정시키고 마지막 예히다(Yechida)는 원형인간인 아담 카드몬에 귀속시켰다. 카발라는 이 의식수준을 인간의 5개의 영혼(靈魂)으로도 표현하는데 실은 영혼이 다섯 개가 아니라 영혼의 속성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은 의식수준이 발전할수록 감춰진 높은 수준의 영혼의 속성이 드러난다.(8) 황금새벽회(9)의 창시자인 맥그리거 매더스(MacGregor Mathers 1854~1918)가 신지학의 저승 구분(10)을 반영하여 만든 표를 통해 4계를 정리하면

 

  

그들은 인간 영혼의 기원과 존재목적을 영지주의적으로 설명한다.

 

1) 영혼은 신의 신성한 발출이고 실락(失樂)으로 인하여 근원과의 분리가 일어났으며 이를 극복하여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 것(신성과 합일)이 영혼의 임무이다.

2) 카발라는 영혼의 창조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신은 수많은 불꽃으로 퍼져나가 인간의 영혼이 되었다.” 따라서 처음부터 영혼의 숫자는 결정되어 있었다. 이는 영지주의 영혼의 기원과 유사한 주장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카발리스트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영지주의파인 카타리파에 기원을 두고 중흥(中興)한 것으로 이해되는 만큼 당연한 귀결이다.

3) 물질세계는 신이 자신을 전개(展開)하고 현시(顯示)하는 곳이다. 또한 모든 형상들 중 인간이 가장 고귀하고 가장 완전한 존재이며, 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된 유일한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의 이중적 본성 속에서 신과 세계를 모두 반영하고 있으며, 그 둘 사이를 맺어 주는 자요, 그 둘 사이의 과도적(過渡的) 존재다. 신은 인간이 언젠가 회귀하여야 할 절대적 본질이다. 그것은 그가 품고 있는 영혼의 계발이 이루어짐으로써 가능하다.

 

위의 진술에서 찾을 수 없는 부분은 영과 혼의 구분이다. 그리고 귀향하는 부분이 영인지 영혼인지 아니면 혼은 별개인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속성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삭 루리아를 비롯한 많은 카발리스트들은 인간의 영혼이 다섯 개가 아니라 영혼의 다섯 속성(11)이라는 영혼의 다()속성론을 주장한다. 속성론을 주장하는 이유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혼영은 혼연일체이다 보니 一體의 여러 屬性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하면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의 고전적 문헌인 조하르에서 설명하기를

 

1) 사람이 죽어 시체가 썩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생체 에너지인 네페쉬가 떨어져 나가고

2) 루아흐는 생체 에너지의 흐름과 관련을 맺고 있지만 조금 더 머물다가 육신을 떠난다.

3) 마지막으로 초월적인 부분인 네샤마가 육체를 떠난다.

라고 하여 이들이 영혼의 속성만은 아닌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몸을 떠나는 순서가 표준이론의 순서와 반대이긴 하나 어쨌든 루리아 이전인 조하르 시절에도 이미 카발라에 영과 혼의 구성요소에 대한 개념과 그들이 가는 곳이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베르베르의 소설 속 주장은 황금새벽회의 맥그리거 매더스가 영혼의 속성을 4계와 연결시키고 신지학의 다신체에 각각을 대응시킨 것과 일응 통한다.

 

결론적으로 카발라의 죽음 이후의 영과 혼의 처지(處地)는 다음과 같다.(12)

 

1) 전통적인 카발라의 저승관은 원래 명종 후 사람의 영혼은 영과 혼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윤회과정을 거쳐 원형인간으로 회귀하는 것이었으나

2) 16세기 이후 루리아닉 카발라의 저승관에서는, 우선 수준이 낮은 영혼은 인간이 사는 물질계인 앗시아계에서 윤회하며 그곳의 고통을 통해 지은 죄를 씻어 영혼을 정화하고 다음 계로 간다. 한편 살아생전에 네샤마나 히아 등 높은 수준의 속성이 자아를 지배한 사람의 영혼은 더욱더 높은 계로 신속히 가게 될 것이며 거기에 오래 오래 살다가 이승에 고급 영혼으로 다시 환생한다.

