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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풍자 시트콤 출연 사우디 코미디언 살해협박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25 [16:25]
“IS 가입한 아들 구하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참수”

IS 풍자 시트콤 출연 사우디 코미디언 살해협박

“IS 가입한 아들 구하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참수”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25 [16:25]

이슬람교 성직자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풍자 시트콤에 출연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 코미디언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중동 최대 민영 방송사 중 하나인 mbc에서 18일부터 시트콤 ’셀카’는 코미디언 나세르 알카사비(53)가 출연해 인기를 잃은 대중 가수가 부와 명예를 되찾기 위해 매우 보수적인 이슬람교 이맘(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으로 변신해 오히려 음악을 탄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종교를 빙자해 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원리주의를 강조하는 사우디의 강경 보수파 성직자를 풍자한 것이다.
 
이 에피소드가 방영되자 사우디의 보수 성직자들이 즉시 발끈했다. 일부 성직자는 방송 이튿날인 19일 금요예배에서 그를 ’배교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우디 당국은 “무슬림을 배교자로 규정해 파문하는 것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IS에 관한 두 번째 방송은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알카사비는 IS에 가입한 아들을 구해내기 위해 시리아로 간 사우디인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아버지는 IS의 충성스러운 조직원으로 위장해 의심을 없앤 뒤 아들을 간신히 설득해 함께 차로 탈출한다. 그러나 이 차는 자살폭탄 테러용이었고 이들 부자는 폭발 직전 가까스로 생명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IS에 잡힌 아버지는 참수에 처해지게 되는데 ’참수 집행자’가 다름 아닌 아들이라는 반전으로 마무리된다.
 
이 에피소드엔 IS 조직원이 납치한 여자 어린이를 매매하는 장면도 나온다. 방영 뒤 IS를 추종하는 SNS 계정엔 그를 죽이겠다는 글이 게시됐다. 알카사비는 23일 알아라비야 방송에 출연해 “애국심을 가진 사우디 국민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이 나를 보살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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