3) 현대의 카발라는 신지학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많이 변화되었다. 즉 생명나무나 4계이론 그리고 카발라를 추종하는 신지학의 이론 등이 종합되어 카발라의 영혼은 명종 후 생명나무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생기체인 네페쉬는 물질계인 앗시아계에 두고 가고 루아흐는 아스트랄계 격인 예치라계에, 네샤마는 멘탈계 격인 브리아계에서 벗어 버린 후 영인 히아와 예히다는 영계인 아칠루트계로 간다. 히아와 예히다가 다시 생명나무를 따라 환생할 때 하위계에서 하위속성을 가지고 오게 된다. 다만 신지학과는 달리 하위 속성에 개성이나 업의 개념은 없다고 본다.

 

<註釋>

1) 동의보감은 음양오행과 정기신(精氣神) 관점의 의학인 황제내경과 외단과 내단의 의학인 도교의술이 결합된 의학이다(이종란, 기란 무엇인가등 참조).

 

2)

1. 카발리즘(Kabbalism)이 구약의 창세기를 어떻게 해석했기에 이런 창조기가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유대교의 진정한 창세기는 오히려 카발라의 창조기가 아닌가 한다.

2. 바빌로니아의 창세 서사시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에 나오는 천지창조 내용은 기본 골격이 구약성경 창세기의 내용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신이 천지를 창조한 뒤 휴식을 취했다는 것이나 빛에서 시작해서 인간으로 끝나는 창조의 순서 등이 그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구약성경 창세기와 에누마 엘리쉬가 모두 수메르 창세기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한다.

 

3) 아담 카드몬(Adam Kadmon)은 창세기의 세계 이전의 아담의 원형이다. 아담 카드몬은 최초의 발산의 세계에 존재하는 자이다. 최초의 발산된 세계는 신이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기 위해 생성한 세계이며 아담 카드몬 역시 신의 반사된 모습을 담기 위한 존재이다. 태초의 인간 아담 카드몬은 만물과 인간의 원형이다. 아인 소프의 모든 것들이 그 안에 다 담겨져 신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존재이다.

 

4) 이는 신은 수많은 불꽃으로 퍼져나가 인간의 영혼이 되었다.”는 카발라 영혼론의 신화적 상징이다.

 

5) ‘세피로트(Sephiroth) 나무는 천국에 있는 나무로 생명나무. 카발리스트는 이것이 우주 전체를 상징한다고 여긴다. ‘생명나무는 광대한 대우주를 의미함과 동시에 그 작은 모형인 소우주로서의 인체이자, 나아가서는 신에게 이르는 정신적인 편력을 의미한다. 나무는 열 개의 (Sephira)와 스물두 개의 통로(小經, Pass)로 되어 있다. 현재의 인간은 맨 밑 말쿠트(왕국)에 있다. 그리고 스물두 개의 통로를 거쳐 세피라를 하나씩 터득하면서 의 케테르(왕관)로 가는 정신의 여로, 또는 명상 여행을 계속한다고 한다.

 

6) 생명나무에는 인간 의식 차원에서 4계에 대응하는 4개의 영혼이 존재한다. 물론 영혼은 하나지만 단계별로 하강하는 과정에서 그 단계에 어울리는 속성을 띤 영혼의 4국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김태항, 카발라의 신비열쇠, 80).

 

7) 구약의 네페쉬는 생명력’, ‘기력의 뜻으로 표준이론의 각혼이다. 기독교 혼육이원론에 의하면 창세기 27절에서 네페쉬가 하느님의 네샤마 즉 하느님의 숨을 받으면 네페쉬 하야(살아있는 네페쉬)가 된다. 살아있는 혼 즉 사람의 혼인 지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네페쉬 하야(Nephesch hayah)는 영적으로 살아있지는 않다(이원론). 이 관계를 표준이론으로 해석하면 사람에게는 창조 시에 하느님의 네샤마를 쐰 지혼이 있는데 지혼은 영혼(永魂)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성령(프네우마)을 받으면 그 지혼은 영()이 된다(靈化). 즉 창세기 1장과 2장을 거치면서 사람은 지혼을 품은 혼육으로 창조되었고 이후 예수님의 성령을 받으면 영육이 된다.

 

8)

1. 유태 신비주의 카발라는 영적수준에 따라 우주를 영계,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 4개의 세계(四界)로 구분한다. 각 세계에 상응하는 혼이 존재한다. 즉 진동 수준에 어울리는 혼의 배치이다. 혼이 4개라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혼이 4개의 수준에 어울리게끔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4개 혼의 이름은 각 히아, 네샤마, 루아흐, 네페쉬다(김태항, 카발라와 예수 그리고 성경).

2. 위 진술은 신지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현대식 카발라로 아예 4계의 이름마저 바꾸었다. 앗시아계, 예치라계, 브리아계, 아칠루트계가 맞다.

 

9) 황금새벽회(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19세기 말 영국에서 설립된 오컬트 비밀 결사(結社)20세기 초까지 오컬트 헤르메스주의와 형이상학을 연구하고 실천하였으며 오늘날 Wicca Thelema와 같은 뉴에이지에 영향을 주었다.

 

10) 카발라의 멘탈계, 아스트랄계 컨셉은 카발라에 밀전(密傳)된 인간 다신체론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카발라의 4계에 신지학적 인간론이 침투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11) 카발라의 경전격인 조하르(Zohar, 광휘의 서)3개 혼을 생명나무의 세피로트와 연계시키는데 네페쉬는 앗시아계(물질계)말쿠트, 루아흐는 창조와 지성의 브리아계(멘탈계, 심령계)의 마지막 세피라인 티페레트, 네샤마는 발출과 영계인 아칠루트계(영계)의 마지막 세피라인 비나에서 근원하는 것으로 본다. 신지학의 아이디어가 근원한 사상답게 케테르의 영이 pass를 따라 하강하면서 하위계에서 혼의 구성요소를 챙기는 구조다.

1. 네페쉬는 물질 속성을 띤 혼으로 출생 순간에 사람에게 들어가고 동물적 활력의 기반이며 정신 물리적 기능의 원천으로서 표준이론의 생기체에 해당한다. 조하르에 의하면 우리가 네페쉬 속성을 정화하면 상위의 혼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2. 루아흐나 네샤마는 영적으로 자각한 사람에게만 그리고 지적 힘과 종교적 민감성을 개발하기 위하여 노력한 사람에게 발견된다.

3. 루아흐는 물질적 차원을 넘어선 사람에게 나타난다. 표준이론의 정신체 정도다.

4. 네샤마는 가장 중요한 영혼으로 우주의 비밀과 신성을 이해할 능력을 지닌 사람에게 나타난다. 이것은 인간과 신을 연결시키는 직감적 힘이다. 표준이론의 상위정신체와 양심체 또는 영이다(미주 181 ‘창세기와 기독교 인간론참조).

5. 조하르 이후의 카발라 학자들은 네페쉬, 루아, 네쉐마보다 상위에 있는 혼의 속성으로 히아(Chiah)와 예히다(Yechida)를 주장하였다. 이 속성들은 최고의 직관을 통하여 극소수의 선택된 사람들만 알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카발라와 혼, 김우타 - blog.naver.com/taucross/110027856252 참조)

 

12) 대부분의 종교나 사상의 교리(敎理)나 교의(敎義)는 죽음의 과정과 그 상황 그리고 영혼의 처지와 그 이유에 대하여 신지학이나 표준이론처럼 또박또박 자세히 기술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교리가 아닌 해석 정도에 맡겨 버린다. 그 이유는 확실히 모르는 부분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또 필요하면 상황에 따른 해석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카발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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